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썬샤인의 후예들

글 입력 2018.12.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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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은 세계를 꿈꾸고, 
그 세계를 위해 싸우는 
전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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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똑 똑똑, 똑 똑 똑.” 길게 두 번, 짧게 두 번 그리고 다시 길게 세 번.
노크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곳에서 보내는 이 ‘신호’는 마치 “시대는 달라졌어도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는 오늘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를 지적하며 경종을 울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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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의 콤비, 김은성과 부새롬은 지난 서울시극단의 <그 개>에 이어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썬샤인의 전사들>로 다시 만났습니다.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은 2016년 9월 두산아트센터에서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작으로 초연했었는데요, 당시 객석점유율 96.1%를 기록하며 객석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7’과 ‘차범석희곡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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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주인공 한승우의 소설 쓰기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시간적으로는 약 70년간을, 공간적으로는 한반도 전체와 중국까지 포함하는 방대한 규모의 역사를 녹여내고 있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한 소년병의 전장일기를 모티브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이들, 나무상자에 갇혀있는 전쟁고아 순이, 제주도 동굴 속에서 잠든 어린 해녀 명이, 만주 위안소의 식모 막이, 작가가 꿈이던 카투사 소년병 선호와 화가가 되고 싶던 조선족 중공군 호룡, 시를 쓰는 인민군 군의관 시자의 이야기가 승우의 소설로 펼쳐집니다.

이처럼 한국 근현대사의 수많은 사건과 문제를 담아내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상처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록으로 남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기억하고 되찾아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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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구의 책임인 것일까요? 김은성 작가는 "현대사를 보면 가해자들도 피해자들이었다. 자신이 끔찍한 피해자이다 보니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쉽게 비판이나 비난을 하자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겪었고 아직도 겪고 있는 비극을 제대로 보자는 것"이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의 제목은 무대 속 주인공의 딸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데요, 원래 제목은 '작가들' 이었으나 작가의 역할이 어둡고 그늘지고 고통스러운 곳에서도 밝은 세계를 꿈꾸고, 그 세계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볼 때  '작가들'의 다른 이름이 `썬샤인의 전사들`이라는 생각에 재탄생한 제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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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달라졌어도 어쩌면 달라진 게 없는 오늘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를 지적하는 듯 보는 내내 먹먹했고 배우들의 무대인사 후에도 바로 일어서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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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듯이 우리가 빠르게 잃어가고 있는 그래서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되어야 할 가치가 정의임을 소리없이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 정의라는 것은 그저 오늘을 참되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시간의 축적값임을~~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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