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대중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했던 작가. '키스해링' 展

글 입력 2019.01.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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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대중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했던 작가. '키스해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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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들이 있다. 예술계의 경우 각 나라마다 시대별로 이단아가 등장해왔고, 이슈의 정도라던가 흡인력 있는 작업의 정도 등에 영향을 받아 가며 유명세를 치러왔다. 작가가 한창 활동하던 동시대에 주목을 받았어도 이후 더 이상 언급이 되지 않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동시대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후 주목을 받는 작가도 있고,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현대로 흐를수록 더욱 유명세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굳이 구분하자면 키스해링(Keith Haring, 1958.5.4-1990.2.16.)은 작업 당시에도 이슈화되고,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행보를 보인 작가로, 사후 현대로 흐를수록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키스해링을 잘 알지 못해도 그가 그린 작품은 한 번쯤 보았을 법하고, 그의 아이콘들은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 부분이 그가 지금까지 회자되고 더욱 유명해지고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한다. 키스해링은 활동 당시 주류를 이루었던 예술계의 경향을 따르는 대신, 대중과 호흡하고 끊임없이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작업의 시초를 찾아가려면, 지하철 드로잉부터 살펴야 한다. 우연히 뉴욕의 지하철에서 보게 된 즉흥적인 그래피티들은 그의 작업에 있어 일종의 계시와 같이 다가왔고, 그래피티 작가들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태그'또한 그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찰나의 순간은 해링으로 하여금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했다.

그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욕구는 작업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이었고, 이를 깨달은 후 해링은 바로 실행해 옮긴다. 경찰이 출동하기 전 빠르게 드로잉을 하여 지하철과 각종 공공장소에 남긴 해링의 작업들은 하루에 40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러한 반복적인 시도와 다량의 작업들은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키스 해링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후 해링의 작업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었다. 지하철 드로잉이 발전하여 만들어진 '무제(untitled)' 시리즈 드로잉, 아이들을 위해 만든 21개의 석판화 작업인 '빨강과 파랑의 이야기(The Story of Red and Blue, 1989)', 형광 잉크를 사용하여 블랙라이트(자외선 조사기)로 비추면 빛이 나는 실크스크린 판화, 음악회, 콘서트 등의 포스터 속에 담았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집스러운 메시지들,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하다 탄생시켰던 '팝 숍(Pop Shop, 1986-2005)'등 그가 추구했던 방향성과 그것을 담아낸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의 칼럼을 마련해야 할 만큼 무궁무진하다.

하늘이 그에게 허락한 작업 시간은 에이즈에 걸려 사망하기 직전까지인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결코 적지 않으며, 각각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정확하고, 그 특유의 표현력은 대중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만큼 강렬하다. 아이들을 통한 미래, 사회 문제에 대한 끈질긴 관심, 경직된 예술계의 비판과 지탄을 한 몸에 받으며 꿋꿋하게 자신의 장르를 개척하고, 자기 신념대로 움직였던 그의 행보가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어딘지 낯익지만, 사실은 낯선 당신에게, 앤디워홀 이후 현대미술이 궁금했던 당신에게, 혹은 그저 강렬한 이미지를 만났을 때 감흥 하게 될 그 누구라도- 제법 재미있게, 경우에 따라서는 깊게 빠져들어서 볼 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아는 예술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내가 아는 삶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 키스 해링, 1978년 10월 14일.

(This is my message. The medium is unimportant. It is art as I know it. It is life as I know it.
-Keith Haring, October 14th, 1978.)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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