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평화를 말하는 사람, 존 레논

이매진 존 레논 展 리뷰
글 입력 2018.12.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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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존 레논 展

평화를 말하는 사람, 존 레논




존 레논이라는 사람을 기억하는 전시



예술의전당에 들어가기 무섭게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주말이어서 그런지 다들 오랜만에 가족과 문화생활을 하러 온 걸까. 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때 온 적은 처음이었다. 2018년 12월,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전시회는 두 전시가 있었다. (이매진 존 레논 展,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 연말 분위기에 가족과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전시이다.


전시는 들어가자마자 존 레논의 죽음부터 시작한다. 비틀즈라는 밴드의 리더로서, 존 레논이라는 가수로서 세상에 수많은 명곡을 남기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의 삶의 끝은 왜 41세 젊은 나이에, “광팬의 암살”이라는 안타까운 결말로 끝나야 했을까. 그의 사망 38주기,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관람을 이어나간 전시였다.


이 전시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죽음과 삶, 그의 비틀즈 시절부터 솔로 시절, 그의 부인 오코 오노에 대한 무지막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평화운동가로서 세상에 외쳤던 메세지, 심지어는 그의 그림 실력까지. 그저 뮤지션이 아닌 존 레논이란 사람을 알아가는 전시회였다.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최대 규모라는 전시에 걸맞게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감상할 수 있었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그가 음악을 통해 이룬 행적, 부인에 대한 무지막지한 사랑보다 세상에 평화를 외친 존 레논을 주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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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헌정된 Strawberry fields.

센트럴 파크에 헌정되어있다.




존 레논의 '평화'



평화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사람들끼리 피 튀기는 분쟁이 일어나고 있고, 지금도 어디서는 우리의 욕심 때문에 누군가 무고하게 아픔을 겪고 있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평화를 찾아보기 힘든 사건·사고를 알린다. 평화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세상에 외치기 위해서는 굳은 결단을 해야 하고, 심지어는 누군가와 맞서 싸워야 할 때도 있다.


전시회에서는 당당히 평화를 외쳤던 존 레논의 여러 행적을 살펴볼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나고 여러 나라에서의 내전이 일어났던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았던 존 레논은 평화를 말하면 국가의 제재를 받았던 상황에서도 평화를 더욱 당당히 외친다. 전시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아주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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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즘

‘이것은 편견 없는 완전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라고 정의한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가방 퍼포먼스. 안이 보이지 않는 가방 속으로 들어가 인종, 성별, 나이, 외모 등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차별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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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피아

국경도 없고 땅도 없고 오직 사람만 있는 뉴토피아. 존 레논은 이런 뉴토피아를 노래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했다. 이 뉴토피아에는 재미있는 일화도 많은데, 한 기자회견에서 존 레논 부부는 흰 티슈를 들고 뉴토피아 국기를 흔들었다. 또한 6초 동안의 침묵이 흐르는 뉴토피아 국가를 만들기도 했으며, 유엔에 뉴토피아를 회원국으로 가입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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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전시 명이기도 하고, 누구든 한 번쯤은 이 익숙한 멜로디를 들어보았을 존 레논의 노래이다. 위에서 말한 존 레논이 뉴토피아를 노래한 대표적인 노래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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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존 레논의 전쟁 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전쟁 블랙 코미디 영화. 전쟁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 존 레논이 직접 출연하였다.





존 레논이 나한테 말했다. 너에게 평화란..



그에 대한 아름답고 화려한 어느 이야기보다도 평화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존 레논의 전시회를 보는 내내 흐릿흐릿하게 머릿 속에 생각나는 것들이 있었다.



이 세상의 갈등과 전쟁과 무력,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무고한 피해자, 그리고 자신의 몸을 바치며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


분단국가의 아픈 상처를 남긴 6.25 전쟁 그저 북쪽, 남쪽에 살았던 한민족이었지만 서로 혐오하고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우리나라의 남북통일을 바라는 사람들.



평화를 위해 분투하는 것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나는 지금 편안하다고, 그 아픈 것들을 겪지 않았다고,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봐요.

날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난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간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널리 알려진 존 레논의 평화를 말하는 노래 ‘ imagine’ 의 가사이다. 듣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전시회를 보기전에 처음으로 제대로 접한 노래였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보라는 가사에 상상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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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개봉한 영화,
보는 내내 '평화'라는 키워드가
마음 속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 것은 요즘들어서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그 아픔을 겨우, 겨우라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아프고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폭력이 지금도 어느 나라에선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고통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이 더는 일어나질 않길 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평화에 대해서 말하려니 어려움이 느껴진다. 내 행동을 크게 바꿔야 할 것 같고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할 것 같다.




전쟁은 끝나요, 당신이 원한다면.



내가 평화에 대해서 말하려는 것에 겁이 나는 이유는 ‘나 한명 정도는 외면해도 되겠지, 신경 안 써도 되겠지.’ 라는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내 안의 생각이 마음가짐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1969년, 존레논과 요코 부부는 이런 마음을 가진 나를 크게 저격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WAR IS OVER

IF YOU WANT IT

Happy Christmas from John&Yoko


전쟁은 끝나요,

당신이 원한다면.

행복한 성탄절 보내세요.

존과 요코으로부터



존 레논 부부는 이 캠페인을 통해 누구도 전쟁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세상에 평화를 바라기보다 ‘나’부터 평화를 위한 마음가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해준다. 이 문구의 메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평화를 바란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아무도 전쟁 중에 가족과 헤어지고 싶고, 이루고 싶던 꿈을 포기하고 싶고, 집을 잃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래오래 살아서, 자신이 가진 재능과 영향력을 통해 끝까지 평화를 외치고 싶었다는 존 레논은 안타깝게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지만, 그의 영향력은 아직도 우리에게 크게 미치고 있다. 존 레논에겐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그의 노래는 imagine 한 곡 밖에 잘 모르겠다. 나에게 존 레논은 당당히 세상에 평화를 외쳤던, 전시 명처럼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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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존 레논展
- Imagine_John Lennon -


일자 : 2018.12.06 ~ 2019.03.10

시간
11:00~19:00 (18:00 입장마감)
매월 마지막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3, 4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주최
㈜문화방송MBC
㈜한솔비비케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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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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