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토이 카메라', 장난감이 아닙니다! [기타]

글 입력 2019.01.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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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필름 카메라에 대한 글을 쓴 것을 계기로 먼지 쌓인 카메라 상자들을 좀 둘러보았다. 여러 카메라들이 담겨 있었는데, 지난 주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카메라들이 있어 오늘은 그 카메라들에 대한 글을 써 보려 한다.

일단, 이번에 언급하고자 하는 카메라들은 ‘사진기스러운’ 느낌을 전혀 풍기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말은, 셔터나 렌즈, 뷰파인더 같은 것들이 제자리에 붙어 있지 않거나,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양도 일반적인 카메라의 모양이 아니라 초콜릿, 비스킷, 안경, 도넛, 주스 팩 등의 모양을 하고 있다. 심지어 고양이, 아기 형태의 카메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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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노 디지털 카메라'.
고양이가 보는 시선을
담아내는 컨셉의 디지털 카메라다.


믿을 수 없겠지만, 위 사진 속 물체는 실제로 사진이 찍히는 카메라다. 전형적인 카메라의 형태를 깨고, 새롭고 재미난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 카메라들의 이름은 ‘토이 카메라’다. 렌즈와 바디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토이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토이 카메라가 이름과는 달리, 단순한 장난감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토이 카메라는 사실, 일반적인 필름 카메라처럼 널리 쓰인 카메라는 아니다. 현재에도 그리 많이 쓰이고 있지는 않지만,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엑시무스’는 가볍고 휴대성이 좋아 매니아층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토이 필름 카메라다. ‘비스타퀘스트’, 일본 ‘fuuvi’의 카메라들은 토이 디지털 카메라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


FUUVI-BISCUIT-CAMERA.jpg
 
일본 'fuuvi'의 비스킷 카메라.


필자 또한 토이 카메라의 열렬한 팬이다. 다른 카메라를 사용해도 결국엔 토이 카메라로 오게 되는 이유로는 흔치 않은 디자인과 컴팩트함, 플라스틱 렌즈가 주는 감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fuuvi’의 카메라들은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카메라들은 너무나 특이한, 도저히 사진기라고는 믿을 수 없는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다. 파우치나 코트 주머니에서 꺼내어 셔터를 누르기 전까지 이것을 카메라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사진기라기보다는 거울이나 렌즈 케이스와 비슷한, 이 사랑스러운 디자인은 토이 카메라의 매니아층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

플라스틱 렌즈가 만들어 내는 묘한 저화질과 은근한 비네팅 효과(사진 모서리가 어둡게 나오는 것) 또한 토이 카메라의 매력이다. 결점이라면 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저화질, 비네팅은 일반적인 고화질 카메라와는 다른 결과물을 가져온다. 일부러 포토샵으로 사진을 편집하지 않아도, 결과물 자체에서 은근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맨 눈으로 보거나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풍경과는 완전히 딴판인 결과물이 나와 다소 당혹스러운 일이 종종 있지만, 그것 역시 토이 카메라의 매력이다.

이처럼, 토이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런 물체(?) 에서 사진이 찍힌다니!’라는 감정에서 오는 기쁨을 즐긴다는 것과 같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토이 카메라는 흔한 사진에 질린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 하다.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색다른 경험에 목말라 있다면, 토이 카메라의 팬이 되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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