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따스한 어린 시절, 타샤의 계절 [도서]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글 입력 2019.01.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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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계절


문화초대로 받아든 <타샤의 계절>은 마치 동화책처럼 책을 펴면, 주로 왼쪽엔 삽화 하나, 오른쪽엔 짧은 글귀 하나가 있는 구성이었다. 1월부터 12월을 타샤가 어떻게 보내왔었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림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부모님과 함께 소풍을 다니기도 하고 축제를 보내고, 겨울이 오면 함께 썰매를 타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다. 섬으로 다 같이 산책하러 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돌아오기도 하는 그런 생활.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타샤의 어린 시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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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가 어린 시절에 키웠던 동물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다리가 짧고 몸통이 통통한 코기들과, 고양이들도 종종 등장한다. 아이들은 인형 놀이를 하고, 인형극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연습을 한다. 이 다정한 이야기를 글로만 읽어도 마음이 훈훈한데, 따뜻한 색감의 삽화로 함께 볼 수 있어 그 자체로 무척 힐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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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하면 보통 벚꽃놀이를 떠올리고, 남녀와의 사랑을 떠올리는 전형적인 생각과는 달리, 자연 친화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새끼염소들이 바깥으로 나와 따스한 봄 햇살 아래서 뛰어노는 장면들.

나의 어린 시절 봄이 많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골짜기에 있는 시골이라서, 봄이 되면 뒷산으로 쑥을 캐러 갔었다. 엄마는 열심히 칼로 쑥을 캐서 가져온 봉지에 넣고 동생과 나는 뛰어다녔다. 우리가 산으로 너무 깊이 들어갈까 봐 엄마는 실종된 아이들 이야기도 하며 겁을 줬다. 동생과 나는 그 이야기에 겁을 먹고, 꿈에서도 종종 그 악몽을 꾸곤 했었다.

여름에는 산딸기를 따러 가족들 다 같이 뒷산으로 올라갔다. 동생이 뱀딸기를 먹었는데, 뱀딸기를 먹으면 대머리가 된다는 말이 있어 언니가 겁을 줬더니 동생이 한참을 울고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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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지금은 뱀딸기가 그냥 산딸기와 비슷한 거라고 알게 되었지만, 그때는 왜 그렇게 이 조그만 딸기가 무서웠던지.

여름이 한참 진행되어 더워지면 바다로 고동을 캐러 갔다. 공원 앞에 있는 바다에서도 게를 잡고 고동을 따고, 멀리 있는 바닷가로 아빠 차를 타고 가서 고동을 한 바가지 캐와서 집에 와서 삶아 먹었다. 물론, 식당에서 파는 고동만큼 크고 굵은 건 아니고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고동이었지만 간간하고 짭조름하고 맛있었다. 생각보다 자연에서 많은 것들을 얻어와서 먹고는 했다.

그때 바닷물을 보면서 늘 생각했다. 바닷물이 어떤 경계가 되어서 저 밑에는 내가 사는 차원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물속에서 둥둥 떠다닐 수 있는 것은 사실 땅에 붙어있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니까 완전 다른 세계인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일반적인 생물들은 육지와 바다에서 동시에 살 수 없는 것은 아닐까.

물은 어쩐지 보는 것만으로도 안심되었다. 어떨 땐 쓸려 들어오고, 어쩔 땐 쓸려나가고. 지금이야 한강을 좀 더 쉽게 보게 되어 좌우로 흐르는 움직임보다는 위아래의 파동에 더욱 익숙해져 버렸지만, 바닷물이 내 발까지 왔다가 저 멀리까지 가버리는 그 흐름에는 전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그것이 달이 차고 기우는 자연적인 현상 때문이라는 과학적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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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고, 점점 쌀쌀해지고 겨울이 되면 집 안에서 덜덜 떨면서 보내다가 다시 봄이 되면 세상 밖으로 나오곤 했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동물도 꽤 많이 키웠다. 집에서 오리와 닭도 기르기도 했고, 고양이들도 여러 마리 키웠었고. 한때 나의 시간을 함께 했던 동물들을 기억하는 것은 어쩐지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게 된다.

추억을 추억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 그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과거에서 나와서 현재에서 그 과거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립지만 후회한다거나 미련을 갖지 않는 것. <타샤의 계절>은 나도 이러한 따스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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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계절
- A Time to Keep -


원제 : A Time to Keep

지은이
타샤 튜더

옮긴이 : 공경희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외국에세이
그림 에세이

규격
153*200 반양장

쪽 수 : 144쪽

발행일
2018년 12월 20일

정가 : 12,800원

ISBN
979-11-5581-201-3 (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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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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