[Opinion] 싱어롱, 영화관에서는 조용히? 아니 신나게! [영화]

글 입력 2018.12.0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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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3번째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러 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주체적으로 즐길 방법을 택했다. 바로 싱어롱(sing along) 버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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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롱 상영관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복불복일 수 있다. 누군가 먼저 분위기를 즐기고 주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레 분위기를 즐긴다. 그런데 만약 그 주도하는 사람이 없고 주뼛거리기만 한다면 그날 그 영화관은 싱어롱 상영관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디가 싱어롱하기 좋은 상영관인지 찾아보고 그곳이 있다면 별명을 짓기도 했다. 싱어롱하기 가장 유명한곳은 ‘웸등포’와 ‘코블리’였다. 각각의 상영관은 영등포 cgv와 코엑스 메가박스로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했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이름을 따서 지어진 별명이다. 그중 나는 ‘코블리’로 갔다.




싱어롱으로 즐긴 <보헤미안 랩소디>



상영관은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이었다. 모두 설레는 마음과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이내 불이 꺼지고 20세기 폭스사의 영상이 나왔다. 폭스사만의 그 음악이 기타 연주로 흘러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열광했다. 영화관 속 콘서트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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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더 참여하는 방법을 생각해 왔어.”


‘we will rock you’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발을 두 번 구른 후 손뼉을 친다. 브라이언 메이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녹음실의 다른 사람들도 그 박자를 따라한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영화관의 관람객들도 모두 따라 한다. 브라이언 메이는 공연장의 관객뿐 아니라 영화관의 관객들도 참여시켰다.

 

영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갔다. 관객들은 모두 아쉬워했다. 그때 한 관객이 ‘에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관객들이 ‘에오-‘라며 화답했다.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가 관객과 함께 소통했던 방식처럼 관객들은 서로 그 방식으로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중에 그날 그 상영관을 청소했던 직원에게 들어보니 청소를 얼른 해야 하는데 아무도 나가지 않고 서로 소리치고 있어서 힘들었다고 한다. 영화의 여운도 좋지만 크레딧이 모두 올라갔으면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얼른 짐을 챙기자!)




싱어롱으로 즐길 수 있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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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겨울 왕국>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싱어롱 버젼이 나왔다. 영화를 보면서 ‘Let it go’를 내적 열창했을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는 당시에 <겨울 왕국>싱어롱 버젼을 가지 못했다. 당시 싱어롱을 보러 갔던 가족의 말에 의하면 모두 하나가 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노래의 전주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 물을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가사가 시작되면 모두 노래를 힘껏 부르면서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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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에서 <라라랜드> 싱어롱 상영을 하기도 했다. <맘마미아> 또한 싱어롱으로 즐길 수 있었다. 어떤 팬의 기획으로 이루어진 것 <맘마미아> 싱어롱 버젼은 한 상영관을 대관하여 같이 노래를 즐겼다고 한다. 이처럼 싱어롱은 영화를 더 풍부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싱어롱, 새로운 관객 문화



처음 싱어롱 영화가 시작하기 전 모두 주저하고 머뭇거린다. 점점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모두들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싱어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면 더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나는 싱어롱인 것을 알고갔지만 관객 중에는 현재 자신이 보고 있는 영화가 싱어롱임을 알지 못하고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에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싱어롱은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싱어롱을 통해 관객들은 그 영화 속 인물에 대해 더 느낄 수 있었고 즐길수 있었다. 예를 들어, <보헤미안 랩소디>가 처음 시작할 때 ‘somebody to love’가 나온다. 이 노래의 가사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고 노래를 불러본 적은 더욱 없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이 곡이 영화 속 프레디의 삶을 관통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싱어롱은 사람들이 그 노래의 가사를 더 유심히 보게 하여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도 했다.

 

싱어롱은 영화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매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게 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점점 문화의 소통이 늘고 있기 때문에 싱어롱 또한 그 상영관이 많아지지 않을까? 다음에는 어떤 음악 영화로 싱어롱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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