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작은 곰 [도서]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글 입력 2018.12.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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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출판사 서평만으로도 이 책이 지니고 있는 음산함이 내 몸속 깊숙이 스미는 것만 같다. 독특한 주제에 호기심이 일어나면서도 동시에 짐작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까 봐 두렵기도 하다.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작은 곰에 대한 동정심이 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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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곰의 작은 곰 사랑은 애틋하다. 작은 곰에게 싱싱한 송어를 먹이고 싶은 어미 곰은 작은 곰과 함께 강가로 향한다. 그때 숨어 있던 밀렵꾼이 나타난다. 밀렵꾼은 작은 곰에겐 어깨에 큰 상처를 남기고, 어미 곰에게선 삶을 앗아간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어미를 잃었다. 그것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해 버린 죽음이었다. 작은 곰은 밀렵꾼을 피해 캄캄한 고목 속으로 들어가고, 덩굴에 의해 숨겨 있던 구멍 속으로 발을 옮긴다.

"《작은 곰》 초고는 2007년에 썼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조금씩 살을 붙이고 떼어 내기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책으로 완성되었지요. 그러는 사이에 귀엽기만 하던 작은 곰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들게 되었고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듯이 말입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듯이, 귀엽던 곰은 날카로운 발톱을 갖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몸집이 사나워졌다 한들 밀렵꾼에게 얻은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깊은 흉터는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방어하며 상처를 숨기는 방법을 배울 뿐이다. 작은 곰에게 있어, 아니 이미 훌쩍 커버린 야생의 곰에게 있어 자신을 방어하는 법이란 발톱을 치켜세우고 위협을 하는 것뿐이다.

작은 곰의 운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부디 식상해도 좋으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이길 바라본다. 하지만 동시에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어른들은 위한 잔혹 우화이기에.

작은 곰은 울부짖으며 족히 수 킬로미터를 달렸다. 어쩌면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달렸을지도 모른다. 거리야 어찌되었든 상관없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숲을 빠져나와 캄캄한 밤, 다시 혼자가 된 후였다. ‘지금껏 나는 무엇을 한 걸까…….’ 멀리 새끼 잃은 어미 새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소리 없이 울렸다. - 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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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제목: 작은 곰

분류: 문학 / 한국문학

글·그림 : 이희우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9일

판형: 130*195(mm)

페이지: 96쪽

정가: 12,000원

ISBN: 979-11-965176-1-8 03810

CIP제어번호: CIP2018035052




[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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