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혼자서도 즐겁게 [기타]

글 입력 2018.12.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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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혼자서도 즐겁게 지내자고 늘 다짐하지만 잠깐 방심하면 외로워져 버린다.


- 어쿠스틱 라이프 132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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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방심하면 외로움이 나를 덮친다. 외로움이 가장 최고치에 달했을 때가 있었다. 대학에 진학 후 집을 떠나 홀로 타지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며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적응할 틈도 없이 바빴던 1학년 1학기가 지나고 난 후 조금의 여유가 생긴 2학기는 외로움으로 가득했다.


학교에는 아는 사람 한 명 없었고, 모든 곳이 낯설었기에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까지의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여 일부로라도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생활하고자 했는데, 혼자가 되고 나니 사람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는 작가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안전한 고독’이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한다.


가족과 친구가 함께인 삶 속에서는 혼자여도 가족이 돌아올 것을 알고, 언제든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안전함 속에서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선 환경 속에서는 안전한 울타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혼자만의 시간이 불안하고도 외롭게 다가온다.

 

어쿠스틱 라이프의 작가는 저녁 8시, 단지 남편이 늦는다는 것만으로 외로워진다는 사실이 너무도 단순해서 부끄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외로움이란 때를 정해놓지도 않고, 거창한 이유도 없이 불쑥 나타나 혼자라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1학년 2학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종종 외로움을 느낀다. 졸업이 다가오다 보니 할 일이 태산을 이루는데 이를 모두 해내려다 보니 항상 시간에 쫓긴다. 그러다 보니 수면시간은 자연스레 굉장히 불규칙해졌고, 주로 잠을 참을 때까지 참으며 해야 할 일을 끝내면 기절하듯이 잠에 들곤 한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면, 그새를 못 참은 외로움이 나를 덮쳐온다. 특히 눈을 뜬 시간이 밤이라면 말이다. 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때 세상이 깜깜하고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세상에 혼자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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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은 계속되는 법이 없다.


아빠는 금방 피곤해지고

놀러 온 사촌언니는 집에 가고

단골 미용실은 사라지고

옆집 개 방울이는 죽는다.


그걸 모르고 끝까지 남아있으면

촌스러운 애가 되는 것이다.


- 어쿠스틱 라이프 132화 中


   

언젠가 나의 안전한 고독도 없어질 것이다. 그 사실을 생각만 해도 슬프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면 문뜩 나를 찾아오는 이 외로움이 더 쓸쓸하고 슬프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 외로움에 빠져 무기력해지고 허우적대기보다는 담담하게 마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너무 슬퍼하지도, 힘들게 외면하지도 않으며 그저 그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러한 상태. 인간이라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그렇기에 늘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기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안전한 울타리가 사라지고 안전한 고독이 없어져도 담담히 나 스스로와 흘러가는 시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미지출처

다음웹툰 '어쿠스틱라이프' 1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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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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