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저널리즘과 예술의 경계, AP사진전. [전시]

글 입력 2018.12.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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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사진전
AP Photo Exhibition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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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C.비얼, [신념과 신뢰]

Scripps Howard News Service



가장 좋아하는 퓰리처상 사진 부문 수상작이다. 전공시간에 퓰리처상에 대해서 접한 후,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모두 찾아본 적이 있다.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모였는지, 1958년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어떤 기사와 함께 이 사진이 보도됐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이 사진을 접했다. 그저 경찰관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의 눈빛, 또 아이에게 허리를 숙이며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듯한 경찰관의 모습에서 무언가 이상한 감정을 느꼈을 뿐이다. 아이의 순수한 눈빛과 그것을 지켜주려는 어른의 모습은, 사건과 배경을 지우고 ‘감정’만을 남겼다.


보도사진은 허구가 아닌 실제를 담는다. 이 사진을 통해 너무 사실적이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보도사진이 갖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했던 것 같다. 허구가 아닌 사실이기에, 누군가의 의도로 설정된 장면이 아닌 현실의 순간의 찰나이기에, 보도사진에서만 더욱 느낄 수 있는 생생함과 진실함, 그리고 그 뒤의 ‘감정’이 있다.




저널리즘과 예술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크게는 어떤 저널리즘을 지향해야 하는가, 또 작게는 어떤 기사를 써야 하는가, 어떤 기자정신을 가져야 하는가 등 참 많은 주제를 배웠다. 국가 기관도 아닌, 그렇다고 완전한 사기업으로서 이익만을 추구해서도 안 되는 언론을 비롯한 보도기관. 이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들이 낸 목소리는 때로는 세상을 바꾸기도 했지만, 때로는 권력과의 유착관계로 어두운 현실을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공부하면 할수록 어떤 저널리즘이 최선인지, 또 보도하는 사람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린 나의 결론은, 언론은 결국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이 사회에서 사는 시민들이 한 번쯤 생각해야 할 만한 담론들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쳐 용기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당대를 살아가는 사건, 즉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저널리즘이다.


때문에 저널리즘은 문학, 그림 등 다른 예술 장르들과 분명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 그 형태와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지만, 결국 인간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다루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점에서는 맥을 같이한다. 나는 퓰리처상의 수상작들을 보면서, 저널리즘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여기, 저널리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멋진 전시가 있다.




AP 사진전



이번 전시는 AP통신사의 주요 사진작품 중 2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다. AP통신사는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로 1846년 뉴욕의 6개 신문사가 유럽에 관한 정보를 공동취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현재 수천 개의 신문사, 방송사, 온라인 매체 등에 문자, 사진, 그래픽, 음성, 영상 형태의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0개 이상의 지국에서 3,7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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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의 포스터 속 보도사진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강렬한 보랏빛의 색채가 인상적이다. 자칫 건조해 보이는 보도사진의 편견을 부수고 인간의 숨결로 누구보다 깊게 파고들었던 카메라의 호흡들을 보이고자 하는 이 전시의 목표가 느껴진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한 취재를 통해 뉴스를 만들어내는 AP 통신사의 사진은 그 자체로 역사의 산실이자 인류의 자산이다. 이념, 역사, 정치의 틀에서 보도사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감정’에 집중하면서 이 전시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당시의 순간들을 담아낸 카메라의 온도를 느끼며, 객관적이고 건조한 ‘보도’도, 작가에 의해 탄생한 온전한 예술 장르의 ‘사진’도 아닌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로서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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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버스 / North Korea Daily Life
Vincent Yu / 2014년
2014년 2월 16일 일요일, 북한 평양에서
한 여성이 버스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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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녘 교차로 / North Korea Daily Life
Dita Alangkara / 2016년
2016년 8월 25일 목요일, 북한 평양에서

해질녘에 교통경찰이 교차로에서

차량 이동을 지시하고 있다.



많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건넬 수 있는 것이 사진의 힘이다. 이번 전시의 특별전 ‘북한전: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무척 기대된다. 흔히 ‘북한’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고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북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한다. 북한전을 비롯한 AP 통신이 그동안 모아 왔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함께해보자.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주최

동아일보사, ㈜메이크로드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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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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