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이매진 존 레논 展> 존 레논&오노 요코 [전시]

존 레논, 그를 들여다보기 전에.
글 입력 2018.12.0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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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팝송을 즐겨 듣지 않더라도 이 노래를 안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 보았으나 비틀즈가 몇 명이고, 존 레논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나마 비틀즈가 영국 밴드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그룹이고 존 레논은 그 멤버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 대부분 존 레논을 떠올리면 그의 아내, 오노 요코가 뒤이어 떠오를 테지만 미술 전공인 나에겐 오노 요코의 남편으로 존 레논을 떠올릴 만큼 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의 아내의 작업은 알아도 정작 존 레논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아티스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가겠다 신청한 이유도 존 레논을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많은 이들이 아직도 열광하고 그를 추억하는 전시까지 열리는 것일까.
 
 
 
존 레논
 
존 레논.jpg
 
   
인터넷에 그의 이름을 서치하자마자 온갖 방대한 자료와 그를 기록한 문서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가 속한 그룹, 비틀즈는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멤버로 있는 영국의 유명 밴드이다. 1970년에 공식 해체했으니 90년대생인 내게 낯선 인물들이긴 하다.
 
존 레논은 비틀즈의 리더였다. 그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음악가 였고 페미니스트이기도 했다. 그의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퍼포먼스를 했던 행위 예술가이기도 했고 많은 그림을 접한 예술대학 출신이기도 하였다. 엄청난 스타이자 약자의 편에 섰던 사회 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며 시위를 위한 노래를 만드는 등 평화를 위한 노력에 힘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미술관에서 어떻게 음악가의 전시가 열리는지, 그 전시 구성이다. 일단 '존 레논'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전시인 만큼 음악가로서의 존 레논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음악은 청각적 요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들려줄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주최 측에서 꽤나 애를 썼을 것 같다. 과연 전시장에서 그의 노래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틀어 줄까? 순수한 궁금증이 일었다. 전시 보도자료에서는 이번 전시가 기존 미술 전시와는 다르게 관람 동선에 따라 존 레논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설계하였다는데 직접 보고 듣지 않아서 그런지 감이 오지 않는다. 또한 사회 운동가로의 존 레논과, 오노 요코와 함께한 행위 예술가로의 존 레논. 다양한 그의 모습 중 어떤 부분을 부각하고 어디까지 보여 줄지 궁금하다.
 

 
오노 요코
 

 
현대미술 전공자에겐 '오노 요코'는 존 레논의 부인이기 전에 파격적인 행위 예술가이다. 특히 그는 백남준이 소속된 예술집단, 플럭서스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1964년, 뉴욕의 한 공연장에서 관객에게 가위로 자신의 옷을 자르게 했던 <컷 피스> 퍼포먼스는 오늘날에도 회자된다. 교토를 시작으로 도쿄, 뉴욕, 런던에서 열렸던 이 행위는 가위를 쥔 남자에 의해 잘려 나가는 천과 그로 인해 나신이 되어가는 동양인 여성을 통해 인간의 가학성과 폭력성, 성적 대상화로의 여성 등의 연구로 발전되었다. 오노 요코의 진취적인 생각은 인간의 밑바닥까지 들추어 졸지엔 악함까지 느끼게 했다. 또한 그 대담한 추진력은 여성으로써 쉽지 않은 용기였다.


이처럼 엄연히 현대 미술계의 예술가인 오노 요코는 몇몇의 비틀즈 팬들 사이에서 그룹을 해체로 이끈 마녀로 취급당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언급되어 왔다. 오노 요코를 잘 모르는 대중에게는 그가 단지 존 레논의 부인이자 그들의 사이를 이간질한 악녀로 인식되기도 한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를 검색하면 아직도 희대의 악녀로 언급된다. 존 레논보다 오노 요코를 먼저 알았던 사람으로서 존 레논의 부인으로 가려진 오노 요코가 안타까웠다.


오노 요코는 존 레논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신데렐라가 아니다. 존 레논이 오노 요코를 가리키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라고 정의한 것을 봐도 오노 요코가 그저 존 레논에게 업혀가는 부인의 역할에 가둬지기 아깝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오노는 레논의 예술세계에 뛰어들어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으며 레논과의 협업으로 자신의 예술 영역을 확장시켰다. 존 레논의 팬들과 대중들이 오노에게는 관객이자 소비자가 되었고 오노와 레논은 대중들을 상대로 그들의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다.



사랑과 평화
 
수정됨_존레논_오노요코.jpg


위대한 인물의 끝이 비극적일수록 그를 추억하는 마음은 깊어진다. 1980년, 존 레논은 뉴욕 자택 앞에서 피살당했다. 악명을 원했던 팬에게 총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큰 파장을 가져왔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를 슬프게 한다. 그가 말한 총과 칼을 내려놓고 사랑을 나누며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세상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람들의 가슴에 더욱 짙게 새겨졌다.

그가 지금까지 전설로 회자되고, 노래가 불리우는 것은 오로지 개인적인 명성이나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려 한 것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해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의 생 말미에 아내 오노 요코와의 협업은 음악을 넘어 삶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들의 인종과 문화, 국적이 다르다는 사실은 그 조합만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있었다. 비록 그들의 만남은 불륜이었기 때문에 사회 통념적인 도덕의 범주에선 벗어났지만, 비난을 뛰어넘는 결합과 화합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들의 만남과 행위의 모든 것은 사랑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사회 문화운동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대중음악의 영향력은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오고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존 레논의 노래는 어떤 시위나, 운동보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고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노래가 일상생활 속에서 울려 퍼질 때마다 그의 메시지를 전달받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대중문화와 소통, 그리고 그들의 메시지는 무척이나 강하다. 노래를 듣는 이는 자신도 모르게 영향받게 되고 그것은 곧 변화로 이어진다. 또한 존 레논이 오노 요코를 만나 그의 예술을 음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달한 것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없애고 평화와 사랑을 나누는데 기여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가 그의 아내로만 가려진 오노 요코의 악명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러 떠난다.
 




이매진 존 레논展
- Imagine_John Lennon -


일자 : 2018.12.06 ~ 2019.03.10

시간
11:00~19:00 (18:00 입장마감)
매월 마지막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3, 4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주최
㈜문화방송MBC
㈜한솔비비케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장재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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