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도서]

삶의 중심을 잡는 방법 : 마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글 입력 2018.12.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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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나는 제목을 읽자마자 이번 도서문화초대는 꼭 받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할 만큼 제목에 깊게 끌리는 기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졸업반즈음부터, 이름만 취준생으로 지내온 지난 3년여동안 내 삶을 돌아보며 느낀 것에 대해 이 책이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정말로 중심을 잡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하다가 '내가 기대한 건 이게 아닌데...', '이걸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닌데...'라는 의문과 마주할 때마다 새롭게 떠오른 질문이 있었다. 그럼 대체 뭘 기대하고 시작한 거지? 마음에게 그렇게 묻고 나니 지금의 내 상태가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로 명확한 목표, 구체적인 이미지 없이 그저 좋을 것 같다, 괜찮지 않을까 하는 느낌에 기대 걸어왔다. 학교라는 나름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다. 적당한 자유와 적당한 보호 속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나름대로 즐기면서 해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졸업 이후였다. 완전한 자유와 그만큼 큰 책임, 그리고 채 나를 자유롭게 풀어주지 못하고 있는 내 무의식까지. 나는 어떤 사람안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없던 나는, 어느새 망망대해에 나침반 없이 떠있는 조각배가 되어 큰 파도가 칠 때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던 거다. 꼭 인간관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느끼기에 내 지난 3년의 삶이 그랬다.





마음이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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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 싫은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말들


원제 : いつも誰かに振り回されるが一瞬で変わる方法

지은이 : 오시마 노부요리

옮긴이 : 황국영

2018년 11월 20일 / 윌북




열등감이 있으면 중심을 잃고 휘둘린다, 타인의 열등감에 지배되고 있을 뿐...

 
나는 오시마 노부요리 박사님이 이 책을 쓰면서 도와주고 싶었던 세상의 수많은 '보통 사람'중 하나다. 오시마 박사님의 상담실을 두드릴 정도로 심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도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태도에 신경쓰고, 상처도 받고, 미움받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 가장 큰 문제는, 지배당하는 만큼 지배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강하기만 한 사람도 누구에게나 약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구박데기인 사람이 가정에서는 폭력적인 가장일 수도 있고, 반대로 가정에서 소외되는 가장이 직장에서는 가장 고약한 상사일 수 있다. 이런 극단적인 예시를 제하더라도, 불이 나무를 태우고, 나무는 땅을 파고들며, 모래가 쌓여 물길을 막아서고, 물이 불길을 잡듯 모든 관계는 돌고 돈다. 지배하는 사람도, 지배당하는 사람도, 결국 모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마음은 진실을 알고 있다.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사람은 인간관계에서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 나는, 인간관계 뿐만이 아니라 일과 나와의 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수없이 흔들리고 넘어졌다. 책 소개를 읽으며 인간관계에 대한 예시들에도 공감했지만, 무엇보다 나는 내 마음과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간절히 원했다. 문화초대를 받으며 설레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만큼 나를 초대한 책이 들려줄 이야기에 목이 말랐던 경험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감상이 수시로 변했다. 격하게 공감했다가, 너무 찔려서 불편했다가, 이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흥미가 떨어졌다가. 그리고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느낀 건 아, 그래, 맞아.


하지만 간단하게 본래의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음아!'라는 마법의 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마음아!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하고 진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그러면 '당연히 도와줘야지!' 하는 대답이나 '난 항상 널 돕고 있는걸!'이라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마음'이며, 뇌 네트워크에게 간섭받지 않는 진짜 자신의 대답입니다.


문학에서는 <연금술사>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라고. 마음은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말을 걸어오지만, 머리가 마음의 소리들을 무시하고, 진짜 원하는 일 대신 다른 일들을 할 때마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 능력이 사라진다고. 어쩌면 오시마 박사님이 지은 이 책은, 그 잃어버린 능력을 되찾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부터 나를 위해 소리 내고 있었을 내 마음의 외침을 알아듣는 방법.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이 내가 기대했던 명쾌한 해답은 아닐수도 있다. 실은 원래 알고 있었지만 모른체 해왔던 걸 다시 한 번 짚어준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찾고 있던 답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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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공들이고 견뎌낸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슬픔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기쁨이 된다

-호메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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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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