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서점 여행자의 노트

뉴욕, 런던, 파리의 책방에서 독자로 성장하기
글 입력 2018.12.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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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서점 여행자의 노트



서점, 안 간지 오래다. 서점에 대해 생각해보자니 영 떠오르는 곳이 없다. 책을 인터넷에서 산지 꽤 되었다. 어쩌다 서점을 가게 되더라도 대형서점을 방문했다. 방문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안을 확인해보고 사야하는 문제집이나 잡지 따위를 사기 위함이었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 이상의 더 크거나 혹은 더 깊숙한 무언가가 되지 못했다. 아마 일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이 비슷할 거라고 감히 단언해본다.


일상을 벗어나서도 서점과의 거리두기는 별반 다를 것 없었다. 올해 여름, 찌는 더위 속에 교토로 여행을 갔었다. 가기 전부터 친구와 나는 가야할 곳 리스트에 두 곳의 서점을 넣어놨었는데,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전혀 모르는 나라, 도시에서 서점을 방문하는 것은 꽤 두근거리는 일이라 나 역시도 서점을 방문하는 일을 고대했다.


그러나 나는 여행 도중 행선지를 바꾸었다. 다른 곳이 가고 싶어진 탓이었다. 알지 못하는 언어로 둘러싸인 서점이 내게 무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그 변덕의 이유 중 하나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이었는데, 이 책이 그 기억들을 다시 끌어왔다. <서점 여행자의 노트>는 그 때의 내가 서점에 갔더라면 어떤 경험을 했을까, 상상과 궁금증에 빠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낯선 서점에 방문하는 시간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지 뒤늦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


이 책은 서점을 서점 그 이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서점이 서점 그 이상이란 뜻은, 책을 파는 것 외에 중요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규모나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다. 예컨대, 저자가 소개한 몇몇 서점은 놀라울 만큼의 뚜렷한 문제 의식과 연대 의식을 보인다. 나아가 실천을 통해 ‘서점은 이런 역할도 해낼 수 있는 공간이야.’라며 한계 이상의 역할을 확인시켜준다.


책 속 서점을 몇 군데 소개하자면, 뉴욕의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카페는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하기 위해 시작된 공간이며, 런던의 ‘게이스 더 워드’는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다양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서점, ‘페르세포네 북스’는 성차별로 인해 평가 절하되었던 여성 작가들을 발굴해내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서점이다. 그들의 문제의식은 책과 공간에 담겨 독자와 함께 호흡되고 다시금 되새겨진다.



일반 시민들이 게이스 더 워드를 지킨 것은 이 서점을 단순히 소수자들의 공간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서점은 자신과 후대의 자손들이 살아갈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게이스 더 워드가 탄압받는다면, 자신도 언젠가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55p


울프가 살았던 시대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블룸스버리 거리에는 울프와 같은 여성 작가를 위한 서점,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가 있다. 페르세포네는 20세기 여성 작가의 작품을 다룬다. 여성들의 작품 활동을 경시했던 당대의 분위기로 인해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한 이들의 소설과 산문집을 출간하고 판매한다. 79p



책의 역사를 고스란히 재조명하는 서점도 있다. 저자가 찾아낸 훌륭한 중고서적, 고서적 전문 서점들은 책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존재 자체로 입증한다. 세상에 태어난 횟수, 아주 예민한 종이의 재질, 표지의 낡은 정도에 따라 책은 서점에서 각자 다른 가치를 부여받고 신중하게 취급된다. 그냥 지나칠 법한 죽은 이의 서재도 책의 역사성을 사랑하는 서점에겐 보물창고다. 서점에 몸담은 직원들과의 인터뷰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하고 책을 위해 일하는지 설명해준다. 맨해튼 아거시의 운영자들이 밝힌 마인드는 그들이 얼마나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책이란 존재를 대하는지 알 수 있다.



서점에서 초판본을 관장하는 첫째 딸 주디스는 “우리는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라며 “위험에 처해 있는 동시대 책들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자랑하는 거리에 아거시가 존재하는 이유를 이들의 사명에서 읽을 수 있다. 아거시는 인류의 지적 유산을 지켜 나가고 있다. P70-71



소개되는 모든 서점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일본 키노쿠니야 서점의 타카이 마사시 회장은 서점에 대해 “서점은 원하던 책을 손에 넣는 장소만은 아니다. 서점은 미지의 책과의 매혹적인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점 여행자인 저자는 여러 서점에서 이 매혹적인 만남을 경험하는데, 이 만남은 다양한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인터넷의 코멘트를 잊고 마주해보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 고객을 위해 기꺼이 먼저 독자가 되어주는 세심한 점원과의 대화 말이다. 평소 내가 얼굴도 모르는 남의 기준을 따라 책을 구매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다.



