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

글 입력 2018.12.1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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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문구처럼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 가는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이 자전적 이야기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작은 곰》은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을 위로하며,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막 상처가 아문 터였다. 작은 곰은 몇 주 동안 꼼짝도 않고 캄캄한 고목 안에서 보냈다. 밖으로 나오자 청명을 찌를 듯 높게 솟구친 가문비나무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비췄다. 사방을 덮은 초록색 이끼와 무성한 고사리로 고요한 가운데 숲은 깊게 잠든 듯했다. 잎에 맺힌 물방울이 조그마한 웅덩이로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와 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만 들려왔다. 평온해 보이는 숲속 오후의 풍경이다. 하지만 작은 곰에게는 적막으로 느껴졌다. 그날의 어미 곰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 9p



시간이 흐를수록 부쩍 사람들이 외롭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 불안한 미래가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2년전까지만 해도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부러워하고 비교하기 바빴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고 타인의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부분을 생각하다보니 모든 사람의 삶 속에는 각자의 고통과 힘겨움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책이 비록 이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에 대해 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에게 공감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글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냉소적인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이 책에서 얼마나 많이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 읽고 났을때 과연 나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예전에는 무조건 밝고 즐겁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책을 좋아했다. 삶이 우울하다고 느껴질때 긍정적인 글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어두운 감정을 지닌 책들을 읽을때 내가 더 현실적이고 힘든 상황에 대해 더 냉철하게 보기도 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과거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 우울하고 놀랍기까지 한 내용이 가득한 책 등 자주 읽었던 밝고 희망적인 글과는 대비되는 책을 골고루 접했다. 이런 책들은 내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더 다양한 감정으로 삶을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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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은 곰의 여정이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루가 무섭게 잔혹해지는 세상에서 어른이 되어 가며 살아남는 방법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세우고 자신을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픔을 드러내면 약자가 되어 낙오되는 냉정한 세상이기에.



작은곰이 아마 소설을 접하는 사람 모두를 표현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고등학교 시절에는 마냥 대학생들은 나처럼 대학에 대한 걱정없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겠다는 생각에 부러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들도 스무살이 처음이고 해마다 먹는 나이가 처음이었고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막상 나도 20대 중반이 되니 내가 고등학교때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많은 고민과 걱정이 생겼고 나 역시도 스물다섯은 처음이라 이것을 하나하나 해결해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마치 이 소설 속 작은 곰도 자기가 경험하는 것들이 낯설고 힘든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겪는 그 삶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간절함이 가득해지면 불안해지고 짜증이 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를 지배해서 더욱 날 신경쓰고 힘들게 한다. 연말이라 그런지 요 근래 굉장히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 생활 , 미래에 대한 준비로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다보니 준비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졌고 그 간절함은 오히려 날 더 아프게 만들었다.  그 당시에는 힘들지만 또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렇기때문에 힘들고 지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을 살아가고 싶다. 또한 각자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내길 바라는 작은 응원의 말도 전한다.



도서 정보


제목: 작은 곰


분류: 문학 / 한국문학


글·그림 : 이희우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9일


판형: 130*195(mm)


페이지: 96쪽


정가: 12,000원


ISBN: 979-11-965176-1-8 03810


CIP제어번호: CIP2018035052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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