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꽁의 소견] 사람들이 술을 사랑하는 이유

개인의 취함
글 입력 2018.12.0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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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술을 사랑하는 이유>


스텔라 아르투아, 필스너 우르켈, 하이네켄. 특별히 맥주에 소속되는 술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듣기가 좋다. 외국의 것들을 달고 있는 이 이름들은 필자가 사랑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 중 하나다. 사람들은 술을 좋아한다. 물론 여느 모든 존재들처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이번 글에선 다루지 않기로 한다. 이 글에서 논해지는 것들은 모두 ‘다수’의 의견과 분위기를 중점으로 하는 것이다. 이 말인 즉슨, 지금은 그렇게 쓰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있다는 거다.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저 이 글을 읽지 않거나, 혹은 애주가들의 기분이 궁금하다면 끝까지 읽어봐도 좋을테다. 애주가라고 본인을 칭하고 나니 왠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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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동남방앗간


술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취하는 기분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영롱하고 희미하고 눈앞엔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만 잡힌다. 술을 먹는 동안 주변을 잊는 건 쉽다. 펍 혹은 술집에 들어가는 순간의 분위기는 중요하지만, 그 다음으로 술이 들어갈수록 분위기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간간히 들리는 좋은 음악과, 눈에 잡히는 낮은 명도의 조명은 언제나 금상첨화다. 좋은 것에 좋은 것을 얹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맛도 있다.

필자가 겪어온 사람 중 대다수는 더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단순히 ‘맛’을 꼽았다. 여기서 더이상은, 술자리에 강제적으로 참여하지 않아도 좋을 입장에 있게된 이후를 가르킨다. 그들은 술이 맛이 없댔다. 필자의 예전 경험을 살린다면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술의 맛은 괜찮다. 가끔 본인의 입맛에 너무 잘 맞는 술을 만나게된다. 그럼 괜찮다. 필자의 경우는 IPA였다. 이번 해의 가장 최고의 발견은 더부스의 맥주들이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배러댄 Now를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조금 개인적인 경험들을 들긴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공감하지 않기 어려운 이야기를 나열해보도록 노력하겠다. 먼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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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루이스 스카피티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소설을 아시는가. 그 소설에서 주인공은 하룻밤 사이에 아주 거대하고 징그러운 곤충으로 변해버린다. 이러한 변신을 바라는 사람이 있을 진 만무하니 일단 이정도로 짧은 설명을 마치고. 술을 마시면 어느 정도의 변신이 가능하다는 거다. 술은 인간을 살짝씩 변화시킨다. 예를들어 본인의 이야기를 잘 못하던 사람은, 술을 먹고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조금씩 드디어 흘려 준다. 혹은 힘들고 어색하던 분위기는 조금 더 밝고 함께하기 괜찮을 분위기로 변화된다. 모두 술을 통해서다. 술의 매력은 그런 것이다.

나름의 변신은 재미있다. 매일 평범히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다가 한 모금의 맥주를 마시면, 카. 혹은 새로움을 원한다면? 큰 틀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면, 물론 이것도 그것이 해결할 수 있을 문제다. 변화를 만들어줄테니까. 작던 크든, 어쨌던 변신이다.



근본

‘술 취했을때의 모습이 진짜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그런 말이 존재하고 그것이 저명하다고 해서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마는,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 이 말을 참고하는 건, 무시할 수 없는 그 명제의 존재 시간들을 존중해주는 것으로 하자. 예를 들어 취중진담이라는 노래를 보면,

그래 난 취했는지도 몰라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생각이 안나
불안해할지도 몰라
하지만 꼭 오늘밤엔 해야할 말이 있어

'왜 맨정신으로 안하고?’라는 생각이 든다면 인정하자. 술은 우리가 조금 더 근본적으로 존재하게 해준다. “술김에 말하는 건데”에서 ‘술김에’는 ‘솔직히’와 동의어다. 그리고 솔직은 근본으로 향하고 있다는 청신호다. 좋아하는 노래이니 조금 더 가삿말을 실어보자면, ‘약한 모습 미안해도 술김에 하는 말이라 생각지는 마’인데 여기에서 어찌 김동률의 목소리와 고백을 무시할 수 있으랴. 미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다시 돌아와 조금 더 덧붙여보자면 도원결의는 술김에 복숭아 밭에서 일어난 일이다.

또한 이 순간 어느 곳에서 어느 사람들이 술의 힘을 빌려 사랑을 고백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잘될 사람은 잘 되고 안된 사람은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참 감정이 술김에 과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은 원래 그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느 정도 혹은 어떤 방법으로 분출될지는 몰라도 말이다. 잠시 확대기에 비추어 그곳에 있던 감정을 찾아온 것 뿐이다.



명성

애플이라는 브랜드에는 삼성에는 없는, 로열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폰 쓸 줄 알았는데, 갤럭시 쓰네’ 등의 말이 존재하는 거다. 술도 비슷하다. 랭보, 고흐, 중국의 이태백이 만들어 둔 것이다. 대체 압생트 그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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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은 님, 채널 1969 공연


술을 마시는 모습은 멋있어보인다. 인생을 즐기는 것 같고, Seize the moment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금요일 밤에 홍대와 각종 길거리엔 술을 마시러 나온 사람들의 인기척이 가득인 것이다. 최근 다녀온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서, 그는 술을 마셨다. 데킬라였다. 그 모습은 멋있어보였고, 여전히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이 글도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멋있는 건지, 술의 명성에 취한건지 몰라도 그 장면은 훌륭했다. 방금 전 언급한 ‘압생트’라는 술이 있단다. 그것은 오묘한 빛깔이라 ‘초록 요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또 예술가들이 사랑한 주류이기도 하다. 마네, 드가, 로트레크, 고갱, 피카소, 보들레르, 베를렌, 렝보, 에드거 앨런포, 오스카 와일드, 헤밍웨이의 이름은 여기서 등장한다. 술엔 이런 멋진 문화들도 있다. 사랑하다보면, 그러다가 깊숙히 알아가다보면 유명한 이름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 다음부터는 치얼스, 술맛이 더 좋아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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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탈 이클립스


술을 마신다는 것은 미지의 탐험의 길로 떠나는 것과 같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그 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며 어느 이야기에 닿게 될 지도 모른다. 혹은 나와 내가 술을 마신다면, 어느 생각과  나의 어느 대척점에 닿게 될지도 모르는게 바로 술을 마시는 일이다. 음, 주여! 하지만 어느 것이 안그렇냐마는 모든 장점은 단점으로 뒤바뀔 수 있다. 술에 의한 변신이 소설 <변신>의 변신이 될 수도 있다. 근본에 닿다가 저 아래 동물성에 닿아버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큰 일이 생긴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소공녀>에서 미소가 한잔의 위스키만을 즐겼던 것처럼, 즐길 수 있을만큼만 즐겨야한다. 하지만 가끔은 도를 지나쳐도 좋다.

보들레르는 <파리의 우울>에 이렇게 썼다. “끊임없이 취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에 취한단 말인가? 술이건 시건 덕성이건 그대 좋을대로 취할 일이다” 어느 것에 취해도 좋다. 필자가 그 중 술에 취하여 이 글을 적었을 뿐이다.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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