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대중을 향한 시선의 영원성. '키스 해링(Keith Haring)' 展

글 입력 2019.01.0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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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대중을 향한 시선의 영원성. '키스 해링(Keith Haring)' 展


키스해링 포스터_도그.jpg
 

키스 해링(Keith Haring, 1958년 5월 4일, 미국 - 1990년 2월 16일)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쿠츠 타운에서 태어나 성장하였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전통과 기독교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도시였고, 해링이 자라난 쿠츠 타운은 광활한 옥수수밭이 전부라 할 만큼 작은 시골이었다.

이 작은 시골에서 보낸 해링의 10대 시절은 온통 '더 넓은 것, 더 많은 것'들에 대한 욕망과 그를 둘러싼 보수적인 환경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갑갑한 마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세상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고작 TV와 잡지뿐 이어서, '라이프(Life)'지를 읽고, TV를 통해 대중문화를 접했다. 이 시기 미국은 우드스탁(WOODSTOCK) 운동이 전역으로 퍼지던 때로 미국 사회 전체가 전통적인 사회에서 변모하는 과도기이기도 했다.

성장환경, 시대상황과 맞물려 해링의 10대는 이후 작품 활동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 제한된 정보로 인해 도리어 사회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소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나갔고, 이러한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반핵, 인종차별 반대, 에이즈 지원 등'의 메시지로 그의 작품 곳곳에 나타난다. 해링에게 있어 이러한 방식의 표현은 예술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다소 거창해 보이는 '시대적 사명'과 같은 키워드들은 그 무게를 믹서기에 넣고 간 듯, 해링의 작품을 통해 한없이 매력적인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 되었다. 해링의 작품은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당시 유행하던 팝아트(Pop Art) 스타일을 기반으로, 일반 대중들이 거리감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러한 시도의 바탕에는 뉴욕 시각예술 학교(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시절 스승인 키스 소니어(Keith Sonnier)의 전시를 도우며 겪게 된,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으로 인한 충격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가 지켜본 바로는 예술이라는 것,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일반 대중과는 너무도 멀리 있어서, 대중의 인정은커녕 이해조차 시키기 어려운 '그들만의 것'이었고,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해링은 크나큰 충격을 받는다.

예술가로서 어떤 것을 지향해야 할지를 수없이 고민했을 해링은 결국 당시로서는 엄청난 시도를 한다. 지하철을 기다리다 우연히 발견한 빈 광고판에 분필로 그림을 그린 것. 이후 뉴욕의 비어있는 모든 광고판과 시내 곳곳은 해링의 도화지가 되었고, 약 10년의 세월 동안 그는 수많은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늘 대중을 향해 외치던 그의 새로운 작품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은 타계하기 이틀 전인 1990년 2월 14일로 그는 1988년 에이즈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병마와 싸워가며 세계 곳곳에 벽화를 그리고, 어린이들과 수많은 협업을 했으며, 뉴욕과 도쿄에 연 팝 숍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 했고, 숱한 고민들을 가볍고 매력적인 그림으로 소화해냈던 열정 넘치는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전시가 DDP에서 열리고 있다. 팝아트를 모르고 키스 해링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작품은 어딘가에서 한 번쯤 보았을 만큼 그는 이미 세계뿐 아니라 한국에서 역시 '유명 작가'이다. 10년의 작업이 이토록 강렬하게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이유를 전시를 통해 만나보기 바란다.


"I think I was born an artist. I think I have a responsibility to live up to that ... I will draw as much as I can for as many people as I can for as long as I can. Drawing is still basically the same as it has been since prehistoric times. It brings together man and the world. It lives through magic."

("나는 내가 예술가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나는 살아가면서 그것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많이 그릴 것이다. 드로잉은 선사 시대 이후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그것은 사람과 세상을 하나로 묶어준다. 그것은 마법처럼 존재한다.")

- Keith Haring



Silence=Death.jpg
Keith Haring, Silence=Death, 1989
Silkscreen on paper, 99 x 99 cm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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