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사로 바라보기 : 상해 견문기 [여행]

자유와 문화의 도시
글 입력 2019.01.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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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견문기

자유와 문화의 도시


Opinion 민현




자유의 도시



중국이라는 나라는 예전부터 나와 심리적으로 가까웠다. 필자의 친형은 스무살이 되자마자 중국으로 떠나, 지금 상해에 살고 있기도 하고 함께 살고 있는 형수님도 중국인이기 때문일까. 사실 그전에도 베이징, 백두산, 상해, 충칭 등 중국 여행을 여러번 다니기도 했고 한달동안 유학 아닌 유학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내가 기억하는 중국의 모습은, 자금성이나 만리장성같은 엄청나게 거대한 유적이라든지, 그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 사회주의 국가, 빨간색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라 정도였다. 상해에 내려 자그마치 10년만에 마주한 이 나라의 모습은 내 고정관념을 너무 쉽게 깨뜨렸다. 중국은, 특히 상해는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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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명주
 


씨티팝이 어울리는 이 도시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가득한 야경처럼 휘황찬란하다. 상해의 중심 Lujiazui에서는 동방명주를 비롯한 발전한 상해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지켜볼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의 활기가 느껴졌다. 한강둔치와 비슷한 느낌인 와이탄에서는 이 도시의 낭만을 느낄 수도 있다.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상황과는 다른 느낌이라 조금은 부러웠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텐데 하며 중국보다 한국을 더 생각하게 되는 곳이었다.




문화의 도시



텐센트가 넥슨 인수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이미 중국에서도 유명했다. 문화산업에 종사하시는 형수님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텐센트는 우리나라 CJ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되는 문화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게임, 음악 뿐만 아니라 ‘텐센트 커피’는 알리바바 커피처럼 중국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정책은 단순히 한 분야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텐센트는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와 ??게임즈를 열어 상해를 아시아 이스포츠의 중심으로 책정하고, 세계 게임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면, 작년 아시안 게임 E- sports 결승전 혹은 롤드컵에서 중국에게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던 것을 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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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위챗
 


기왕에 이야기가 나온 김에 수많은 한국인들, 심지어 게임 규제 법안을 냈었던 수많은 정책 결정자들조차도 넥슨이 중국 기업에게 넘어가는 것은 안타깝다는 의견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향방이 우리나라 게임계의 미래가 되는 건 아니고, 오히려 우리나라 게임의 발전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품어야하지 않을까싶다. 굴지의 게임계 기업들이 인정할정도로 이미 게임산업의 중심은 중국으로 옮겨갔다. 얼마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물어본다면, 텐센트가 넥슨이 소유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의 중국 서비스에 로열티 수익이 무려 1조원에 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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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게임뿐만 아니라 상해는 중국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자유로운 도시였다. 자유는 곧 문화를 꽃피우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뤄내었다. 문화 산업에의 진출을 꿈꾸는 나에게 상해는 기회의 땅처럼 보였다. 문화뿐만 아니라 엄청난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 아직까지 유효하기 때문이다. 거리의 모습은 이미 한국과 거의 다를 바가 없고, TV에서 나오는 방송도 한국 방송과 비슷한 느낌이 많았다. 가까운 나라다보니, 그리고 한국 문화가 아직까지 아시아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걸 보게 되니 언젠가 한국과 중국을 잇는 문화 산업가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두운 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을 타려 할 때마다 하는 가방 검사와, 가끔 무작위로 걸리는 공안의 신분증 검사는 마치 70년대의 한국을 연상하게 한다. 자유도시라는 이름과 찬란한 불빛에 눈이 가려져 있다면 볼 수 없는 상해의 어두운 이면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앞에서 써놓은 상해의 밝은 면을 모두 가려버릴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해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면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칼같지만, 사회적인 문제에는 그만큼에 못미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한국에 돌아왔지만, 다시 그곳을 방문하고 싶어졌다. 평생동안 중국에 살아도 중국 음식을 다 먹어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다녀와도 늘 못가본 곳, 못해본 것, 못먹어본 것 투성이다. 다음에 중국에 간다면 중국의 청년들을 만나보고 싶다. 중국어를 공부하기로 결심했으니 이제 다시 갈 때까지는 영어와 통역의 도움 없이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고싶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그렇게 그들과 중국과 한국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상해 견문기

비행기타고가자 we fly

Seat belt 묶고 편안히 자

기내식은 fine 원없이 try

오늘만큼은 get the wannabe right?


말은 안통해도 우린 통하는 게 있어 why?

호텔 예약 취소 돼도 이 거리는 반겨 날

맥주 한 잔에 행복한 밤 음악 틀어 Citypop

내일은 절대 안 떠나


어쩌다 난 좋아졌지 우리집보다

꿈꾸고 있어 로맨스 영화

From 김포 바다 건너 to shanghai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일 안 떠나

***


자유로운 도시의 밤

일어나자마자 아메리카노 원 샷

여행에도 느긋함이 필요해 right?

유흥은 뒤로 미뤄둘래 wah


물음표와 느낌표로 가득한 세상에

삶이란 건 때론 쉼표가 가장 중요해

지금 찍은건 마침표가 아니란 걸 왜

너네들은 꼭 마침표라고 생각해?


하루의 마침표를 찍고 누워 생각해

오늘 내가 해왔던 것들을 펼쳐내

얼마나 아름다울까

얼마나 아름다울까


어쩌다 난 좋아졌지 우리집보다

꿈꾸고 있어 로맨스 영화

From 김포 바다 건너 to shanghai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일 안 떠나

***


작사 민현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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