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미리 보는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

나의 전시회 관람 노트
글 입력 2019.01.20 18:5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피카소와큐비즘_포스터.jpg
 

전시에 가기 전에 뭐라도 알고 가야 할 것 같아 이것저것 찾아보는데 당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피카소의 이름과 작품밖에 없다. 그마저도 이름만 아는 것뿐, 피카소라는 화가가 왜 대단한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 깔끔하게 말하자면 지금 내 상태는 이렇다. '우왕 피카소는 대단한 화가! 입체파 그림 정말 새롭고 신기방기!' 아이고. 입체파나 큐비즘 이런 말들, 학교 다닐 적 미술 시간에 들어봤던 것도 같은데 내용은 가물가물할 뿐이고…….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풍성하게 전시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 프리뷰를 쓴다. 나의 전시회 (방문 전) 관람 노트.





서양미술사의 최대 혁명이자
20세기 미술의 시작,
입체주의를 총정리하다

1907년 바르셀로나의 여인들을 묘사한 피카소의 기념비적인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현재 뉴욕근대미술관 소장)로 상징되는 체주의는 예술표현의 형식적 한계를 과감히 파괴했다. 또한 입체주의는 근, 현대미술의 모험적 시대를 연 르네상스 이래 서양미술사의 가장 획기적인 미술사조이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를 묘사하는데 국한되었던 전통회화는 복합적인 화면 분할과 조합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 나아가 보이지 않는 영혼의 세계까지 표현 가능한 영역으로 이끌어낸 입체파 화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본질적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실적인 모사를 과감히 파괴한 입체파 화가들의 획기적인 표현은 추상미술의 탄생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다양한 창작의 시대를 여는 모토가 되었다. 현대미술의 모험의 시대는 입체파 화가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체파는 20세기 초 야수파 운동 전후로 일어난 미술 운동이다. 입체파(立體派) 또는 큐비즘(Cubism)이라고도 하는데 왜 하필이면 ‘큐비즘’일까? 한글로 적힌 입체파라는 단어를 보자면 평면 위에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지만, ‘큐비즘’이라는 단어는 왠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큐비즘은 입방체 또는 정육면체라는 뜻을 가진 단어 큐브(cube)에서 왔다. 앙리 마티스가 조르주 브라크의 작품들을 보고 “작은 입방체들(petit cubes)”이라 설명한 데에서 큐비즘이라는 명칭이 탄생한다. 아마 평면에 표현된 작품이 다각적으로 또 입체적으로 보이기에, 혹은 그렇게 보아야 했기에 이를 빗대어 말한 게 아닐까 싶다.

비평가 루이 복셀이 조루즈 브라크에 대해 이야기한 『르 피가로(Le Figaro)』지의 기사로 큐비즘이라는 이름이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다. 그 시기가 1909년 즈음인데 이때부터 피카소와 브라크가 큐비즘을 주도한다. 과거 회화가 ‘시각의 리얼리즘’이었다면, 큐비즘은 ‘개념의 리얼리즘’을 주장하며 3차원적 현실 세계의 개념을 2차원적 회화로 담아낸다.

한편 입체주의 미술은 20세기 미술과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근·현대 미술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전의 야수주의 회화가 기존 전통 회화의 틀을 고수하면서도 강렬한 색채의 자유로운 구사를 통해 ‘색채 사용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룩한 미술 운동이라면, 그 이후에 탄생한 입체주의는 ‘전통 회화의 형식 파괴를 통해 표현의 혁명’을 일으킨 미술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형식을 파괴함으로써 전통 규범 자체에 구애받지 않는다. 입체주의는 전통 회화와는 다른 길을 걷는 그들만의 표현의 자유를 만들어내며 추상미술 탄생의 길을 연다.

이번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은 입체주의의 탄생과 소멸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즉 시간 순으로, 연대기적 서술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전시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Ⅰ. 입체주의의 기원 : 세잔과 원시주의

Ⅱ. 입체주의의 발명 : 피카소와 브라크

Ⅲ. 섹시옹 도르와 들로네의 오르피즘

Ⅳ. 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입체주의

Ⅴ. 대형장식화 : 1937-1938


총체적인 흐름을 짚어가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와 같이 입체주의 미술을 어렵게 느낀다거나, 기본을 다지고 있는 관람자들에게도 쉽게 이해되고 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입체주의 작품이지만 시대에 따라, 혹은 작가에 따라 각자 특색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하면서 전시를 관람해도 흥미롭겠다.


