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인생이 한 편의 이야기라면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프리뷰
글 입력 2019.01.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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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포스터_0919.jpg
 

흔히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에 비유한다. 상투적인 비유지만 생각해 보면 그만큼 적절한 비유도 드물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라는 제목을 보고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인생의 이야기'라니 얼마나 정직하고 직설적인 제목인가. 인생이 한 편의 이야기라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느새 앞에 나온 내용은 흐릿해진다. 긴 이야기를 읽을 때 세세한 부분은 잊어버리고 중요한 사건과 결말만 기억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총천연색으로 생생하게 남아있을 것만 같던 순간도, 사람도 시간 앞에서 변해간다. 현재에는 현재에 맞게 펼쳐지는 중인 이야기가 있으므로, 과거의 모든 것을 끌어안으며 현재를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 굳이 페이지를 앞으로 돌려 시시콜콜한 옛이야기를 보곤 한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주인공 '토마스'도 그런 사람이다. 성공한 작가로서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던 그는 오랜 친구의 부고를 통해 잊고 있던 자신의 추억과 마주한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5_송원근, 정동화.jpg
 

<시놉시스>

영화 <It’s a wonderful life>에 나오는 천사 클레란스 복장을 하고 나타난 토마스와 헤어 롤을 돌돌 말아 올린 채 죽은 엄마의 가운을 걸친 앨빈. 그들은 그렇게 7살 할로윈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아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는 앨빈과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토마스. 대학원서를 쓰다 글 문이 막혀버린 그는 앨빈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앨빈은 토마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토마스는 앨빈의 조언에 마법처럼 글이 써진다.

대학에 입학한 토마스는 점점 세상에 물들어간다. 어린 티를 벗고 약혼한 애인도 있다. 하지만 앨빈은 사는 곳도, 하는 일도, 그리고 사차원적인 행동도 모두 어린 시절과 그대로이다. 토마스에게 그런 앨빈은 더 이상 소중하지 않았고 점점 둘은 멀어져 간다. 토마스는 대학 졸업 뒤 많은 책들을 내고 세상에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깨닫지 못했다. 그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앨빈에게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학창시절 하루 종일 붙어 다녀도 대화가 끊이질 않던 친구와 스무 살이 훌쩍 넘어가면서부터 할 말이 줄어드는 걸 유독 많이 느낄 때가 있었다. 각자의 생활 반경이 넓어지고 진로가 달라지며 나눌 수 있는 공통사는 줄어들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 이상하게 과거 이야기만 잔뜩 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기분이 씁쓸했다. 별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꺼냈을 때,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 놀랐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2010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 13만 명, 평균 평점 9.6을 기록하며 이번에 다섯 번째 시즌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여기 있을 것이다.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장치나 스토리상의 큰 반전 대신 이야기가 가진 따스함에 집중한다. 토마스와 앨빈의 이야기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따뜻하고 쉬운 이야기야말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큰 장점이다.

그러나 따뜻한 이야기는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자칫하면 지루하게 다가갈 수 있다. 평이할 수 있는 극을 흡입력 있게 이끄는 건 오직 두 배우와 음악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는 피아노, 첼로, 클라리넷으로 이루어진 라이브 밴드가 극과 잘 어우러지며 활력을 더한다. 또한 토머스 역으로는 강필석, 송원근, 조성윤 배우가, 엘빈 역으로는 정동화, 이창용, 정원영  배우가 무대에 올라 100분 동안 퇴장 없이 극을 이끈다. 초연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극의 재미를 보장하기에,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기대가 된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1_정원영, 조성윤.jpg
 

모든 것이 빠르게 과거가 되어가는 시대다. 새로운 것들은 너무 많이, 자주 나온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므로,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과거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지나간 과거 속 자신이 미숙하고 부끄러워서 그 시간을 잊고 싶어 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오래 간직하려고 애쓰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과거를 잊어버리곤 한다. 흐릿해지는 과거와 함께 옛 친구도 사라지는 걸까.

인생이 한 편의 이야기라면 과거라 할지라도 주인공이 겪은 자잘한 일들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과거는 어떤 식으로든 현재와 연결되어 있기에, 가끔 우리는 과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거기서 우리는 잊고 있던 무언가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를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때 옛 친구는 함께 과거를 여행할 수 있는 동반자다. 오래된 친구와 나는 이제 다른 목표를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래서 종종 대화가 끊길 수도 있겠지만, 그게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함께 쌓아온 시간이 시멘트처럼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현재에 지치고 미래가 두려워 잠시 과거를 여행하고자 할 때, 그는 언제나 곁에 있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아무리 대화가 잘 통한다 해도 옛 친구는 내 과거의 한 축을 담당하며 대체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을 것이다. 인생이 한 편의 이야기라는 오래된 비유가 신선하지는 않을지라도 여전히 유효하듯이 말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토마스와 앨빈의 관계도 그러하지 않을까. 뮤지컬을 보며 관객 각자의 인생 속 추억과 옛 친구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연기간 2018.11.27-2019.2.17

공연시간 화,목,금 8시/ 수 4시,8시
토 3시,7시 /일, 공휴일 2시,6시 /월 쉼

공연장소 백암아트홀

관람시간 100분

관람연령 8세 이상

티켓가격 R 66000  S 44000

대본 Brian Hill (브라이언 힐)

작사/작곡 Neil Bartram (닐 바트램)

프로듀서/연출 신춘수

출연 강필석, 송원근, 조성윤, 정동화, 이창용, 정원영

제작 오디컴퍼니 주식회사,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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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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