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의 'The Music of The Night 2019' [공연예술]

두 배우에게 무한히 감사하다!
글 입력 2019.01.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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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하우스 어셔를 하면서였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등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의 작곡가 중 한명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마이클리와 라민카림루는 게스트로 참가하게 되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통해 브로드웨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마이클리와 30년이 넘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장 유명한 팬텀인 라민 카림루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탄생 70주년을 축하하기에 가장 적합한 게스트였다. 말이 콘서트지 사실상 무대만 다를 뿐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인 <오페라의 유령>의 내한공연과도 같았다. 마이클리는 그 공연에서 '라울'역을 리먼카림루는 '팬텀'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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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연은 지금까지 봐온 어느 작품보다 대단했다. 추락하는 샹들리에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무대 장치나 소품이 없이 진행된 공연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잊게 만들만큼 마이클리와 리먼 카림루의 연기와 넘버소화력은 완벽했다. 특히 '팬텀'역을 맡은 라민 카림루는 왜 그가 팬텀역을 맡은 수많은 브로드웨이의 배우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팬텀인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공연은 나에게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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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종문화회관에서 두달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라이센스 공연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이클리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음유시인인 '그랭구아르'를 연기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을 연기한 마이클리는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이었다면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마이클리는 자유분방하고 어딘가 가벼워 보이는 '그랭구아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달 동안 마이클리의 공연을 보면서 참 다양한 배역에 어울리는 배우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마이클리의 모습은 불과 한달 전 본 <오페라의 유령>의 라울과 완전히 달랐다. 영상을 통해 본 <미스 사이공>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속 마이클리 역시 앞선 두 작품과는 또다른 연기와 넘버소화력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두달간의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이 끝난 뒤 마이클리는 내게 가장 익숙한 뮤지컬 배우 중 한명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1월 5일부터 6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다시한번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를 만날 수 있었다. <Music of the Night 2019>에서 두 배우는 <오페라의 유령>을 포함한 다양한 뮤지컬 넘버와 함께 퀸의 음악 그리고 다양한 뮤지컬 영화 속 음악을 보여주었다. 사실 너무나도 많은 작품에 출연한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 였기에 유명한 몇개의 넘버와 가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소한 뮤지컬 넘버였다.


하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어쩌면 생소했기에 더 좋았던 것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생소했기에 머릿속에서 그 기억이 금방 휘발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불과 4시간 전에 끝난 두 배우의 공연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내 머릿속을 아직까지 떠도는 넘버들을 이곳에 정리해보고자한다.




1. 뮤지컬 <Love Never dies> - 'TIL I HEAR YOU SING'





<Music of the Night 2019>에서 라민 카림루는 마이클리와 함께 또는 단독으로 다양한 넘버를 소화했다. 하지만 역시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이 되었을 때 라민 카림루의 목소리는 다른 어떤 배우보다 대단한 몰입감을 주는 것 같다. 라민은 이 공연에서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이 되어 두개의 넘버를 보여주었는데 하나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인 'The Phantom of the Opera>였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TIL I HEAR YOU SING'이었다. 마이클리와 함께 부른 'The Phantom of the Opera'는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써 역시나 가장 큰 호응이 있던 곡이었고 라민 카림루 역시 이 곡에서 가장 자신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라민 카림루 단독으로 부른 'TIL I HEAR YOU SING'이 그에 못지 않게 참 좋았다. 사실 이 넘버는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가 아닌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의 속편으로 만든 뮤지컬 <LOVE NEVER DIES> 의 오프닝 넘버이다. 나로서는 처음듣는 넘버기도 하지만 가사도 영어로 되어있어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TIL I HEAR YOU SING'을 부르는 라민의 표정과 목소리는 누가봐도 '크리스틴'을 그리워하는 '팬텀'의 표정과 목소리였다. 그만큼 이 노래에서 라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참 먹먹하다.




2. 뮤지컬 <Waitress> - 'SHE USED TO BE MINE'





'SHE USED TO BE MINE'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마이클리로 시작한다. 어딘가 따뜻한 피아노 멜로디와 마이클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참 잘 어울리는 넘버였다. 오랜만에 뮤지컬 넘버 하나로 인해 그 작품 전체가 궁금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되었던 것 같다. 뮤지컬 <Waitress>는 원치않는 결혼을 하고 설상가상으로 원치않는 임신까지 한 웨이트리스 제나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리고 이 넘버는 남편에게 모아둔 돈을 모두 빼앗기고 좌절한 제나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부른다.
 

<Waitress>를 본 적은 없지만 여성 주인공인 제나의 노래를 남자배우인 마이클리가 부르는 것이 의아하기도 한편으론 조금 우습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다. 하지만 마이클리의 'SHE USED TO BE MINE'이 참 와닿았던 이유는 그 넘버가  마이클리의 이야기도 제나만의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SHE USED TO BE MINE'의 가사를 들여다보면 현재의 상황에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누군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객석에 있는 내가 될 수 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이 넘버를 듣다보면 담담하게 자신을 이야기하는 도입부 그리고 이내 감정이 폭발하게 되는 후반부는 매우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곡에 대입하게 만든다.




3.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GETHSEMANE'



 


마이클리의 'GETHSEMANE'는 내가 영상으로 수십번도 넘게 돌려봤을 정도로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는 곡이었다. 뮤지컬 음악으로서는 독특하게 록을 선택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마이클리는 2013년 이 작품에서 예수의 역할을 맡아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만큼 이 곡에서 마이클리는 '팬텀'이 되어 노래를 부르는 라민처럼 가장 몰입도 있는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다.


'GETHSEMANE'는 극 중 왜 자신이 죽어야하는지 하늘에 묻지만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예수를 보여준다. 뮤지컬 넘버 중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곡 중 하나이기 때문에 'GETSHEMANE'를 부르는 마이클리 역시 음정이 흔들리고 목소리가 조금 갈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이클리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이 넘버가 더 절박하게 느껴진다. 죽어야만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분노하고 절규하는 예수의 목소리는 음정이 딱 떨어지는 예쁜 목소리가 아닌 다소 거칠게 들리는 목소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넘버를 부르는 마이클리의 모습은 배역에 대한 완벽한 연구와 캐릭터에 대한 그만의 해석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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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다 끝난 뒤 세종문화회관을 떠나며 나에게 다시 한 번 좋은 기억을 만들어 준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에게 엄청난 고마움을 느꼈다. 뮤지컬 작품이 아닌 콘서트임에도 한 넘버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그 순간 완벽하게 배역에 몰입하여 연기하며 넘버를 소화해낸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두 배우 모두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가 뮤지컬 배우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일 것 같기도 하다. 2019년의 첫 공연을 마이클리와 라민 카림루의 목소리로 시작 할 수 있어 공연에 대해 글을 쓰는 이순간 마저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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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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