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영화의 얼굴창조전
미처 알지 못 했던 분장의 세계
글 입력 2019.01.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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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얼굴이 창조되는 과정이 하나의 예술이 되는 경이로움영화를 볼 때면, 특히 사극을 볼 때면 화려한 의상만큼이나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배우의 분장이다.때로는 변발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순하게 생긴 배우가 턱수염을 있는대로 길러서 마초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만큼 분장은 영화에서 매우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가채를 쓴 양반부인이 화려한 금발을 하고 있거나,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는 포머드 헤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우리가 배우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몇 백년을 뛰어넘은 채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모든 분장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오히려 너무 잘 어우러져서, 이질감이 없어서 우리는 분장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상태로 영화에 집중한다. 이에 '광해', '사도', '역린', '안시성'등의 명사극은 물론, '꾼', '완벽한타인' 등 화제성 짙은 영화까지, 내로라하는 영화의 분장을 총괄했던 조태희 분장감독은 이제 전시의 총괄자가 되어 관객들에게 외친다.'분장도 하나의 예술임을 느껴주세요.'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앞서 나열한 다양한 영화의 분장을 맡았던 조태희 분장감독의 작품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15편의 영화 속 5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이다. 아라아트센터의 4개층을 가득 채운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규모가 실감이 났다.
사진출처 ⓒ (광해, 왕이 된 남자_조태희)영화의 얼굴창조전
전시 공간은 각각 광해관 / 역린관 / 남한산성관 / 사도관 / 창궐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섹션명만 봐도 유추가 가능하듯이, 각 영화 별로 사용됐던 분장도구와 분장이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사진출처 ⓒ(사도-소지섭 드로잉)영화의얼굴창조전
마지막 전시관은 '분장의 역사월'이다. 사실 이 섹션이 가장 기대됐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과 배우 특유의 분위기를 잘 조합해서 하나의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키는 과정. 그러한 컨셉드로잉 속에는 인물의 개성이 묻히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무수한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을테다.
사실 나는 분장에 대해 떠올릴 때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악세서리 등 보여지는 모습만을 떠올렸다. 그 모든 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모조리 생략한 채 말이다. 이번 '분장의 역사월' 파트는 나 같은 사람들에 게 분장이란 배우의 이미지, 장면 특유의 분위기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사람의 손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들이 있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의 노고. 그런 것을 어떻게 컴퓨터 그래픽에 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캐릭터가 탄생되는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전시임에 분명하다.영화의 얼굴창조展- 한국 영화 분장의 방대한 기록 -일자 : 2018.12.29 ~ 2019.04.23시간11:00~20:00 (19:00 입장마감)*연중무휴장소아라아트센터 B1~B4티켓가격성인 15,000원초중고교생 10,000원(미취학아동 무료입장)주최㈜하늘분장관람연령전체관람가
[유다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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