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글 입력 2018.12.1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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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일감을 줄였는데도 이상하게 하루하루가 바쁘다. 아마도 새 집에서 공간을 꾸리는 일이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일까? 새 공간을 하나둘 채워나갈수록, 이상하게 내 마음도 하나둘 무언가로 채워가는 느낌이다.지난 가을, 격하게 일감이 몰려 여유 없이 보낸 후로 요즘에는 부쩍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자발적인 외로움의 선언이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지쳐서이기도 하거니와 ‘나’를 대면하고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었으니 올 12월은 아무래도 휴식 모드로 마무리할 것만 같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는 '싫은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말들'란  부제를 단 심리학 에세이다. 25년간 7만여 명의 사람들의 심리상담을 해 온 전문가 오시나 노부요리가 쓴 책이다. 노오란 표지는 마치 요즘의  나를 바라보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가시 돋힌 선인장에 물을 주는 한 여자. 가시 돋힌 마음에 정성스레 돌보는 그림처럼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 관계에 대한 메커니즘과 해결책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어렵지 않게 풀어 놓았다. -Preview 중-



책 제목처럼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두었다. 싫은 사람에게서 가급적 멀어져 심리적 장애물을 없애고, 조금은 느슨하게 나를 마주하니 예전 맘고생을 하던 때가 노래가사속 흐려진 기억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지난 일년을 돌아보니 부단히 살아온 삶의 결과에 얼룩이 진 걸 남의 탓으로 돌리기가 일쑤였었다. 누구나가 사람 사이에서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며 살아갈텐데, 이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면 (그 사람의 말투나 특유의 행동패턴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닮고 있는 나를 보면, 기분이 묘했다. 아니 왜 그토록 닮지 말아야 할 구석들을 따라하고 있을까? 자책할 날이 잦았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는 이렇게 책망하는 자신을 달래고 처방전을 내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언제나 나보다 남부터 생각해요’, ‘늘 예민하고 긴장된 상태로 생활해요’, ‘열등감이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요’, ‘불편한 사람이 주변에 많은 것 같아요’, ‘마음이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로 나누어 혜안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소제목부터 나를 위한 맞춤형 질문인 것 같다면, 좀 더 자세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선 저자는 상대를 비난하는 순간, 인격이 점령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컫는다. ‘도대체 이 사람은 왜!’라는 생각으로 상대의 기분을 가늠하다 보면, 그 사람에게 빙의해 더 큰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말에 상처 받는 이유는 바로 타인의 시선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그래서 묻고 싶었다. 중심을 나에게 두고 있는지  타인에게 두고 있는지. 중요한 건 지금 당신의 시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라는 것.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은  마음의 중심을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두라는 전문가의 일침도 담겨 있다. 타인의 감정과 언행에 휘둘려 상처 받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바라볼 것. 그렇다고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자존감 낮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감정과 상태를 유연하게 바라볼 시간을 갖자는  말이다. -prevew 중-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상대방이 나를 전혀 가늠하지 않아도 내가 그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숱하게 상대방을 떠올리곤 한다. 이 때가 바로 우리가 이미 인격이 점령되었다고 해도 광언이 아니다. 상대방의 모순된 점을 닮아갈 때,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삐뚤게 바라보게 된다. 이럴 때 처방전은 바로 좀 더 멀리 떨어지고, 연락을 하지 않는 법. 물론 그 상대방이 직장에서 혹은 일상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한다면, 나의 중요한 일상에서 순위를 두지 말고 의도적으로 멀리 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물론 이 연습은 단번에 쉽게 성공하지는 못하겠지만, 시작이 반임을 잊지 말자)


저자는 ‘개미의 2:6:2 법칙’을 인간 사회에서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개미의 뇌는 LAN 같은 네트워크처럼 조직이 형성되어 100마리 중 20마리는 열심히 일을 하고, 60마리는 일을 하는 척, 나머지 20마리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어떠한 계층에서든 지배를 하고, 지배를 받는 입장이 생긴다는 점이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는 2:6:2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이 문구를 읽고 나자, 지금까지 숱하게 고민했던 나의 고민들이 ‘이래서였군!’이란 생각으로 점철되었다.


노동하는 개미 20% 군단처럼, 사람들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데 바로, 거만한 사람에게 끌리고, 상대 기분의 눈치를 보고,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늘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렵고, 갑을의 연애를 하고 있다면, 자신이 20%의 일하는 개미처럼 살고 있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보자. 특히, 이러한 성향을 어릴 적 육아태도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다. 이미 형성된 나의 가치관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나 고민인가? 그래도 해답은 있다. 저자는 그 실마리를 아래처럼 제시하였다.



당당한 사람을 철저하게 흉내 내자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는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부터 해방된다

중심은 언제나 나에게 둔다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인데, 바로 롤모델 혹은 닮고 싶은 사람을 흉내내 보자는 것이다. 또한 있는 가식적이고 인위적인 내 모습이 아닌, 누구의 시선에도 좌지우지하지 않는 나를 바라보는 것, 인정받기보다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어떠한 말이든 나를 중심을 두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런 실천만으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요즘 나는, 예전만큼 대외모임을 자주 가지 않는다. 일명 인맥, 네트워킹의 중요도가 나 자신을 앞지르던 때, 무엇이 우선 순위인지 가늠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나를 생각해보는 연말을 보내기로 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거친 풍랑을 해쳐 나가는 새처럼, 어쩌면 홀로서기는 오로니 내 몫임을 일깨우게 해 주었다. 이 겨울밤, 학창시절 독서실에서 공부하며 외웠던 ‘서정윤의 홀로서기’ 시가 생각나는 밤이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에 고마움을 담아 서평을 마무리 한다.



나는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품을 또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이번에는>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닳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 홀로서기 5, 서정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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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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