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어댑터]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타지세계

쉐이프 오브 워터와 판의 미로
글 입력 2018.1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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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유진아

BGM : shape of water



'호빗: 뜻밖의 여정', '장화 신은 고양이', '가디언즈', '쿵푸 팬더 2' 등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영화제목들입니다. 사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국내에서 '기예르모 델 토로 창작노트'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고 각종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판타지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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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1964년 멕시코에서 태어나 1993년 '크로노스'라는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비평가 상을 받으며 데뷔하여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로는 '퍼시픽 림 : 업라이징'을 마지막으로 다른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감독 겸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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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유진아



그의 유명하고 좋은 작품 중에서도 올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최다 수상했던 '세이프 오브 워터'와 2006년 칸 영화제에 진출, 2007년 아카데미 상 3개 부문을 수상한 '판의 미로'를 대표적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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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아주 먼 옛날, 인간들은 모르던 지하왕국, 행복과 평화로 가득 찬 환상의 세계에 공주가 있었다. 햇빛과 푸른 하늘이 그리웠던 공주는 인간 세계로의 문을 열고 만다. 하지만 너무나 눈 부신 햇살에 공주는 기억을 잃은 채로 죽어갔다.


꿈 많은 소녀, 오필리아는 만삭인 엄마와 함께 군인인 새아버지의 부대 저택으로 이사를 한다. 하지만 자신을 못 마땅해 하는 냉혹한 새아버지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데다, 신비한 숲으로 둘러싸인 저택의 이상한 분위기에 잠을 못 이루던 오필리아에게 요정이 나타난다. 신비로운 모습에 이끌린 오필리아는 요정을 따라 미로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판이라는 기괴한 요정을 만난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그녀가 지하왕국의 공주였으나 인간세계로 나왔다 돌아가지 못하고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다시 공주로 돌아가려는 방법으로 세 가지 임무를 제안한다.


오필리아에게 판이 알려준 세 가지 임무는 용기와 인내와 희생에 관한 불가능한 모험들. 오필리아는 백지에 임무의 힌트가 그려지는 마법 동화책과 어디든 그리는 대로 문이 생기는 마법 분필, 그리고 충실한 안내자인 요정들의 도움을 받아 임무를 해결해 나간다. 과연 오필리아는 행복과 평화만이 존재하는 지하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세이프 오브 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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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 엘라 이자(샐 리 호킨스)의 곁에는 수다스럽지만 믿음직한 동료 젤 다(옥타비아 스펜서)와 서로를 보살펴주는 가난한 이웃집 화가 자일스(리처드 젱킨스)가 있다. 어느 날 실험실에 온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오고, 엘르이자는 신비로운 그에게 이끌려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음악을 함께 들으며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목격한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는 그 생명체에게 지능 및 공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그를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한다.


이에 엘르이자는 그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두 영화를 살펴보자면 역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를 구현해내고 단순히 판타지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속에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인물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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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영화 '판의 미로' 같은 경우에는 1936년 스페인 내전 후 1939년 반란군의 승리로 파시즘 정권의 에스파냐 독재자 프랑코의 독재가 시작되었고, 공화파에 대한 숙청이 진행되고 있었을 때 당시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멕시코가 스페인 공화국이 망한 이후 공화당 망명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멕시코 출신이다 보니 영향을 받았던 걸까요?


'판의 미로'에서는 주인공 소녀 '오필리아'와 그의 어머니 카르멘, 새아버지인 비달 대위와 배달 대위 부대에서 일하는 여성 메르세데스와 배달 대위에서 의사로 일하지만, 반란군을 돕는 의사 페레이로 박사 그리고 오필리아에게 지하왕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요정인 핀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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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의 요정 '판'



'세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여주인공 연구기지의 청소부인 엘라이자와 사랑에 빠지는 반인 반어의 괴생명체, 그리고 엘라 이자의 친구이자 같은 청소부인 젤다, 엘라이자의 이웃집 화가 자일스, 연구센터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와 괴생명체를 연구하는 호프스테틀러박사가 주요 등장인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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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오브 워터'


