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매거진 CA 241호 [도서]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리브랜딩의 미학
글 입력 2018.12.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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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쏟아지는 취업정보의 끄트머리라도 잡아보고자 오늘도 쓰고 있던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또 고친다. 그러다보면 문득 머릿속이 포화상태로 접어든다. 이쯤 되면 내 뇌에도 휴식을 주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방 속에 챙겨다니는 읽을거리를 집어든다. 사고가 정지될 때는 유익하면서도 색다른 걸 읽어서 정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으니까. 그렇게 꺼내든 잡지, 바로 디자인 매거진 CA이다.




"The Art Of The Rebrand"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보다,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힘들다. 디자인 매거진 CA의 241호는 변화의 변화를 꾀해 성공한 리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도쿄의 벤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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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의 페이지를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아 '이게 대체 뭐지?'싶은 섹션이 눈에 띄었다. 바로 일본의 벤또전, 즉 도시락 전시에 대한 이야기였다. '무려' 도쿄 도립 미술관에서 열린 (사실 작은 갤러리의 이벤트성 소규모 전시일거라 생각했다.) 벤또전은 일본 국민들에게 친숙한 음식인 도시락에 디자인적 요소를 넣어 전시하고 있다. 미학을 살려 예쁘게 꾸며진 도시락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사진으로 찍어 액자에 걸어두고 있는 것이다.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다가도, 도시락이 단순히 친숙한 음식을 넘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졌다.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더이상 도시락을 맛에 집중하기보다는 각각의 재료의 어우러짐과 그 어우러짐이 만들어낸 디자인 측면에서 '감상'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 우리 또한 시도해 볼 만한 전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쉼표인지 말풍선인지 헷갈려서요, CU의 리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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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존에 보던 CU의 로고이다. 편의점의 특성상 친근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사용했던 '쉼표'는 사실상 말풍선인지 쉼표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었다. 나 역시도 이 쉼표가 지금껏 말풍선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명확히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그 브랜드의 로고 스토리 또한 의미가 없어진다. 쉼표인지도 모르는데 일상의 쉼터를 표현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 때문에 CU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서 과감히 리브랜딩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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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난 CU의 로고이다. 'CU와 고객의 소통으로 함께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스토리를 담아서 말풍선의 형태로 나타냈다. 보라색과 연두색의 상징 컬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심플함을 살려서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로고가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이 로고에만 집중하는 걸 이해할 수 없어요. 다른 요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인지도 향상을 증명할 거에요."



CU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이야기이다. 물론 로고를 인상 깊게 정하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꾸준히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이 명확해야 한다.  로고의 문구와 브랜드의 핵심가치, 그리고 상징색 등.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그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라고 기억한다. 보라색과 연두색이라는 뚜렷한 상징색, 'Nice to CU, Cu again' 등의 친숙한 간판 로고 등은 그런 면에서도 성공적인 리브랜딩이었음을 증명한다.



상호명이 <김약국>이라 이름변경이 필요했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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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카페인 홀릭인지라 요즘 유명세를 얻고 있는, 소위 말하는 '핫한' 카페들의 리브랜딩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그중 상호가 <김약국 커피>라 약국 협회에서 상호변경을 요청해서 이름을 바꿨다는 <다과상사>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카페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하고, 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도 판매하고 있는 다과상사. 호기심이 생겨 더 찾아봤더니 현재는 성공적인 리브랜딩으로 인해 수요가 많아져서 2호점을 오픈했다고 한다.



리브랜딩의 핵심은 과거의 영광과 이별하는 것이다.



1. 모양보다 기능이 우선

2. 디지털 친화적인 브랜드 만들기

3. 변경된 요소를 눈에 띄게 한다

4. 강점을 파악한다.

5. 쓸데없이 힘쓰지 말 것



CA가 소개하는 성공적인 리브랜딩의 5가지 방법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너무나 어려운 이야기. 앞서 말했듯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보다,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힘들다. 특정한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개개인을 브랜딩 하는 데도 필수적인 역량이 아닐까 싶다. 잡지를 덮고 나니, '나'라는 사람의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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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매거진 CA #241
- 2018년 11-12월호 (격월 발행) -

발행 : CABOOKS

분야 : 디자인 /그래픽

쪽 수 : 160쪽

발행일 : 2018년 10월 26일

정가 : 16,000원


[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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