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서로에 대한 무지, 끝없는 갈증의 시작 <도서 갈증>

글 입력 2018.12.0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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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무지, 끝없는 갈증의 시작
<도서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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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아내의 불륜 상대를 폭행하고 경찰을 퇴직한 후지시마 아키히로. 경비 회사에 근무하는 어느 날 헤어진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딸 가나코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름한 얼굴, 가녀린 몸 그리고 색깔이 엷은 커다란 눈동자. 가나코의 방을 뒤지던 후지시마는 여고생 신분에 잠깐 즐기는 기분으로 소유할 양이 아닌 다량의 각성제를 찾아내는데…….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가나코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직 책을 만나지 않은 지금, 갈증의 줄거리를 보면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상황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지 나중에서야 알게 되고, 딸의 행방이 묘연해진 뒤 딸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전까지 알았던 딸은 어떤 모습인가? 아버지는 딸의 진실을 계속 쫓아가겠지만 과연 그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아내의 불륜이 아내의 상대를 폭행한다고 모두 끝나는 것일까? 최근에 본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도 함께 산 부부도,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평생의 친구도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면면들이 밝혀지며 갈등을 겪는다.

다시 돌아가 생각해보자. 나의 아빠라 해서, 나의 엄마라 해서, 또 나의 친구라 해서 우리는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에 대한 기억은 단편적인 것들의 연속이다. 우리가 만난 그 ‘사람’의 모습이 영화[완벽한 타인]에서 언급된 3개의 삶 중 어떤 것인지 본인이 아니라면 알지 못한다. 더해 우리가 스스로 다시 기억을 모아 이미지를 새로이 만드는 작업 역시 진행된다. 느끼는 감정, 당시의 분위기, 대화 등은 어떤 포장지마냥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감싼다. 그래서 우리는 객관적이지 않고 또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런 타인에 대한 무지가 이 이야기의 기본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화는 단절되고, 소통의 방법을 모르는 아버지가 딸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독과 증오는 어떤 파멸을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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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갈증의 스틸컷


“나의 청춘은 어두웠다. 《갈증》은 그런 과거를 짜증스럽게 되뇌며 썼다. 이는 고독과 증오를 견디지 못하고 질주하는 인간들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우애와 화합을 버렸기 때문에 심한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 소설의 세계에 공감할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애 가득한 세상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태양을 향해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후카마치 아키오


작가의 말이다. 아마 이 책은 꽤나 어두운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우애와 화합을 버리고 자애가 가득한 세상을 싫어하는 이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고독은 무엇을 쫓으며 증오는 어디를 향할까. 앞서 말한 가까운 존재가 타인으로 느껴지며 생기는 고독. 찬란한 태양에 대한 증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나에게는 어딘가 쉽게 그려지지 않는,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인간의 본성은 추악하다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감추지 않은, 내재되어진 본성에 가까이 할수록 그 모습은 일그러지고 추악하다고 생각한다.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와 고독과 증오라는 키워드가 만나는 것부터 이 이야기의 단면이 꽤나 진한 검은색을 띄지 않을까 싶다. 쉽게 부성애를 가져와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었는데 후카마치 아키오는 증오의 질주를 선택했다. 과연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받은 이 작품 속에서 후카마치 아키오는 어떻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할까.





후카마치 아키오(深町秋生, Fukamachi Akio)

1975년 야마가타현 출생. 센슈대학 경제학부 졸업. 2005년 《갈증》으로 데뷔,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히스테릭 서바이버》 《데드 크루징》 《잭나이프 걸》 《더블》 《아우토반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 《아웃크래시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Ⅱ》 《아웃사이더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Ⅲ》 《다운 바이 로》 등을 발표했다.


양억관

번역가. 《몽유병자들》 《낮의 목욕탕과 술》 《공부는 왜 하는가》 《9년 전의 기도》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코인로커 베이비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용의자 X의 헌신》 《제로의 초점》 《메멘토 모리》 《패왕의 가문》 《열네 살》 《이중섭의 편지》 《중력 삐에로》 등을 번역했다.


*


갈증
일본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지은이 : 후카마치 아키오

옮긴이 : 양억관

출판사 : 도서출판 잔

쪽 수 : 432쪽

발행일
2018년 5월 21일

정가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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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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