리브레리아에서 태어나는 질문과 대화는 알고리즘이 해낼 수 없는 방식으로 독자와 책을 연결한다. 디지털에서 멀어진 리브레리아가 추구하는 아날로그는 단순히 느린 속도를 지향하거나 과거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아니다. 지적 탐험이라는 서점의 역할에 집중하고, 그 역할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확장의 세계, 리브레리아로 들어가기 위해 차단해야 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익숙하고 편한 것에 머물러 있는 사고방식일지도 모른다. P99-100


보니는 책 추천을 위해 다양한 질문을 한다. 독자가 선물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보니는 선물받는 사람의 직업이나 사는 지역, 외출할 때 주로 가는 레스토랑, 사용할 수 있는 언어, 책을 읽는 습관에 대해서까지 묻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30대 여성 디자이너가 출퇴근길에 읽을 책을 부탁하면 일러스트레이션이 가미된 손바닥 크기의 이탈리아 요리책을 골라준다. 물론 모든 책은 보니가 직접 읽고 추천한다. P104



서점들의 점원들이 저자에게 책과의 새로운 만남을 선사해줬듯, 저자는 우리에게 뉴욕, 파리, 런던 서점과의 새로운 만남을 건넨다. 그 속에는 그 곳의 역사, 신념, 가치 등이 어려 있다. <서점 여행자의 노트>는, 여행과 서점, 책의 가치를 반추하게 하고,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책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공간의 힘을 믿게 만든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만은 아니구나, 비로소 해득할 수 있게 한다. 교토의 그 서점을 언젠가는 가보리라, 내일은 지나치듯 보았던 서점을 꼭 방문해보리라, 그런 다짐으로 책을 통한 서점 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책에서 소개된 몇 곳의 서점도 매우 가보고 싶을 정도로 끌리지만, 미지의 매력을 품고 있는 서점과의 우연한 만남이 더 낭만적일 듯하다. 언젠가 이 책을 뒤이을 또 다른 서점 여행자의 노트도 기대해본다.


***


팔랑팔랑 책 넘기는 소리와 독서하기 딱 좋은 은은한 조명, 조금씩 다른 종이 재질 이야기가 묘사되고, 멋스럽게 낡은 책이 온 책장을 가득 채운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때면,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어느 책방이든 찾아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 <서점 여행자의 노트>를 통해 비로소 깨닫는다. 서점은 책만 파는 장소가 아니다. 연대의 장소, 대화와 역사의 집결지이자 영감의 근원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지적 유산의 보물 창고. 각자의 취향과 지식을 찾아갈 수 있는 곳. 바로, 서점이다. 서점이 책만 파는 곳이라 오해했던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서점이 가진 힘을 만나보길 바란다.



*

글 대표이미지로 쓰인 이미지는

<서점 여행자의 노트> 및

<서점 여행자의 노트> 속 서점들과 무관합니다.






저자 소개 - 김윤아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 홍보팀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파리의 영미 문학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를 시작으로 서점 여행을 떠났다. 뉴욕, 런던, 파리, 리스본, 취리히 등에서 40여곳의 서점을 탐방했고, 가장 인상적인 10여 곳에서의 기록을 책에 담았다. 하나투어 객원 에디터로 활동했고, 서점 여행을 주제로 여행 매거진 《아트래블(Artravle)》, 《고온(Go On)》 등에 기고했다. 어떤 책을 읽을까보다 어떤 서점에 갈까를 고민하고, 서점 위치에 따라서 여행 일정을 바꾼다. 틈날 때마다 세계 서점을 검색하며 떠날 준비를 한다.






목차


프롤로그 ; 나는 서점을 여행한다


1 _ 대화 ; 파리와 뉴욕의 서재

부키니스트 ; 파리를 파는 서적상

한 사람의 전문 서점

하우징웍스 ; 뉴욕의 안목을 기부하다

시민으로 성장하기


2 _ 연대 ;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

블루스타킹스 ; 검은 스타킹을 내던지다

불편하게 함께인 서점

게이스 더 워드 ; 런던의 안전지대

모든 소수자를 위한 커뮤니티


3 _ 발견 ; 책의 보물선

스트랜드 ; 18마일의 서가

우리에게 물어보세요

아거시 ; 우리 아직 여기 있어요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장소

페르세포네 ; 다채로운 회색의 공간

런던에서 찾은 ‘자기만의 방’


4 _ 확장 ; 일상을 다시 보다

리브레리아 ; 바벨의 도서관

스마트폰을 끄고 나에게 집중하기

보니의 요리책 서점 ; 모든 삶에는 요리가 있다

아이들와일드·돈트 북스 ; 여행의 의미를 묻다


에필로그 ; 서점을 여행하는 독자들을 위한 안내서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서점에서 가치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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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여행자의 노트

뉴욕, 런던, 파리의 책방에서 독자로 성장하기


시리즈

북저널리즘 26


저자

김윤아


출판사

스리체어스


정가

12,000원


발간일

2018년 8월 30일


쪽수

130쪽


ISBN

979 11 86984 77 2 03300


판형

128*188


분류

인문․사회, 자기계발, 취미․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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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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