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에바의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 [전시]

글 입력 2019.01.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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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은 창작자의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한다. 글을 쓸 때마다 내 자신이 발가벗겨진다고 느끼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의 정신을 날 것 그대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시하는 행위가 글쓰기 그 자체이기 때문에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그러한 내밀한 나의 속마음을 누군가와 공유해서 그에 대한 공감을 얻고, 그것이 단지 나만의 생각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 또한 하나의 은밀한 즐거움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지속적으로 글을 써서 인터넷에 게시 해두는 것은 쉽게 말해 일부러 보이는 곳에 두는 일기장과 같은 것이다. 진정한 나를 보여 주면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것만 같아 애써 나를 포장하여 숨기고는 있지만 언젠가 그 속의 알맹이를 먼저 알아봐 주고 손 내밀어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창작이다.


그렇기에 나는 마냥 행복한 글을 쓰지 못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같은 대상을 묘사한다 하더라도 색을 선택하고, 그림의 구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는 어디서 온 지 모를 우울한 분위기를 덧붙이곤 한다. 나의 우울감의 원천에 대해서는 사실 나조차 설명할 길이 없다. 항상 나는 나의 선천적인 예민함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완전한 정답이 될 순 없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나는 그것이 그냥 나 자신의 타고난 성질 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사람의 생김 생김이 모두 다르듯, 그냥 나의 감수성 또한 남들과 다른 것이다.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 여기는 것은 모든 인간의 특성이므로 나는 그냥 나의 고민들이 단순한 자연의 법칙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므로 나의 창작물은 거대한 세계를 마주하고 느낀 나의 무력감에서 탄생된 것이다.


에바 알머슨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을 과거에 동화 속에서 본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주인공과 당연하게도 그런 주인공이 만들어 내는 행복한 결말. 동화 속 세상에서는 우울이라는 단어가 행복을 맞기 전 단계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쨌든 결국에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만이 이러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누구든 언젠가 불행을 겪을 것이라는 세계의 잔인한 법칙에도 불구하고 사람마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다르다. 우울과의 공생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나를 좀먹지 않게 계속 노력하는 나와 달리 에바 알머슨은 그 어떤 불행을 마주해도 결국 어떻게든 행복을 다시 되찾을 것이다. 그의 창작물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녀의 창작물은 행복감 그 자체이다. 그녀의 그림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 그녀 자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고, 그 행복이 넘치다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나누어 주고 싶을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창작물은 창작자의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하기에, 그녀의 행복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전시를 만든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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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 Home by Eva Armisén -


일자 : 2018.12.07 ~ 2019.03.31

시간
11:00~19:00 (18:00 입장마감)

*
휴관일
12월31일(월) 1월28일(월)
2월25일(월) 3월25일(월)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6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주최
㈜디커뮤니케이션, CMAY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서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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