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에세이 엄마니까

글 입력 2019.01.2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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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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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처절한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 드라마가 역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엄마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것일까요? 한 주체로서의 나의 삶과 관계속에 부여된 나의 삶을 모두 만족하게 해낼수 있는걸까요? 그리고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하느님이 모두에게 닿을 수 없어 어머니라는 존재를 만드셨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세상에 엄마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는 적지않습니다.' 물론 세상이 변했다거나, 다 같을수 없다거나, 그런 등등의 오차를 제하더라도 그 명제는 불변인듯합니다. 왜냐하면 '엄마'라는 단어안에는 누구에게나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들어있는 듯이 다가오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디스커버리미디어 출판사가 내놓은 신작, <엄마니까>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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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책의 리뷰를 표지를 통해 얘기하고 싶은데요, 양면이 거울처럼 같은 앞뒷면의 표지속에는 표지문구의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요, 당신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요' 하며 되묻고 다시 되묻고 있지만 마음을 어루만지는 뒷모습의 여인처럼 대답하기 힘든 엄마의 자리가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의 답을 마음에 품은 채 다른 답을 향해 가야하는 희생과, 인내와, 용기를 안고 걸어가는 뒷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자인 박영숙작가는 경기도의 한 의료법인에서 행정원장으로 일하다 자기일을 뒤로하고 세 아이의 유학 생활를 돕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고 하는데요, 차곡차곡 쌓아올린 ‘커리어’.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사표를 던져야했던 순간은 여느 엄마에게도 있는 갈등의 순간을 담은 사건이겠습니다.

이유와 과정이 무엇이었던 나를 뒤로하고 엄마로 살아야했던 순간순간들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책 속의 타인의 삶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할 것은 비교나 결과치가 아니라 시련을 이겨낸 그 내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겠습니다.

때로는 아름다워서 슬퍼질 때가 있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지만, 나는 마음이 시렸다. 나는 이 낯선 나라에 ‘놀러 온’ 게 아니라 ‘살러 온’ 것이었다.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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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문화 충격에 맞닥뜨렸다. 가자마자 산 침대는 한 달 반이나 기다려야 했다. 식탁도 마찬가지였다. 홑이불 한 장으로 한 달 넘게 버텨야 했고, 누군가 버린 정원용 테이블을 주워 와 그 위에 신문지를 깔고 밥을 먹었다. -24쪽

고국을 떠나온 후, 우리 가족은 한참 동안 부초처럼 흔들거렸다. 별것도 아닌 것에 의미를 두는 일이 잦았고, 별일 아닌데도 자주 울었다. 어느 집 담벼락에 핀 노란 민들레만 봐도 걸음이 멈춰졌다.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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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저마다 피자 한 판씩 차지하고 ‘맹렬하게’ 먹고 있을 때였다. 남편이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슬픈 그림 같은 얼굴이었다. 목이 메었다. -148쪽

아이 셋을 데리고 6년이나 유학 생활을 했다. 매우 드문 경우이다 보니, 늘 보내는 입장이었다. 모두가 정들만 하면 떠났다. 다들 차례로 기차에 올라타고, 나만 늘 낙오된 기분이 들었다 -199쪽 

‘엄마’라는 직업은 자격증도 없고, 수습 기간도 없다. 너무 힘겨워 도망치고 싶을 때, 어김없이 엄마가 떠오른다. 그녀가 있어 지금 내가 있다. -221쪽

나를 들여다보니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촉촉했을 때를 기억해 내려 애쓴다. 엄마가 아닌, 오직 ‘나’만 생각해도 좋았던 시간들,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내가 꾸었던 꿈…….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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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엄마가 아닌 '나'로 살 때가 왔음을 이야기에 담고 있는데요, 서툰 날개짓이 있어야 비상하는 법도 알게 된다....'새의 양육방식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때로는 보이지 않는 사랑, 주지않는 사랑이 더 큰 사랑임을 새를 통해 깨닫는다.'

그리고 다음은 세상의 엄마들에게 진심어린 공감을 가져다주는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답게 다가오는 글귀였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진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던 것들이다.'

필자는 이 책의 엄마처럼 희생하지도, 인내하지도, 그리고 용기있지도 않았기에 감흥이 덜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마지막 책장을 덮고 표지를 보면서 엄마 생각이 난다는 고백과 함께 후기를 마칩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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