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노만 파킨슨 전시

스타일은 영원하다 - Timeless Style -
글 입력 2018.12.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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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KT&G 상상마당은 20세기 거장 시리즈 여섯 번째 기획전으로 영국의 혁명적인 패션 포토그래퍼 노만 파킨슨(Norman Parkinson, 1913-1990)의 사진전 <스타일은 영원하다>(Timeless Style)를 오는 9월 22일(토)부터 2019년 1월 31일(목)까지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패션 매거진『보그』(Vogue),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의 사진가로 잘 알려진 노만 파킨슨은 활동 당시의 전형적인 실내 스튜디오 촬영 형식을 벗어나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야외 배경에서의 패션 사진을 만들어 낸 선구자다. 패션 매거진 트렌드를 미국이 주도하던 1960년대에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영국 패션 매거진이 부상하는 데 일조한 사진가로 평가 받는다.

노만 파킨슨의 국내 최초 회고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영국의 낭만적인 전원 풍경과 활기찬 도시, 음산한 런던의 뒷골목부터 왕실 가족이 머무는 화려한 궁전에 이르기까지 50여 년 동안의 작업을 총망라하여 150여 점의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명 <스타일은 영원하다>는 그의 작품이 50여 년 전 당시의 패션 양식이나 인기 모델, 연예인, 왕실의 주요 행사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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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 with mom

그러고보니 엄마랑 전시를 보는 건 처음이다.

택시를 타고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에 도착했다. 젊음의 거리에는 역시 젊은이들의 소란과 활기가 가득했다. 나도 젊은이인 주제에 엄마에게 젊은이가 참 많다, 했더니 엄마가 피식 웃으며 그러네, 했다. 엄마에게 이번 전시를 간단히 소개했다. “노만 파킨슨은 유명한 사진 작가래. 유명한 패션 잡지 사진도 찍고, 유명한 뮤지션들이랑 영국 왕실이랑.. 또.. 유명한 사람들 사진을 찍었대”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린 전시를 보기 시작했다.

전시장 안에도 역시 젊은이들이 많았다. 엄마랑 같이 온 사람은 나 혼자였다. 조금 우쭐한 기분이었다. 사진들마다 제목과 작은 설명이 적혀있었다. 엄마는 아주 작은 글씨로 적힌 설명도 빠짐없이 읽었다. 그러기 위해서 허리를 수시로 숙였고 안경을 들었다 놨다 했다. 내가 전시를 보는 습관은 엄마에게서 온 거 같았다. 엄마와 나는 아름다운 사진들 앞에서 서로를 부르며 이거 좀 봐 정말 예쁘다, 를 남발하며 감탄했다.

사진은 아름다웠다. 매끄럽고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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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사람들은 모두 자유롭고 편안해보였다. “당시만 해도 많은 작가들이 18세기의 장려한 초상이나, 그리스 로마의 고전 조각들의 자세를 흉내 낸 정적인 사진을 찍어내던 시기였다. 모델들에게 골프를 치게 하거나, 해변의 방파제에서 뛰어내리게 하는 파킨슨의 야외 촬영 사진은 가히 혁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전시장 설명 글)

모델들은 기존의 관습적인 정적인 포즈를 버리고 어떻게 뛰어 오르고 걷고 팔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역동적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저렇게 편안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몸과 몸의 움직임, 그리고 색, 자연과 동물 등. 그런 것들이 조화롭게 살아 움직일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걸 노만 파킨슨은 알았고, 그와 함께한 모두 그것에 동의했으리라 짐작해본다.

노만 파킨슨이라는 사람의 미에 대한 탐구와 열정이 여실히 보였다. 그는 아름다움을 사랑했고 아름답기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 같았다. 어떤 사람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살아온 일생을 사진으로 보는 일과 그 일을 엄마와 함께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고 즐거웠다. 꾸준히 아름다움을 좇는 누군가와 그들이 만든 세계를 살고 있는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뒤섞어 한 자리에 있다.

* 패션잡지를 주로 찍은 작가의 사진전이기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면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엄마와 함께 보았기에 더욱 즐거웠다! 우린 모두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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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트


0. 실험적 야외 배경 작품, '스트리트 사진' 섹션

1. 『하퍼스 바자』, 『보그』, 『퀸』(Queen) 등 '커버 및 화보' 섹션

2. '영국 왕실' 섹션, “엘리자베스 여왕(Queen Mother Elizabeth)과 앤 공주(Princess)

3. '초상' 섹션, 비틀즈(The Beetles), 데이빗 보위(David Bowie), 엘튼 존(Elton John), 비비안 리(Vivien Leigh),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등

노만 파킨슨은 1913년 영국 태생으로 웨스터 민스터 스쿨에서 수학했다. 10대 후반에 사진 회사의 견습생으로 일을 시작한 이후 친구와 개인 스튜디오를 오픈하였고, 1935년 개최한 개인전을 계기로 패션계의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18세기 초상화 또는 그리스 로마의 조각상 자세를 흉내 낸 정적인 실내 스튜디오 사진이 주를 이루던 당시의 트렌드를 벗어나 야외에서 모델들에게 골프를 치게 하거나 타조 또는 말과 같은 동물에 타게 하는 등 관습을 무너뜨리며 모험하는 것을 즐겼던 그는 영국 사진계의 선구자로 평가 받으며, 1990년 싱가포르 정글에서의 촬영 중 사망할 때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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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나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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