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행복, 미리 짚어보기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글 입력 2019.01.0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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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미리 짚어보기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Preview 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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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부암동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등 가까운 곳에 미술관이 많고, 화가를 꿈꾸셨던 어머니와 함께 이곳 저곳 다녀본 기억이 많아서 미술 전시회라고 하면 어딘가 모르게 발걸음을 옮기고싶다. 그 전시회에서 화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그림을 그릴까, 나는 작품을 볼 때 항상 이 부분이 궁금했다. 그리고는 그가 캔버스에 만들어 놓은 세계에 들어가 붓터치 하나와 색감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화가의 마음을 읽어본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다른 어떤 예술보다도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그림에 나타난 생각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나에게 와닿는 생각들은 내 머릿속에서 또다른 생각을 만들어 내 세계에 자리 잡고 오랜시간을 함께 한다.


유난히도 추운 이번 겨울에 예술의전당에서 3월 말까지 전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에바 알머슨 전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전시회 정보를 훑어보던 중 문득 '행복'을 작품에 옮겨놓은 사람은 행복한 마음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어디선가 한번 본듯한 익숙한 캐릭터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슬퍼보인다는 생각이 든 건 왜일까, 나는 그 표정이 궁금해 직접 전시회장을 찾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에바 알머슨은 스페인 출신 화가로 미술에서 쉽게 다루기 힘든 '행복'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초기작부터 시작해 서울을 담은 최근작까지 150여 편을 담았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일러스트체의 그림에, 순수한 표정의 사람들은 그냥 가볍게 관람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안겨 준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을 가볍게 다녀온다는 건 어쩐지 예술에 대한 가벼운 마음같아서 전시회를 보러가기 전에 천천히, 그리고 조금은 깊게 먼저 에바 알머슨의 생각을, 행복을 미리 짚어보기로 했다.




대표작



full of flowers.jpg▲ 만개한 꽃(Full of flowers) 



‘만개한 꽃’ 작품은 에바 알머슨의 그림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익숙한 그림이다. 옷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퍼져 나간 다채로운 색감의 꽃은 그녀의 생각들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 하다. 그리고 그림 속의 그녀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눈을 마주보자.


컴퓨터 화면이지만 집중하고 그녀의 눈을 마주보고 있으면 주변시로 보이는 그 꽃들의 색감은 꽃 하나 하나를 볼 때보다 더 전체적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실은 저 꽃들은 하나하나 각각 의미가 있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큰 하나를 구성하는 것들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아니면 추억들. 지나고나면 다 의미가 있을 것 같은 그런 기억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듯 나를 이루는 꽃에는 행복한 꽃도, 슬픈 꽃도 있을 것이다. 아마 처음에 내가 이 그림을 보고 슬퍼보인다고 느꼈던 이유는, 그 슬픈 기억을 먼저 봤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사람은 그렇게 꽃과 같은 추억으로, 결국에 우리를 웃음짓게 만들 만개한 꽃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haenyeo.jpg▲ 엄마는 해녀입니다. (Mom is Haenyeo.)



에바 알머슨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해녀를 소재로 삼은 그림은 우리나라 작가들에게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전시장에서는 그녀가 제주 해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얻은 영감으로 그려진 작품들을 원작과 함께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제주도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그림이다.


언젠가 제주도에서 가봤던 '해녀의 집'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들에게 바다는 삶의 현장이자 일터이자, 사랑하는 자식들을 키우던 공간이었다. 이 그림에서 엄마가 아이를 사랑스럽게 안아주는 모습은 바다가 흔히 주는 차가운 이미지보다는 따뜻한 모성애를 연상시킨다.


에바 알머슨은 바다와 엄마, 내가 살아가는 그 공간을 아무런 의미 부여 없이 그저 담았다, 아름답게.



together.jpg▲ 함께(Together)



빌딩숲을 배경으로 한 흐릿한 배경 뒤로 두 여자가 손을 잡고 있다. 한 손에 꽃을 들고 맞잡은 두 손에는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Together’라는 제목에 도시라는 배경은 어쩐지 이 그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그리 가벼운 주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에바 알머슨이 그린 서울을 배경으로 한 ‘가족 초상화’도 도시를 배경으로 한 걸 보니 나는 빌딩숲과 도시가 갖고 있는 차가움이 따뜻하게 다가오게 느껴졌다.


다수의 공간, 익명의 공간, 팍팍한 공간으로 느껴졌던 그 흐릿한 배경의 도시가 함께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라는 것은 앞서 봤던 해녀 그림의 주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았다, 아름답게.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 Home by Eva Armisén -


일자 : 2018.12.07 ~ 2019.03.31

시간
11:00~19:00 (18:00 입장마감)

*
휴관일
12월31일(월) 1월28일(월)
2월25일(월) 3월25일(월)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6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주최
㈜디커뮤니케이션, CMAY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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