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실의 예술, 디자인 <디자인 매거진 CA#242> [도서]

다채로운 디자인의 매력과 트렌드
글 입력 2019.01.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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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매력을 고르라면 나는 주체 없이 이 말을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라고 말이다. 그만큼 디자인은 우리가 생활하고 이용하는 모든 것에 있다. 지금 내가 있는 공간, 카페에서 음료와 함께 받는 티슈, 테이크아웃 컵 홀더, 마을버스의 손잡이까지 거의 모든 것들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나는 디자인이 '완벽하게-심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실용성을 위해, 때로는 구매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정말 다양한 목적으로 디자인은 생겨나고 적용되고 사용된다. 그 디자인의 다채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디자인 잡지가 있다. 바로 CA 매거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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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잡지를 처음 접한 것은 저번 아트인사이트 문화향유를 통해서였다. 원래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디자인의 대한 상당히 단순하고 간단한 이미지를 가졌었고, 그런 나는 이 디자인 잡지를 읽었을 때 정말 디자인이란 세계에 난 창으로 밖에서 그 안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이 잡지의 가장 좋은 점은 현장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디자인 창작의 과정과, 수많은 디자인 예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부분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창작 과정을 대리 경험할 수 있게 하고, 그것만으로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준다.


나는 디자인 비전공자이다. 디자인으로 먹고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취미로든 파트타임으로든 디자인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솔직히 지금 나의 1순위 꿈은 아니다. 아무튼)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포토샵과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배우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씩 해보고 있고, 좋은 기회로 간단한 디자인 외주 작업도 몇 번 맡은 적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디자인'이라는 것에 아주 간단하고 피상적인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이뻐야 한다 정도의 이미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고 간단해 보이는 수많은 디자인을 소비하는 입장이 아닌 창작자의 입장이 되니, 나는 정말- 말 그대로- 벽에 부딪쳤다.


아주 간단한 카드 뉴스부터 배너 광고, 패키징, 브랜드 로고 디자인까지 모든 디자인은 정말 어렵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다. 남의 디자인을 비슷하게 따라 하기는 오히려 너무 쉽다. 이 작업이 어려운 점은 '창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0에서 무언가를 창작해내고 심지어 그 디자인이 이 디자인을 소비할 사람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꽤 이뻐야 하며, 디자인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과 의미의 연결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다. 그리고 딱 그 부분에서 디자인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경험이다. 나의 경험이 아니어도 같은 과정을 해낸 나보다 더 앞선 자의 경험들과, 그리고 영감과 아이디어. 그래서 이 잡지를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반가웠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부분의 정보를 충족시켜주는 잡지 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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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인터뷰를 볼 수 있다



이번 잡지도 내가 잡지에게 원하는 모든 것들을 충족시켜주었다. 다양한 디자인 예시와 과정과 생각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한 가지 꼽으라면 바로 지금 이 시대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담긴 "로고가 막 움직이는데" 챕터이다. 이 부분에서는 디자인 중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의미 있어야 하는 로고가 지금 시대의 기술과 만나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전문가들에 대한 평을 읽을 수 있다.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실제 디자인 예시는 당연할뿐더러, 디자인의 트렌드에 대한 날카로운 생각들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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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은 이 챕터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사실은 바로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인 '심플함'에 대한 의견이었다. 확실히 우리가 느끼기에도 요새 디자인 트렌드가 심플&모던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주위의 수많은 브랜드 로고도 가장 간단한 도형 혹은 글자들로 브랜드를 표현한다. 하지만 이 심플함이 오히려 많은 디자인을 '흔한 기성품'처럼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전 코카콜라 부사장 서머빌은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 실력이 많이 줄었어요. 이젠 모든 게 너무 빠르고 반복하는 것도 쉬워져서 로고의 수명도 많이 준 것 같아요. 아이덴티티의 수명이 짧아져서 모든 게 일회용처럼 돼 버렸어요. 살아남는 디자인이 훌륭한 디자인이죠."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물건을 사려 쇼핑몰 상세정보 페이지 속의 픽토그램-아이콘만 봐도 다 거기서 거기니깐! 하지만 더 인상 깊은 점은 바로 그 심플함이 디자인의 획일성에 가속도를 붙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 중 살아남는 디자인은 의미와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이었다.


섬세하고 깊은 고민과 넓은 시야와 긴 노력의 결실로 태어난 로고들은 같은 심플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심지어 대부분의 우리는 그 로고 디자인을 보며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지도 모르면서도, 그런 로고는 살아남는다. 신기하면서도 당연하다. 같은 맥락으로 이 챕터에 철학 전공의 디자이너, 이안 앤더슨도 언급되는데, 그가 성공한 디자이너가 된 이유가 바로 그의 생각하는 힘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같은 철학 전공자로 참 뿌듯하다는 사족)


결국 디자인에서도 모든 과정은 다 중요하다. 디자인의 의미와 콘셉트 설정은 바로 그 과정의 시작 부분이다. 실제로 지금 디자인에선 많은 이들에게 쉽게 잊혀지는 단계가 되고 있고, 이것'만'으론 훌륭한 디자인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훌륭한 디자인에는 이 탄탄한 시작이 필요하다. 

 





이 잡지에는 이것 말고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디자인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다. 디자인학과 '샛별'들의 졸업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가장 우리와 가까이 있지만 쉽게 잊어버리는 우리의 정신건강에 대한 챕터도 있다. 디자이너들의 인터뷰와 디자인 예시들은 위에서도 수없이 말했지만 당연히 (심지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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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아주 작은 관심이라도 있다면 분명히 이 잡지가 반가울 것이다. 심지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재밌을 것이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어디 먼 미술관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바로 옆에도 있을 것이고, 이 잡지에는 바로 그 디자인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현실적으로'


마지막으로 CA 디자인 매거진의 소개글을 가져오는 걸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CA BOOKS


Since 1998. 우리의 관심은 딱 한 가지. 한 사람의 좋은 디자이너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것을 돕고, 지켜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잡지와 단행본과 컨퍼런스를 퍼블리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 모든 일이 창조적인 작업(Creative Artworks)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삶의 외연을 넓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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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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