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마음아! 하고 불러보았다 [도서]

글 입력 2018.12.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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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참 많이 힘든 요즘이다. 매년 이맘때쯤 거리에서 들려오는 캐롤 노래에, 반짝이는 트리와 전구가 예쁜 길거리 풍경에 설레고 다가올 새해에 들뜨던 때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끊임없이 닥쳐오는 과제와 시험, 미래에 대한 압박감에 매일매일을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기분이다.

 

올해는 유독 사람에 의해 많이 힘들었다. 1학기 때는 서비스업 알바를 뛰며 이른바 ‘진상 손님’ 때문에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고, 불과 며칠 전에는 팀플의 조원이 자료 제출 기한을 넘겼음에도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아 분노가 쌓이기도 했다. 이 사건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마음의 상처는 피해자인 내가 고스란히 떠안았다는 것이다. 내 잘못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_카드뉴스16.jpg


 

감정 네트워킹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나는 딱히 누군가를 신경 쓰고, 눈치를 보고, 그들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며 혼자 기쁘거나 상처 받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가끔씩 무심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덤덤한 편이다. 쓰고 보니 자랑 같지만 정말 그렇다. 그럼에도 올해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것이 나의 잘못이 아닌, 우리의 ‘뇌 네트워크’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흠칫하고 말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뇌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감각과 자신이 진짜로 느끼는 감각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나’를 되찾기가 쉽지 않죠. p.83


 

작년 교양 시간에 뇌에 대해 간략하게 배웠던 것이 떠올랐다. 문과 교양인지라 생물학적 뇌가 아닌 언어활동에 관련한 뇌 기능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언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되면 그 사람은 실어증, 난독증 등 말의 이해와 표현에 장애가 생길 뿐만 아니라 손상부위에 따라 난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현상을 보고 사람의 뇌가 얼마나 치밀하게 네트워킹 되어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이러한 뇌의 네트워킹이 본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간에 연결되어 있다니, 흥미롭고 신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일 수 있다니, 그렇다면 우리는 사소한 일들에 굳이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쿨하게 버리고, 온전히 내 감정을 찾아갈 수 있다. 감정 소모만큼 체력 소모가 큰 일도 없는데, 너무 좋은 일이 아닌가?



 

#마음아!


 


마음은 우리를 최선의 길로 이끕니다. 짜릿한 성취감을 맛본 뒤 곧바로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생활하다 보면 특별히 무언가가 바뀐다는 감각 없이 담담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꿈꿔왔던 것들을 모두 손에 넣게 되죠. p.160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기, 나에게 중심을 두는 법은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 무언가 불안하거나 두려운 감정이 문득 나를 덮쳐온다면, ‘마음아!’라는 해시태그를 붙여보는 것이다. 비록 우리는 학생으로서의 나, 사회인으로서의 나, 친구로서의 나, 가족으로서의 나 등 수많은 역할과 껍데기 속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온전히 나에게 ‘중심’을 두고 마음을 불러본다면 마음은 필히 응답해줄 것이다.

 


얼마나 더 나이 먹어야

마음은 자라고

마음의 키가 얼마나 자라야

남의 몫도 울게 될까요


유안진 <키> 中 일부


 

좋아하는 시 구절이다. 내 마음에 해시태그를 붙여 소환하는 그 순간 곧바로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구구절절한 사연이라 굳이 적진 않겠지만 내 마음의 키는 학창시절 크고 작은 사건들을 거친 후 이전보다는 자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물론 계속 자라야겠지만!). 나의 중심을 내게 두어 내 마음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면 나뿐만 아닌 타인을 진정으로 위하고 공감하는 넓고 훌쩍 자란 마음을 가질 수 있지는 않을까. 아이유 <마음>의 노래가사를 빌리자면 마음이란 ‘다만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이요, ‘영영 살아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_카드뉴스15.jpg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입니다. ‘지금, 이 빛 속에 살기 위해 그 시절의 어둠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몰라’하는 생각에 지난날이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p.175



[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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