입체파 화가 총망라하다.
세잔, 피카소, 브라크, 드랭,
그리스, 들로네, 레제 등 20여 작가

입체주의는 19세기 대량으로 유럽에 들어온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세기말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폴 세잔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한다. 본 전시에 특별 대여한 이스라엘 국립미술관 소장의 세잔의 후기 풍경화 작품과 파리시립미술관 소장의 아프리카 원시 조각작품은 입체파 탄생의 기원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도울 것이며 입체파를 이끈 두 거장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와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의 절정기 작품들은 입체주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입체주의 미술운동은 좁게는 1907년에 시작하여 1차대전이 끝나는 1918년까지 국한되지만 분석적 입체주의, 종합적 입체주의를 거쳐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형태 중심적 표현에서 색채 중심적 표현으로 변화하면서 1930년대까지 그 흐름과 영향은 계속된다. 피카소와 브라크의 입체주의를 응용 발전시킨 비정형적 색채주의 오르피즘(Orphism)의 작가 로베르 들로네(Robert Delaunay)와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 기하학적 입체파 화가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의 걸작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입체주의 회화의 색채감 넘치는 명화들이다. 또한 입체파 운동에 이름을 남긴 20여 작가들의 다양한 걸작품은 입체주의 미술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짚어보는 소중한 작품들이 될 것이다.


이토록 부실하고 뽀짝(?)한 프리뷰를 준비하면서 발끝 정도는…… 아니면 발톱 끝 정도는 담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여러 작품들을 훑어보았다. 음, 역시 아직도 어렵다! 입체주의에 관련한 지식이나 미술 작품 관람을 제대로 하는 방법 등등 모조리 흡수하고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데 사실 그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이요, 불가능이란 것도 안다.

관심은 있고 잘 알고는 싶은데 그저 어렵게 느껴진다면, 오히려 마음을 놓고, 부담 없이, 편안하게 다가가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이번 전시는 그런 나의 판단대로 감상하고자 한다. 작품을 보자마자 들었던 느낌, 그리고 내가 그 작품을 해석하는 과정을 스스로 정리해보고 싶다. 다행히 정해진 시간에 전시 해설도 있다고 하는데, 도슨트 시간에 맞춰 방문해 해설까지도 듣게 된다면 더더욱 알차게 입체주의를 알아갈 수 있겠지 않을까. (참고로 전시 해설은 전시장 사정상 취소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부디 내가 방문하는 시간에는 취소되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내가 살아가면서 알 수 있는 배움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는 이번 전시가 되기를 소망하며 방문 전 전시회 관람 노트를 마친다. 나중에 이어질 방문 후 전시회 관람 노트에서는 지금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넓고 깊은 사람으로 다시 돌아오리!





피카소와 큐비즘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전시 소개

20세기 미술의 보고 파리시립근대미술관 소장의 진품 명작 90여 점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단독 기획전으로 서양미술사의 대혁명이라 일컫는 입체주의 회화의 모든 것을 피카소와 큐비즘(Picasso & Cubism) 이란 타이틀 아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2월 28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 개최된다.

입체파 탄생 110주년을 기리는 취지로 기획되어 3년간의 준비 끝에 빛을 보게 된 본 전시는 파리에서 55년 만에 열리는 파리 퐁피두센터 근대미술관 입체주의(Le Cubisme) (2018.10.17 - 2019.2.26)전시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병행 개최되는 전시로 형태 파괴를 통해 20세기 미술의 모험의 장을 열어준 서양미술사의 가장 위대한 미술 혁명 입체주의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미술 역사교육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일자
2018.12.28 ~ 2019.03.31

시간
11:00~19:00 (18:20 입장마감)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12월 31일, 1월 28일
2월 25일, 3월 25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

주최
서울센터뮤지엄, 뉴스웍스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참고자료]



[심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