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저마다의 행복을 위한 어떠한 풍경과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지중해의 영감>

글 입력 2018.11.3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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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지중해의 찬란한 모습은
시기심에 찢긴 이 세계 밖으로
우리를 들어 올린다.


이 책의 저자인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1898-1971)는 프랑스의 뛰어난 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이다. 평생을 사색과 글쓰기에 바친 그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장 그르니에의 대표 산문집으로 꼽히는 『지중해의 영감』이 이번에 불문학자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김화영 교수는 이 책의 번역을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었다고 한다. 카뮈의 열렬한 독자이자 연구자로서 오랜 시간 카뮈의 발자취와 시선을 좇다 보니 그 또한 자연스레 '지중해'의 눈부신 빛과 풍경의 황홀함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김화영 교수가 알베르 카뮈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의  『지중해의 영감』을 번역하고자 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지 이것 만으로 이 작품의 번역을 결심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는 어떠한 매력이 있었기에 그가 오래 전부터 번역을 마음에 두었을까?

 『지중해의 영감』은 그르니에의 또 다른 대표작  『섬』과 더불어 저자 특유의 감성과 사유가 탁월하게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섬』이 고향 브르타뉴의 북쪽 바다(대서양)에서 느낀 어두운 상념들을 표현했다면, 『지중해의 영감』은 남쪽 바다(지중해)에서 느낀 빛의 취기와 명상의 정신을 펼쳐 보인다고 한다. 그리니에는 이 책에서 그가 젊은 시절 머물거나 여행한 지중해 연안의 여러 장소가 만들어낸 찬란한 풍경들을 예지적 언어로 찬미라고 깊은 시적 감수성으로 통찰하고 있다. 바람이 거세고 안개가 끼고 늘 흐릿하기만 한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바닷가에서 자란 그에게 수평선이 뚜렷한 빛의 지중해는 “최초의 해방”처럼 다가왔던 것이다.

인간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더 '자연'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미세 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 맑은 하늘을 보는 것이 어느덧 일상이 아니게 된 요즘, 이전보다 어두운 감정에 자주 빠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반면에, 맑은 하늘이 마중 나온 날에는 아무 이유 없이 즐거운 감정을 만끽하곤 한다. 그 순간에는 맑은 공기와 찬란한 햇빛이 너무나 찬란해 그동안 원망 했던 흐린 날씨과 답답한 공기 마저도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덕분에 이것이 소중함을 알게 된 것만 같아서 말이다.

아마 그르니에도 지중해를 보며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진 않았을까? 그가 느낀 지중해의 찬란함이 과연 얼마나 섬세하고 깊게 표현되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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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영감』의 의도: 저마다의 행복을 위한 어떤 풍경과 장소

본 저서의 서문에서 그르니에는 이 책의 의도를 밝히고 있다. 모든 인간에게는 행복을 위해 미리 정해진 어떤 장소들이 존재한다는 것. 즉, 우리 모두에게는 단순한 삶의 즐거움을 넘어 황홀함에 가까운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어떤 풍경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르니에에게는 그런 장소가 바로 지중해였다.

그는 전쟁터와도 같은 오늘날의 인간 사회라고 해도 “지중해의 찬란한 모습은 시기심에 찢긴 이 세계 밖으로, 플라톤이 말하는 저 신의 자리까지 우리를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지중해라는 장소는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인간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준 공간이었다. 그가 초대하는 지중해를 그의 서술과 함께 오롯이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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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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