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키스 해링 [전시]

글 입력 2019.01.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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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맞는 말 대잔치 키스 해링




"나는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탐구할 수 있는 예술 작품, 주어진 작품에 대해 개인별로 수많은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다. 어떤 작품도 정해진 의미는 없다. 작품의 현실, 의미, 개념을 창조하는 것은 바로 관객이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중개자일 뿐이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키스 해링의 말들은 전부 맞는 말 대잔치였다. 예술에 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비슷한 계열로 묶이기도 한다. 나는 키스 해링의 말에 200%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도 작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기 싫다. 회화 작품이란 시각적 창작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으며 전달하고 싶지않았다. 그건 내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고, 관객의 몫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키스 해링의 말들을. 너무 무한공감돼서 너무 좋았다.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야!!



'무엇을 하고자 하더라도 단 하나의 비결은, 자신을 믿고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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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타 작가



첫 섹션에, 지하철에 낙서 그리다가 잡혀가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그저 그림은 그려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는데 말이다. 까만 굵은 선을 보면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계획 없이, 즉흥 적으로 자신을 믿고 가는 그림. <The story of red + blue>도 너무 좋았다. 강렬한 드로잉들.

키스 해링은 협업도 많이 했다. 시대의 트랜드를 끄는 끄는 매력적인 작가였을까? 음악과의 협업에서는 앨범 커버, 포스터 등 정말 디자인 요소가 강한, 매력적인 그림 스타일이다. 어울릴수 있는 건 개성도 큰 한몫 했으리라. 색감도 선명하고. 여러 매체와 협업한 것을 보니, 상업적으로도 엄청 성공했구나. '스타작가'구나. 드로잉도 좋고- 확실히 근대라서 그런지, 앨범 커버 같은 경우- 딱 옛날 내가 태어나기 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있었다.

<종말> Apoclalypse 는 너무나 무서웠다. 다른 전시에서 봤던 그림이라 인상이 강렬하게 남았었다. 낙서 같지만, 공포스럽다. 저렇게 그릴 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가만히 서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이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그림일까? 액자에 텍스트가 있어, 그림자 때문에 더 읽기 어려워서 아쉬웠다. 한글 해석이라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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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간 구성



요즘은 공간 구성에 관심이 많이간다. 특히 전시 같은 경우에는 엄청나게 공을 들이니까 분석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야광 페인트로 된 그림의 까만 공감이 너무 좋았다. 작게나마 전체를 블랙으로 해서 그림만 돋보일 수 있게 했다. 위 아래 형광의 선도 너무나 좋았다.

키스 해링의 대표 컬러 혹은 대표 패턴으로 섹션을 분리했다. 패턴은 어디든지 쓰여서 사진 찍기 너무 좋았다. 입구부터, 작품까지. 이렇게 많은 그림을 그렸어도 난잡하게 보이지 않는 건 사용 색이 많지 않다는 것, 무채색의 화이트와 블랙이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전시 끝자락의 블랙 공간도 좋았다. 판화 작품이었는데, 위 아래로 삐딱하게 그림들이 늘어져 있었다. 작품들은 기괴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었다. '의도 찾기'는 의미 없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내용들이 있었다. 왠지 어드벤처타임이 생각나기도 헸다. 귀여운 기괴함.


"선과 악은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나는 악이 존재한다고 확신하지만, 그것을 떼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선과 악은 서로 얽혀있어 분리할 수 없다. 사실 이 둘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종종 하나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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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OP SHOP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빨간 배경의 흰 멍멍이다. 키스해링의 작품은 회화보다는 디자인 느낌이 더 강하다. 현재 이모티콘, 아이콘의 시초로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균일한 두께의 선보다, 직접 그린 이 강한 믿음으로 그려진 드로잉 선이 더 좋다.

작품을 단 하나 밖에 만들 수 없다는 건 회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한계가 있을것이다. 그래서 판화 기법을 사용했고, 샵을 열었다. 키스해링의 사고는 나와 거의 일치한다. 나도 한계점을 느꼈기에, 디자인 툴을 배우고 익혔다. 모든 이들을 위한 예술이라면 많이 널리 알리는 게 더 좋다.

게다가 키스 해링 작품이 워낙 깔끔해서, 마치 로고나 배턴 같아서, 디자인 제품 만들기 참 좋다. 그래서 더 적합했으리라. 전시 후의 연관된 굿즈, 아트샵 상품도 예쁜 물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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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이해하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모든 사람의 삶에 존재한다."



5. 마무리



확실히 시각 예술은 너무나 매력있다. 선과 면, 색만으로도 무한한 세계를 반들어낼 수 있으니까. 키스 해링의 아카이브 전시 즐겁게 봤다. 내 말이 그 말이야! 무한 공감하면서.


키스해링은 90년, 31살에 타계했다. 내가 태어나기 1년 전, 그리고 내가 현재 살아가는 나이의 2년 후에. 내게 2년만 남았다면 나는 얼만큼의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 예술을 사랑한 열정, 그리고 예리한 눈으로 잡은 상업적인 성공과 명성까지. 현재까지도, 앞으로 미래까지도 계속 이어질 것이니 평생 작품으로 살아있을 것이다. 키스 해링의 세게를 보고 와서 좋았다. 바스키아 그림도 보고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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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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