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싸 되는 법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12.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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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을 보고 들어온 사람들을 몇 가지 기준으로 분류해 보자면, 인싸가 뭔지 모르겠는데 하도 이곳 저곳에서 ‘인싸’라고 하니 그게 뭔지 알기 위해 들어온 사람과 진짜 인싸가 되고 싶은 사람 정도가 될 것 같다. 혹은 인싸가 되는 법을 알려 준다며 지극히 유행에 편승하여 인기를 끌어보려는 듯한 이 글이 우스워서 맘껏 비웃어주려고 들어 온 사람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렇듯 인싸는 보편적으로 동경의 대상이자 이상향에 가깝지만 만약 인싸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 과해질 경우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싸 춤’, ‘인싸 용어’ 등 ‘인싸’라는 수식어가 붙은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그의 가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유행시키지만 정작 인싸가 되기 위해 그것들을 따라 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인싸가 되고자 하고, 인싸라고 지칭되는 행위를 따라하게 되는 것일까?


인싸는 ‘Insider’의 줄임말로, ‘아웃사이더’의 반대 개념에서 파생되었다. 아웃사이더는 쉽게 말해 외톨이로,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주로 ‘아싸’라고 단어를 줄여 사용한다. 고로 그와 반대 의미인 인싸는 타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집단 속의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속한 무리 속에서 타인에게 인정과 애정을 갈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싸보다는 인싸가 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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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만 변해 왔지 사실 주류/비주류 논쟁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주류라는 용어는 단순히 ‘다수’를 뜻하는 것이 아닌 지배집단이나 엘리트 집단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은 무리 속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내지는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되려는 욕망을 가진다. 사람들은 주류 문화를 통해 다원적인 사회를 하나의 갈래로 통합시킬 수 있었다. 비주류는 항상 소외됨을 경계하며 주류로 편입되려 하거나 혹은 아예 저항하며 주변에 남길 원하는 이원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주류는 서서히 권력을 확장한다.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맥락으로 ‘인싸 춤’과 같은 인싸 용어들이 발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독특한 행동, 언어를 사용하며 그것이 ‘아싸’와 다른 ‘특별한’ 행위라고 말한다. 이러한 행위는 보편적이지 않은 것으로 사람들은 집단 속에서 의도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모방하며 동질감을 획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감 속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되며 집단 속에서 ‘아싸’ 취급 받게 되는 것이다. SNS 시대에서는 타인의 관심을 많이 받는 사람이 곧 권력자가 되고 그들은 계속해서 자신이 주류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인싸 문화’를 창출해낸다. 그것을 사람들이 따라하면서, 진짜로 유행이 되고 더 많은 공감을 얻을수록 하나의 강력한 주류 문화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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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모두는 사회적으로 ‘인싸’ 문화에 동요하게 될 수밖에 없고 늘 그러한 주류 문화에 편입되고 싶어 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인싸’가 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우습게 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그럼으로써 자신이 피지배 계층에 불과함을 공고히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고유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유행에 따라 부분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주류 문화가 존재하기에 그것들 중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것들을 선택하여 수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단어를 줄여 말하는 것이 ‘인싸 용어’라 하더라도 평소 언어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대화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나 유행에 좌지우지되며 단순히 ‘인싸’가 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자신의 개성을 완전히 배제한 채 그저 타인의 관심을 사려고만 한다.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키는 남들과는 달리 자신이 그 문화 자체에 동화되는 것이다. 동등한 인격체로서 사회에 존재하지 못한 채 타인의 시선 속에 갇혀 자신의 자아를 제한시켜 버리는 모습이 느껴지기에, 사람들은 은연 중에 그러한 이들을 무시하게 되고 일종의 연민까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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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비주류의 특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주류는 주류 문화에 편입되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는 주류가 되기를 거부하고 그것을 전복시키고 자신이 주류가 되려 한다. ‘인싸’라는 단어만큼 요새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힙’ 혹은 ‘홍대병’이다. 이들은 완전한 비주류를 표방하지만, 사실 이들이야말로 주류 문화에 가깝다. 각자의 개성에서 시작된 문화이지만 비슷한 옷차림, 조명 인테리어, 음악 스타일 등이 반복되며 결국 하나의 문화로 통합되었다.


사람들은 ‘인싸’ 문화 속에서 염증을 느끼고 남들이 접하지 못하는 문화를 즐기기 위해 ‘힙’한 것을 찾지만 알고 보면 그것도 용어를 달리한 주류 문화다. 단지 ‘홍대병’은 ‘인싸’보다 좀 더 낯설고 젊은 문화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주류 문화에 속하고 싶어 하면서 그것을 거부하기 위해 다른 문화를 탐색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문화는 타인과 교차되며 또 다른 주류를 형성한다.


현재는 그것이 ‘인싸’와 ‘힙’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는 또 다시 다른 용어로 대체되어 등장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순환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서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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