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타샤의 계절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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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뭐에요?
요리를 전혀 못한다. 제일 잘 하는 건 반숙 계란 삶기. 이상하게도 계란이 알맞게 설익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낸다. 그래서 일주일에도 두세번씩 계란을 삶는다. 유일하게 잘 하는 게 그거라서. 부모님과 함께 내가 삶은 계란을 함께 먹고 있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최근에는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도 터득했다. 항상 나의 라면은 물은 한강이요, 면발은 도가 지나치게 꼬들거리거나 이미 땡땡 불어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래서 분식집 라면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집에서도 맛있는 라면을 먹고 싶은 서러움에 계량기로 물양을 조절하고, 불 세기도 조절해가면서 라면 끓이기 맹연습에 돌입했다. 그제서야 겨우 터득한 라면맛은 최고였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소확행타샤의 계절을 읽고 있자니 의식의 흐름처럼 반숙 계란과 라면이 생각났다. 왜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겐 그게 요즘의 소확행이었다. 라면에 자신감을 얻어서 온갖 재료를 넣고 카레도 만들고, 떡볶이도 만들고, 샐러드도 만들며 조금씩 요리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즐거움, 분명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할머니, 엄마가 저만할 때는 어땠어요?<타샤의 계절>은 매월 각기 다른 요리와 각기 다른 축제를 즐기며 살아가는 타샤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제는 할머니가 된 타샤에게 손녀는 엄마가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해달라며 귀여운 질문을 던진다. 뜨개질을 하고 있던 타샤는 손녀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루하루가 모두 소중하니까
1월부터 12월까지, 새해 첫 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매달 축제를 즐기는 타샤의 가족은 행복이 넘친다. 특별한 날을 기념할 선물을 만들고, 요리를 만들며 함께의 참의미를 배운다. 매달 축제를 한다고 해서 마냥 거창한 행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절에는 한해동안 수고했다는 의미로 아이들과 함께 지낸 인형들을 위한 축제를 하기도 하고,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다 함께 모여 모닥불을 피우는 것. 타샤 가족에게 축제란 하루하루를 모두소중히 여기며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과 같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화작가답게 그녀의 책은 아기자기한 삽화가 먼저 눈길을 끈다. 어떻게 보면 화풍이 오래 됐다고 느껴지는데 그래서 더욱 정감 있게 느껴진다. 그녀의 따스한 글과 정감있는 그림을 마주하고 있는 나른한 오후, 문득 나도 축제를 벌이고 싶어졌다. 거창하진 않지만 온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축제. 새해 첫날, 오늘은 가족끼리 행복을 느낄 일상 속 축제를 기획하며 보내고 싶어졌다.
타샤의 계절- A Time to Keep -원제 : A Time to Keep지은이타샤 튜더옮긴이 : 공경희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분야외국에세이그림 에세이규격153*200 반양장쪽 수 : 144쪽발행일2018년 12월 20일정가 : 12,800원ISBN979-11-5581-201-3 (03800)[유다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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