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막다른 곳의 궁전 [연극, 나온씨어터]

글 입력 2018.12.0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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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곳의 궁전
- 진실, 진실, 진실, 끔찍하고 무서운 진실 -


막다른 궁전 최종.jpg



놀랍도록 담담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현실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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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울이 흐려지고

어떤 노래도 꿀과 함께 흐르지 못할 때

당신이 미소와 함께

찬양을 할 수 있다면



다큐드라마인 <막다른 곳의 궁전>은 이라크 포로수용소에서 행해진 포로 학대 행위로 재판을 기다리면서 감금된 채로 있지만 잘못된 자기확신에 찬 미국 병사, 이라크 상황에 개입하기 위한 미국과 영국의 근거였던 대량 살상무기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영국인 미생물학자이자 무기 검사관이었던 남자, 그리고 이라크 안에서 사담 후세인의 폭정과 미국 침략을 견디면서 지켜보았던 이라크 여성의 이야기가 차례로 나온다.

세 독백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에게 발생한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작가 주디스 톰슨(Judith Thompson)의 인터뷰에 따르면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학대 행위를 했었던 미군 여성의 사진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 편의 독백을 관통하는 거울 이미지를 통해서 세 명의 인물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했으며, 그 반응으로 어떤 파장을 만들어내는지를 놀랍도록 담담하게 전달한다.

<막다른 곳의 궁전>은 폭력으로부터 생존한 사람들과 그 폭력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을 보여줌으로서 폭력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이 작품은 세 편의 독백을 통해서, 인간인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
나의 피라미드

임신 9개월의 미군이 군 사무실에 감금된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2003년 제2차 걸프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포로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된 인물로,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누구도' 알지 못했던 끔찍한 진실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한다.
 
**
해로우다운 언덕

59세의 영국인 무기 전문가가 숲 속에 숨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003년 제2차 걸프전의 명분이 된 대량살상무기(WMD)의 위협이 사실은 '윤색'되었다는 정보를 언론에 제공한 인물로, 이 일로 행정부와 사법부로부터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가 자살을 할 명분과 증거가 충분치 않다. 그의 죽음은 과연 자살일까, 아니면 타살일까?
 
***
갈망의 도구들

'수선화', 아랍어로 '나르자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라크 여성이 나와 '관객'에게 자신이 이야기를 꺼낸다. 그녀는 사담 후세인의 독재정권치하에서 민주화 혁명 세력에게 가해진 핍박으로 고문당하고 사랑하는 가족까지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끝내 평화가 올 때까지.





<기획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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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곳의 궁전>의 작가 주디스 톰슨은, '자신은 작품을 정치적이나 사회적 입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피를 종이에 옮기는 걸로 시작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즉 인물의 사적인 삶으로 들어가서 그 인물을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만들어낸다고 부연하면서 미군 병사의 모델인 린디 잉글랜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난하고 희망이 없는 가정에서 도덕적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채로 살아온 한 여성이 그 불결하고 폭력적인 환경을 벗어날 외모나 지능과 같은 다른 재능마저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어떤 생존의 선택이 가능할까? 작가는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린디 잉글랜드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쓴 가장 큰 근육은 부정(denial)이라고 보았다. 사실 우리 모두 뭔가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혹함을 부정하고, 전쟁으로 인한 난민을 부정하고, 당장 이 추운 거리에 있는 노숙자들의 현실을 부정하고, 자살로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매일 부정하고 외면한다.

린디 잉글랜드는 그런 우리 중의 하나였다. 군대를 가기 전에는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기생하고, 군대에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동료들의 학대 행위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더 끔찍한 학대 행위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그 미군 병사는 결국 그 무게에 짓눌릴 때까지 부정과 외면의 근육을 계속 키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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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켈리는 린디 잉글랜드처럼 참혹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현실 부정을 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평안과 안위를 위해 부정과 외면을 선택한다. 사회의 강자가 부정근육을 사용했을 때는 더 큰 보상이 뒤따른다. 그는 자신의 연금을 위해, 명성을 위해, 그밖에 얻을지도 모르는 사회적인 특권을 위해서 바로 발 밑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목소리를 외면하려고 애쓴다. 어쩌면 현실 부정과 외면이 더 잘 살아남기 위한 임시 방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데이빗 켈리는 이러한 외면과 부정을 계속하면서 자꾸 넘어지고 다치고, 모든 일에서 실수를 저지른다. '부정의 커튼'을 쳤을 때, 자발적으로 그 커튼을 내린 사람마저도 빛을 보지 못해 넘어지고 두려움에 떠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부정의 커튼을 들어 올릴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을 온전히 직시하게 된다. 그 끔찍한 세상을. 그리고 그 세상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막다른 곳의 궁전>은 우리의 선택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지, 이 세 명의 인물들을 통해서 2018년 우리는 묻고 싶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사회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살아남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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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고 이질적인 나라인 이라크의 실제 사건을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세상이 타인의고통에 대해 점점 더 무뎌지고 무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 작품을 통해 사유하길 기대해 본다.





막다른 곳의 궁전
- 진실, 진실, 진실, 끔찍하고 무서운 진실 -


일자 : 2018.11.29(목) ~ 12.16(일)

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나온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20,000원

주최/기획
디렉터그42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30분





디렉터그42


디렉터그42는 2015년에 만들어진, 연출가(Director) 마두영과 드라마터그(Dramaturg) 마정화, 이홍이로 이루어진 열린 단체이다.


국내와 해외의 새로운 작품 '사이'에서 다양한 연극적 실험을 시도하고자 하고, 이를 위해 기존의 극단 형식보다는 모두가 자유롭게 연대하는 열린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이행하고자 한다.






<상세 정보>

웹전단 최종(막다른궁전).jpeg




[ARTINSIGHT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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