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엄마가 되기 위해 떠난 캐나다, <엄마니까>

엄마가 된다는 것, 당신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요?
글 입력 2019.01.2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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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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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단어 엄마. 모든 인간은 엄마에게서 태어난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타인, 세상 그 자체인 엄마. 그렇게 생각해보면 엄마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엄마라는 단어는 가장 편하면서도 가장 무거운 단어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엄마라는 단어와 언제나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가장 편하고 익숙한 존재로, 성장하면서는 질문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언제나 고마운 존재로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죄책감을 견뎌야 하는 힘든 과정은 아닐까 상상하게 되기도 한다.


박영숙 작가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떠난다. 한국에서 내가 지켜왔던 모든 자리와 역할을 버리고 나의 자리라고는 조금이라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낯선 땅으로 떠나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학교와 교사, 친구관계에서 힘들어 하는 아이를 위한 결심이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오랫동안 지켜왔던 나에 관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나를 마주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엄마가 될수 있을까?


까마득한 내일을 상상할 겨를도 없이 오늘 하루하루를 마주하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속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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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요즘은 많은 정보통을 통해 해외 유학생활이 그나마 비교적 설계 가능한 범위내에서 펼쳐질 것을 기대할수 있을것 같다. 그럼에도 현실은 반드시 계획을 언제나 벗어난다. 아무리 계획을 해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의 계획은 계획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상상에 가까운 것이다. 작가가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낯설고 당황스러운 돌발상황들이고 자신의 두려운 마음이다. 나는 외국인의 눈동자를 볼때 그런 감정을 느낀적이 있다. 파랗고 친절한 눈속에 내가 이해할수 없는 생각들이 느껴질때의 두려움. 소통을 위해 웃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이해될수 없는 묘한 상황.


그래도 작가의 책들을 읽어보면 두려웠던 순간에 대한 글도 많지만, 아이들과 즐거웠던 순간, 새로운 국가에서의 신기한 경험들에 대한 생각들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제목을 읽고는 주로 엄마로써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고, 여행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마냥 재미있을수만은 없었던 것이 이 책의 제목이 '엄마니까'이기 때문이었다. 엄마라서 선택하게 된 낯선 일상들은 일상이라기 보다는 사건, 사고들의 연속이었다.


작가의 캐나다 정착기를 천천히 따라 읽다가 마지막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캐나다의 짐들이 한국 땅에 쏟아 부어지는 장면까지 다다르자, 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엄마니까'라고 생각하면 너무 슬픈 것이다. 엄마라는 단어의 무게를 지탱하는 일상의 나열들이라서 그런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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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캐나다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캐나다 에피소드들 너머에 있는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았다. 그 에피소드들 자체가 엄마의 마음은 아닐 것이지만, 조용히 이야기들에 귀를 대고 있으면 엄마의 마음이 가지고 있는 온기가 느껴졌다.


캐나다에서는 돌아왔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육아는 엄마를 또다시 여행을 떠나게 만들지도 모른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또 여행을 떠나고 계속해서 힘겹게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엄마가 된다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언제나 낯선 여행을 계속해서 떠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듬더듬 아이들과 낯선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다가는 소통이 될수 있기를 바라기도 하면서. 그게 어떤 여행이 될지와는 상관없이 작가의 이야기들이 가지고 있는 온기가 아이들에게도 따뜻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 정보


출판사 디스커버리미디어
지은이 박영숙
분  야 에세이 
사  양   변형 신국판(143*195), 전면 컬러
면  수 288쪽  
가  격 15,000원  
출간일 2019년 1월 10일



[보라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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