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말 그게 너가 만든 결말일까? <블랙 미러 : 밴더스내치> [영화]

글 입력 2019.01.1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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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수업으로 일어나야 할 시간은 최대 11시. 그리고 그때의 시간은 4시 반.


"계속 시청한다, 잔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당장 자야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말았다. 결국 새벽 6시가 넘을 때까지 나는 <블랙 미러 : 밴더스내치>를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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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 밴더스내치>는 인터랙티브 영화다. 영상 도중에 무엇을 할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나온다. 예를 들어 어떤 시리얼을 먹을지, 어떤 음악을 들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식으로 발표한 <블랙 미러 : 밴더스 내치>의 결말은 5가지이며 기본 러닝 타임은 90분이다.


그러나 사람 따라 결말까지 도달하는 데에 40분이 걸릴 수도 있고 5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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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4년, 주인공 스테판은 ‘밴더스내치’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을 만들며 그것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특정한 결말로 갈 수 있도록 하는 플래시백 게임이다. 그는 터거 소프트와 계약을 하며 게임을 만든다. 영화는 그가 게임을 만들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진행된다. 진행 도중 여러 선택들이 나오며 사용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주인공의 결말, 삶 모두 달라진다.

 

<블랙 미러 : 밴더스 내치>를 볼수록 그 안의 사용자를 꿰뚫고 있는 것이 소름이 돋았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사용자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 요소가 매우 뛰어나다. 주인공 스테판이 터거소프타사와 함께 팀으로 일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장면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수락한다’를 눌렀을 것이다. 이 매력적인 제안에 거절할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수락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스테판이 만든 게임은 ‘노잼’이 되고 실패한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스테판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첫 장면부터 빠르게 보여주면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방식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이 영화는 인터랙티브임을 다시 보여주며  어떤 것인지 다시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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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터거소프트사의 유명 프로그래머인 콜린은 스테판에게 말한다. 자유의지로 내가 선택해서 행동하는 것 같지만 사실 외부의 영혼으로부터 조종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 말한다. 시각적으로 그리고 내용적으로도 혼란함을 주는 이 장면은 <블랙미러 : 밴더스내티>가 보여주려고 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장면이다. 사용자 또한 자유 의지를 갖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정말 그것이 맞을까?

 

극 중에 스테판은 자신이 외부로부터 조종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누구냐고 물어보기까지 한다. 그리고 사용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고를 수 있는 두 개의 선택지에서 고른다. 선택하고 있지만 혼란스러워하는 스테판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스테판을 조종하고 극을 이끄는 것이 자기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사용자 자신 또한 조종당하고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고른 선택을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국면의 결말을 맞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극에서 나오듯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결말에 도달하는 것 뿐이다. 마치 자신의 자유 의지를 갖고 선택한 것처럼 느끼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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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술로 인한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블랙 미러> 시리즈였기에 이번 편이 의아할 수도 있다. 기술적인 디스토피아가 내용에서 잘 안 나타날 않을뿐더러 새로운 기술, 즉 인터랙티브를 도입한 것이 오히려 <블랙 미러>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1984>에서 사람들이 빅브라더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듯 사용자 또한 결국 넷플릭스가 만든 미로에 갇혀있었다. 그리하여 사용자는 미래의 디스토피아적인 경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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