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잊고 있던 기억 마주하기 [공연]

당신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
글 입력 2019.01.0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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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Preview.



흔히 해외에서 판권을 사오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화려한 조명과 앙상블,웅장한 세트와 무대장치, 그리고 그에 맞는 커다란 극장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라이센스 뮤지컬로서는 조금 독특한 작품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화려한 조명도 웅장하고 복잡한 무대 장치도 없다. 그리고 400석이 조금 넘는 중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처럼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라이선스 뮤지컬의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매우 먼 작품이다. 하지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2010년 초연을 시작으로 벌써 다섯 번째 관객들을 찾아온 작품이자 수많은 회전 관객(같은 작품을 계속 관람하는 관객)들을 만든 작품이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포스터_0919.jpg
 


그만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이하 '솜')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리고 솜이 가진 힘은 아이러니하게 기존의 라이선스 뮤지컬의 공식을 따라가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바로 '단순함'이다. 포스터만 봐도 어떤 공연인지 예상이 안 갈 정도로 텅 비어있다. 그 흔한 작품 속 캐릭터의 사진조차 없으니 말이다. 오로지 포스터 상단에 적힌 "당신 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이란 문구만이 작품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포스터의 문구처럼 작품은 어린 시절부터 오래된 친구인 '토마스'와 '앨빈'이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내용이다. 그리고 두 주인공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그들이 언제나 함께했던 어린 시절이다. 그리고 작품은 그들의 소중한 추억에 대해서 조명한다. 토마스와 앨빈 외에는 그 어떤 인물도 등장하지 않으며 작품의 두 주인공들은 한 번의 퇴장 없이 100분의 러닝타임을 고스란히 채우고 있다. 그렇기에 작품 속 대사와 넘버는 오로지 앨빈과 토마스의 이야기이자 감정이다.



<시놉시스>


영화 <It's a wonderful life>에 나오는 천사 클레란스 복장을 하고 나타난 토마스와 헤어 롤을 돌돌 말아 올린 채 죽은 엄마의 가운을 걸친 앨빈. 그들은 그렇게 7살 할로윈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아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는 앨빈과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토마스. 대학원서를 쓰다 글 문이 막혀버린 그는 앨빈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앨빈은 토마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토마스는 앨빈의 조언에 마법처럼 글이 써진다.

대학에 입학한 토마스는 점점 세상에 물들어간다. 어린 티를 벗고 약혼한 애인도 있다. 하지만 앨빈은 사는 곳도, 하는 일도, 그리고 사차원적인 행동도 모두 어린 시절과 그대로이다. 토마스에게 그런 앨빈은 더 이상 소중하지 않았고 점점 둘은 멀어져 간다. 토마스는 대학 졸업 뒤 많은 책들을 내고 세상에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깨닫지 못했다. 그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앨빈에게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작품은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가 어느 날 갑자기 친구 앨빈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토마스는 서로에게 어린 시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앨빈의 장례식에서 읽을 송덕문을 써 내려간다. 그 순간 토마스에게 앨빈이 찾아오게 되고 둘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하나씩 다시 마주한다. 이처럼 솜의 내용 역시 매우 단순하다.


작품은 자극적이거나 강력한 반전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극은 큰 갈등 없이 진행되며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와 넘버 역시 잔잔하다. 하지만 관객들은 앨빈과 토마스와 함께 그들의 기억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것을 통해 지루함을 느끼기보다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6_강필석, 이창용.jpg
 
 

그 이유는 바로 토마스와 앨빈의 기억 여행을 통해 관객 역시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친구로 두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토마스와 앨빈의 순수하고 행복한 기억들로의 여행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때로는 토마스가 되기도 앨빈이 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강필석 배우의 캐스팅이다. 강필석 배우는 2016년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토마스를 연기한다. 강필석 배우를 처음 만난 것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서였다. 그가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맡은 역인 '인우'는 첫사랑인 태희를 잊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태희가 환생한 인물인 남제자를 사랑하게 된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강필석 배우가 연기하는 '인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 먹먹하고 아련하다. 그만큼 배역에 대한 그의 몰입도는 관객마저 그 배역에 완전히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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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EWS CULTURE)
 


강필석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선과 그가 가진 몰입도에 정말 놀랐던 적이 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인우가 자신을 밀어내는 태희에 화가 나 울면서 무대 밖으로 뛰쳐나가는 장면이었다. 원래는 이 장면 이후로 빗소리만 들려야 하지만 그날은 음향감독의 실수로 강필석 배우의 마이크가 꺼지지 않았고고 객석으로 빗소리와 함께 무대 뒤편에서 인우가 흐느끼는 소리와 빗소리가 그대로 들려왔다.


나에게는 무척 충격적이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만큼 무대 위의 강필석 배우는 배역을 연기한다기 보다는 완벽히 그 배역과 하나가 된다. 그렇기에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 강필석 배우가 연기할 토마스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2인극이라는 작품의 특성은 강필석 배우가 가진 강점인 감정선과 몰입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화려하진 않지만 담백하고 묵직한 그의 연기와 노래 역시 편안하고 따뜻한 작품의 내용과 무척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5_송원근, 정동화.jpg
 


우리가 잊고 살아온 소중한 무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현재 삼성동 백암 아트홀에서 2018년 11월 27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17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현재는 마지막 회차까지 티켓이 모두 오픈되었고 예스24, 하나티켓, 인터파크에서 예매가 가능하며 공연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글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포스터_0919.jpg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공연장: 백암아트홀


공연기간: 2018. 11. 27 ~ 2019. 2. 17


공연시간: 화, 목, 금 8시 / 수 4시, 8시 /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x)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가 (미취학아동 관람불가)


관람시간 : 100분(인터미션x)


티켓가격: R 66,000원 S 44,000원


예매처: 예스24, 하나티켓, 인퍼파크


프로듀서/연출: 신춘수


출연: 강필석, 송원근, 조성윤, 정동화, 이창용, 정원영


제작: 오디컴퍼니 주식회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주관: 오픈리뷰㈜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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