이 두 영화는 다른 영화 같으면서도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그 당시 사람들의 대표적인 유형을 보여주고, 역사적인 의미를 넘어 가치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물의 행동과 대사로 미루어볼 때, '판의 미로'에서의 비달 대위와 '세이프 오브 워터'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는 둘 다 파시즘 정권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거나 적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폭력적이고 잔인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순종적이길 바라고 가족을 진정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둘 다 영화의 악역으로 나타나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는 등장인물들입니다. '판의 미로'의 페레로이 박사와 '세이프 오브 워터'의 호프스테틀러 박사도 악역의 옆에 있으면서 선한 마음은 버리지 않고, 결국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부분에서는 공통점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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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비달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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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오브 워터' 스트릭랜드와 호프스테틀러 박사



두 영화 전체적인 역사관점으로 바라보았을 때 모두 파시즘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판의 미로'에서 반란군과 비달 대위의 부대와의 액션 장면을 통해 더 직접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판의 미로' 속 오필리아가 지하왕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하나둘 수행하는 장면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의 폭력적인 모습과 평화를 지키려는 모습, 그 사이의 희생을 타내며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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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오브 워터' 엘라이자와 자일스



세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더 큰 관점으로 '소수자의 이야기'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젊은 여성일 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말을 못하고, 수화로 대화하는 중년여성의 청소부인 엘라이자 중심으로 그녀의 친구이자 조력자인 젤다도 흑인 여성이며, 반인반어인 괴생명체 남주인공, 이웃집 화가 자일스는 나이가 많고 가난한 게이로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 속 그들도 지극히 평범하게 살았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즐거움을 추구했으며 사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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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오브 워터'


영화 제목인 '세이프 오버 물'가 부제로 물의 모양이 아닌 왜 사랑의 모양인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의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물의 모양도 정해져 있지 않듯, 사랑이라는 모양도 꼭 남녀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모양의 사랑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기예르모 델 토로가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판의 미로'에서도 오필리아의 동생에 대한 사랑, 적의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구한 메르세데스의 인간애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자신을 이민자로 소개하며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은 국경을 없앤다는 점과 자신은 이렇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는 국적, 성별, 나이를 초월한 전 세계적인 관점으로 사랑을 표현해내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영화들은 판타지영화이면서도 '어른 동화', '잔혹 동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기괴하고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색채와 무게감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위험 혹은 희생으로 인해 한 줄기의 희망을 비추어 독자들이 행복한 끝을 바라게 됩니다.


그의 영화 속 장면들은 잔인한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합니다.'판의 미로'에서는 비달 대위가 메르세데스에게 공격당해 스스로 찢어진 뺨을 꿰매는 장면이나 '세이프 오브 워터'에서 스트릭랜드가 괴생명체에 공격당해 손가락이 잘린 장면, 그리고 그것을 여주인공이 주운 장면 같은 경우 사실적 연출로 인해 잔인하고 징그럽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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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손바닥 괴물



또한, 동화 같은 설정과 전개가 이어나가지만, 주인공이거나 주인공만큼의 큰 비중이 있는 역할들의 모습도 기괴합니다. 영화 '판의 미로'속 요정 '판'과 손바닥에 눈이 부어있는 '괴물'의 모습이나 '세이프 오브 워터'의 반인 반어의 괴생명체의 모습은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요정, 괴물의 모습과 생명체입니다. 감독은 요정은 귀엽고 아담한 것이다, 남주인공은 잘생기고 훤칠해야 한다는 관객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어떠한 모습이든지 영화 줄거리와 역할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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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존스 배우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리자면, 앞서 말씀드린 요정 '판'과 '손바닥 괴물', '괴생명체'의 역할을 맡은 배우는 '덕 존스'라는 동일 배우입니다.


그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중에서 6번이나 출현하였으나 특수분장으로 인해 모두가 알면서도 알아보지 못하는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감독은 그에게 한 국내 인터뷰에서도 '무겁고 고문당하는 감각을 느끼게 하는 특수분장을 하면서도 생명력 있게 연기하는 특별한 배우'라고 언급한 적 있습니다. 그는 이제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장편 중지 애니메이션인 영화 '피노키오'를 제작 중입니다.


감독은 나무에서 진짜 인간이 되는 이 소년의 이야기를 나만의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 그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한다"고 앞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고전 명작 '피노키오'를 기예르모 델 토로의 방식으로 어떻게 새롭게, 새롭게 태어날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유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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