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둘은 서로에게 무엇이었을까 [공연]

글 입력 2019.01.3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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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Story of my Life'
Review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1_정원영, 조성윤.jpg
 


"오늘 우린 앨빈 켈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이하 '솜')은 토마스가 친구 앨빈의 장례식장에서 읽을 송덕문 첫 줄을 써내려가면서 시작한다. 가장 친한 친구의 송덕문을 써야하는 토마스의 기분은 어떨까, 그 친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죽기 일주일 전 자신과 크게 다투었다면 말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첫문장조차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애꿎은 종이만 구겨서 바닥에 던지는 사이 죽은 앨빈이 토마스 앞에 나타나 자신의 송덕문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려준다.



"아는대로 써"



하지만 오래전 고향을 떠난 토마스에게 아는대로 쓰라고 말하는 앨빈의 말은 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토마스는 고향을 떠나온 이후 앨빈에 대해 아는게 없다. 기껏해야 매년 그랬던 것처럼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화 '멋진 인생'을 보며 함께 시간을 보낸것이 전부이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인 앨빈이 왜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아는대로 쓰라는 앨빈의 말은 토마스가 고향을 떠나기 전 그들이 함께했던 지난날의 추억을 써달라는 말과 같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6_강필석, 이창용.jpg
 


작품은 앨빈의 죽음으로 암울하게 시작하지만 이후 앨빈과 토마스가 함께하는 추억여행은 어딘가 따뜻하고 순수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극의 분위기는 앨빈의 책방이라는 단순하고 아날로그적인 무대와 감각적인 넘버로 극대화 된다.


세상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이지만 토마스와 앨빈은 어떻게 그 둘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정도로 다르다. 토마스는 매우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인 반면 앨빈은 어딘가 엉뚱하고 묵묵히 현재를 살아간다.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신작을 구상하고 애인과의 약혼을 준비하면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산다. 그런 토마스에게 그저 아버지의 책방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앨빈의 삶은 목표도 비전도 없는 시시한 삶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게되는 둘이지만 그들에게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책방에서 책을 고르거나 크리스마스 이브마다 보던 영화를 함께 보면서 말이다. 고향을 떠나온 토마스에게는 시골책방에서의 앨빈과 함께한 기억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고향에 머물러야하는 앨빈에게 그 기억들은 더 선명해질 수 밖에 없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5_송원근, 정동화.jpg
 


조금 과한 생각일 수 있지만 앨빈이 변함없이 항상 제자리에 머물렀던 이유는 그때의 토마스와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앨빈은 토마스와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할 순 없지만 과거를 추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거나 함께했던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떠올리는 것은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토마스에 대한 앨빈의 마음을 '우정'이라고 말하긴 어려워 보인다. 사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토마스에 대한 앨빈의 감정을 '사랑'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라이센싱 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두 사람의 우정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오리지널 공연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봐서일 수 있지만 내가 본 앨빈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람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캐스트공개.jpg
 


공연이 끝나고 함께간 친구들과 공연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던 무대의 분위기 그리고 나는 앨빈과 토마스 중 누구에 가까운지, 물론 그 얘기에 앞서 토마스에 대한 앨빈의 행동과 감정을 우정으로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정답은 앨빈만이 알고있을 것이다. 작품은 앨빈이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토마스에 대한 앨빈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얼마남지 않은 공연이다. 2월 17일을 마지막으로 토마스와 앨빈의 스토리는 끝이 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는 그런 작품이다. 작품이 주는 특유의 따듯한 감성 뿐만 아니라 토마스와 앨빈의 스토리를 통해 나의 스토리를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 중 '앨빈'의 "늦었잖아"라는 대사가 있다. 다들 너무 늦기 전에 토마스와 앨빈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만나봤으면 한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포스터_0919.jpg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공연장: 백암아트홀


공연기간: 2018. 11. 27 ~ 2019. 2. 17


공연시간: 화, 목, 금 8시 / 수 4시, 8시 /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x)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가 (미취학아동 관람불가)


관람시간 : 100분(인터미션x)


티켓가격: R 66,000원 S 44,000원


프로듀서/연출: 신춘수


출연: 강필석, 송원근, 조성윤, 정동화, 이창용, 정원영


제작: 오디컴퍼니 주식회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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