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글 입력 2019.01.20 19: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8285.jpg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어릴 적 나는 꽤 긴 시간을 학교를 통학하고 다녔다. 남한산성 어귀에서 내려 20분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오르막길이자 산길, 해가 지면 가로등 하나 없었던 그 길을 나는 가족들과 자주 거닐곤 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치 태어난 강을 찾아 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마냥 추억이 회상하곤 한다. 종종 부부 싸움을 했던 엄마의 분이 채 가시지 않은 날에는 엄마 편을,  반대로 아빠 편을 들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문득 ‘결혼은 행복 끝, 불행 시작’이란 말을 농담 삼아 던지던 나를 보며 부모님은 너무 일찍 철이 들던 아이라는 면박을 주기도 했다.


결혼, 그리고 행복. 요즘 내 머리 속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는 이 두 단어는 최대 관심사다. 앞서 말했 듯 웨딩 촬영을 했고, 어제는 야외 웨딩 플래너와 미팅도 했다. 촬영만 하던 큰 고개는 다 넘었다 싶었더만, 다시 큰 고개가 내 앞에 가로막으니 머리가 지끈지끈, 어제 저녁 결혼 예비 학교 수료식에서 온갖 짜증을 부리며 내 사람과 밀당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래서일까? ‘과연 행복이란 무엇이길래 이러는걸까?’, ‘행복하기 위해 왜 이리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을걸까?’라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붙잡았다. 예민하고 복잡했던 심경을 보내고 오늘, 자주 가는 카페에서 이 그림들을 다시 마주한 순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맞다. 에바 알머슨. 지난 주, 나는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그녀를 만났다. ‘행복을 주는 사람’이란 타이틀을 단 무한 한국 사랑을 몸소 보여주던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을 만나고 돌아왔던 길이 떠올랐다.


 

‘행복을 주는 사람’ 이 하니 떠오르는 화가가 있다. 에바 알머슨 Eva armisén. 이미 한국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로도 유명하다. 스페인 태생의 화가인 그녀가 세계 최대 규모 전시로 한국을 찾았다. 집 HOME을 주제로 8개의 방 ROOM을 꾸민 그녀의 또 다른 집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차렸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이름을 단 이번 전시는 그녀의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등 그녀의 초기 작부터 서울을 주제로 한 최근 작품까지 총 150여점을 가득 채워 관람객을 맞이한다.


- Preview 중



IMG_9321.JPG

IMG_9305.JPG

 
IMG_9300.JPG

 

한가람 미술관 3층에서 만난 그녀의 작품들은 그녀의 인성과 삶을 그대로 닮았다. 동글동글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닌 그녀의 얼굴처럼, 그녀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하모니는 스케치에 온전하게 담겨져 있다. 집 HOME을 주제로 8개의 방 ROOM, 150여편으로 기획 구성한 전시는 스페인에 있는 진짜 그녀의 집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듯한 재미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 가장 인상 깊게 관람한 포인트는 바로 그녀와 한국과의 인연이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기대했다면 대답은 NO다.



에바 알머슨과 한국은 인연이 깊다. 10여년 전 우연히 한국을 방문한 계기를 시작으로 꾸준히 한국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그녀는 ‘제주해녀’에 관심이 많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물숨’을 제작한 고희영 감독의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에 삽화를 그리기도 한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도 제주 해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기획하여 ‘해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 Preview 중



haenyeo.jpg

IMG_9334.JPG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과의 인연이 있었던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아기자기하게 소개한다. 동생과 함께 서울에 와 함께 한 한정식 집부터 서촌 한옥마을, 남산타워까지. 거기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거닐던 서울을 이방인의 눈에서 바라보니 색다르게 다가왔다.



에바5.jpg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남녀노소, 누구나 미소를 지니게 하는 시간이자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그녀가 그린 작품들은 우리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멀지 않음을 속삭이듯 말해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곳에서 함께. 오늘,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내 사람과 커피 한잔과 함께 한 그녀의 그림처럼. 행복은 함께 그려나가는 거니까.



[오윤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