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으로 가득 한 <타샤의 계절>

글 입력 2019.01.0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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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니,

기쁨을 맘껏 누리길.


- 타샤 튜더


 

동화책이라 글이 많이 없지만 책을 다 읽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림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글을 하나하나 음미하다보니 어느새 10일이라는 시간이 흘러있었다.

 

“할머니, 엄마가 저만 할 때는 어땠어요?”


책의 이야기는 어린 손녀딸이 뜨개질은 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할머니는 자신의 손녀딸에게 1월부터 12월까지 이르는 1년에 이르는 이야기를 말해준다. 책의 작가인 타샤는 달력 속 기념일은 물론 한 해가 끝나는 날 모닥불 곁에서 춤추기, 염소 썰매 경주하기, 밸런타인데이에 참새 우편 보내기, 3월의 메이플 시럽 만들기, 딸의 생일날 케이크를 강물에 띄워 받기 등의 가족 행사를 벌였다. 이는 타샤가 창의적으로 생각해낸 소소한 의미들이며 타샤 가족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어 <타샤의 계절>이라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전통은 타샤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것들이며 이는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


타샤의 그림은 마치 하나의 풍속화와 같다. 그저 동화책을 만들기 위해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녀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을 뿐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이 그려져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그림은 무엇 하나 가벼이 넘겨볼 수가 없었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수채화, 자세히 볼수록 정감이 묻어나는 테두리 그림들, 향수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들, 타샤가 정원에서 실제로 가꾸던 꽃과 나무들, 정성껏 만들어낸 갖가지 축하 음식들, 늘 암송하던 멋진 시구와 언제나 타샤 곁을 지켜준 코기들, 그녀의 집과 가족들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 모든 것은 상상으로 그리지 않고 현실 속의 사물이나 사람을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에 더욱 감동이 크게 다가온다.



책의 첫인상은 ‘따뜻하다’였다.


그저 표지만 봤을 뿐인데도

따뜻함이 전해지며

이 책을 읽으면

왠지 행복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프리뷰를 작성할 때 적었던 말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책을 읽는 내내 따뜻했고, 행복으로 가득했으며, 몽글몽글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프리뷰를 작성할 당시 행복해질 것만 같은 이유를 작가의 ‘매일이 방학 같아야 한다는’는 마음으로 만들어낸 하루의 기쁨이 페이지마다 가득하기 때문이라 예상했다. 물론 이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또 다른 이유는 일을 잘 마쳤을 때의 만족감과 변해가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달이 바뀔 때마다 달의 이름 옆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리고 그 문구들은 12달이 가진 매력과 아름다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JANUARY - 1월은 눈을 데려와 우리의 손과 발을 빛나게 해주네. (마더 구스)

MARCH - 3월의 바람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수선화. (윌리엄 셰익스피어)

APRIL - 4월의 비는 5월의 꽃을 데려다주네. (마더 구스)

MAY - 그대를 환영하오, 아름답고 싱그러운 5월이여. (제프리 초서)

OCTOBER - 호박밭에 서리가 내리고 짚단을 묶는 계절. (제임스 위트콤 라일리)

 

이러한 문구를 읽고 나면 봄만을 기다리는 황사도, 살인적인 여름의 더위도, 살을 에는 듯한 추위의 겨울도 모두 잊고 그 달과 계절이 가진 아름다움만을 떠올리게 된다. 정말 타샤의 마법이 아닐 수가 없다.


*

 

매일이 방학 같아야 하며, 바로 오늘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니 이 기쁨을 맘껏 누리라고 말했던 타샤. 그녀와 같은 삶은 산다면 분명 매일이 행복하고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한 하루하루를 ‘기쁜 날’로 만드는 건 나의 몫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하루를 허투루 살지 않았던 타샤처럼 매일 찾아오는 하루 속에서 기쁨을 찾아낸다면 매일이 방학 같지 않을까. 물론 학생 때 갖는 방학과는 느낌이 다르긴 하겠지만 말이다.

 

한 송이 꽃이 주는 기쁨, 일을 잘 마쳤을 때의 만족감, 변해가는 계절의 아름다움, 예전부터 소중히 해온 전통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는 타샤의 그림책. 책 속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의 어린 시절을 생생히 상상했을 어린 손녀딸처럼 타샤의 그림책을 통해 그녀의 따스한 삶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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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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