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연극, 비극적인 역사를 담다,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 [공연]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
글 입력 2018.12.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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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극 스펙트럼은 넓은 편이다. 한 공연을 여러 번 볼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고, 최대한 많은 공연을 한두번씩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대극장의 휘황찬란한 무대부터 배우와 손 뻗으면 닿을 거리의 무대까지, 수많은 앙상블들이 떼창하는 극부터 연극톤으로 무거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극까지 참 다양한 작품들을 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소재들도 상당히 다양한데, 각각의 경험들은 내 삶에 관심사를 하나씩 얹어주는 역할을 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 특히 역사를 다룬 작품을 보는 것은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음악극 태일을 보고나서 내 안에서 전태일이란 사람에 대한 관심과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교과서로 배우거나 어딘가에서 대충 들었던 사실과 실제 눈 앞에서 배우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달받는 이야기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너무 먼 얘기라 별로 관심이 없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도 연극 '오슬로'를 관람한 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적인 상식이 채워지는 듯한 뿌듯함은 덤이다. 작품을 보고 나서 어딘가에서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고, 자연스럽게 내가 극에서 본 내용이 실제와 같은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긍정적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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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한 학기를 마치는 날, 나는 역사를 다룬 또 한편의 정극을 보러 간다. 제목은 '썬샤인의 전사들'. 생각보다 자주 접하기 힘든,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이란다. 약 70년이라는 긴 시간과 한반도부터 중국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아우르는 작품이라니, 작가의 역량이 무척 중요할 게 뻔했다. 사실 난 이 작품을 쓴 김은성 작가의 다른 작품 두 편을 관람한 경험이 있다. "'썬샤인의 전사들'이라는 연극이 그렇게 좋다던데, 같은 작가가 썼다니 한번 봐볼까?"하는 마음에 관람했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작품이다. 김은성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 10회 차범석 희곡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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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얼굴도 낯이 익다. 연극을 보러 다닌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아서인지 아직 이름들은 낯설지만, 프로필 사진을 보고 필모를 찾아보니 역시, 거기 나왔던 그 배우가 맞다. 13명의 배우 중 7명의 배우를 안다니, 괜스레 뿌듯해진다. 이 연극에선 어떤 낯선 얼굴들을 보여줄까? 이전 작품에서의 모습을 잊게 만들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을 올려다 볼때면, 어딘가 짜릿한 희열이 찾아온다. 비극적인 한국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살다 간 인물들이 나에게 전달해 줄 그 무언가가 이들의 목소리, 표정, 몸짓, 눈빛을 통해 전달될 것이다.



<시놉시스>


인기 소설가 한승우는 3년전 일어난 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고 슬픔에 빠져 절필한다. 그를 쫓아다니는 의문의 상자를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꿈에 나타난 봄이의 부탁으로 어렵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병 선호의 수첩이 흘러간 여정이 승우의 소설을 통해 펼쳐진다. 4.3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카투사가 되어 한국전쟁에 참전 중인 선호, 제주도의 동굴 속에 잠든 꼬마해녀 명이, 나무상자에 갇혀버린 전쟁 고아 순이, 화가가 꿈이었던 조선족 중공군 호룡, 만주 위안소의 식모 막이, 시를 쓰는 의대생에서 인민군 군의관이 된 시자. 수첩의 여정이 끝에 다다르면서 승우는 또 한 명의 상자 속에 갇힌 이를 만나게 된다.






썬샤인의 전사들
-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 -


일자 : 2018.12.08(토) ~ 12.30(일)

시간
화-금 오후 7시 반
주말, 공휴일 오후 4시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CKL스테이지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주관
달나라동백꽃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55분 (인터미션 : 15분)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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