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속에 가득한 '디자인'에 대하여 : 디자인 매거진 CA #242 : NEW YEAR, NEW STAR

글 입력 2019.02.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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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매거진 CA #242

NEW YEAR, NEW STAR



문화초대로 디자인 매거진 CA를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금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지 않지만, 전공 지식과 관련 없이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CA늘 기다려지는 잡지라고 할 수 있다. 일상 속에 스며든 다채로운 디자인과 그 트렌드, 잘 알지 못했던 디자인의 발자취, 디자인과 관련한 따끈따끈한 소식까지 매달 CA에 한데 모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황금돼지의 해인 2019년, 겉표지의 귀여운 황금돼지가 눈길을 끄는 올해 첫 CA의 메인 테마는 디자인계의 샛별을 소개하는 ‘NEW YEAR, NEW STAR’이다. 물론 메인 테마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일상 속에 가득 들어 찬 '디자인'을 느끼고 싶다면 디자인 매거진 CA의 시선을 따라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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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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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대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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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디자이너 이진우의 작업 공간,
라운지에 대한 소개


지금은 트렌드에 민감한 시대다. 빠르게 변해가는 유행과 동향을 파악함과 동시에 심미적인 요소를 가득 담아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유행에 대한 통찰력은 미덕으로 여겨지곤 한다. CA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디자이너의 이야기와 다채로운 소식을 통해 디자인의 현재를 보여주며 트렌드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알찬 이야기들에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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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 브랜딩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오베’의 브랜딩과 관련한 내용이다. 요즘 유행하는 홀로그램 감성을 통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굿즈들은 맞춤형 온라인 운동 수업을 제공하는 앱 ‘오베’에서 출시한 것들이다.

오베는 브랜딩을 통해 그다지 친숙한 분야가 아닌 ‘운동’에 관한 앱에 트렌디한 감성을 접목시켜 시선을 끌어냈다. 생기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무지갯빛 질감의 그레이디언트를 통해 로고에 숨을 불어넣었지만, 이러한 효과는 그동안 많은 이들이 시도해온 것이었다. 오베는 브랜딩의 과정에서 새로우면서도 활발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조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운동 수업’이라는 물리적인 분야에서 감성을 찾아내기란 쉽지가 않다. 오베는 브랜딩의 과정에서 물리적인 분야에 감성적인 접근을 함과 동시에 브랜드의 이미지를 명확히 담아내며 시각적으로도, 스토리텔링 면에 있어서도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내게도 굿즈 소장 욕구가 생기는 것을 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브랜딩이었다고 생각된다.



NEW YEAR, NEW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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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중반부에 규격이 다른 내지로 이루어진 섹션은 이번 호의 메인 주제인 ‘NEW YEAR, NEW STAR’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샛별’이라 표현되고 있는 디자인과 학생들의 졸업 작품에 대해 소개하며 어쩌면 디자인계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이들의 발자취를 기록해내고 있다. 어쩐지 눈이 아파 오는 것 같지만, 메인 테마인 만큼 가장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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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fault Human Pictogram


디자인계의 ‘샛별’들은 역시나 전공자들답게 다양한 주제를 통해 신선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려동물, 소금, 아르바이트, 고양이 등의 소재를 통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을 펼쳐 보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픽토그램과 관련한 작업이 가장 인상 깊었다. 사람을 픽토그램화할 때 사람의 형태를 단순화시키는 과정에서 남성성이 극대화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몸의 비율, 팔다리의 굵기 등 여러 측면에서 수정을 해나가는 작업이었다. 중요한 점은 픽토그램에 여성성을 섞는 것이 아니라 남성성을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사람’ 자체를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의 작업물을 보면 단순화된 사람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채 ‘LOVE’, ‘SILENT DOESN’T MEAN YES’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픽토그램을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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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인 섹션의 아쉬운 점은 가독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밝게 빛나는 샛별을 나타내기 위해 화려한 원색들을 사용한 듯 보이지만, 글자의 배경 색과 명확한 대비가 느껴지지 않는데다 글씨 자체의 크기도 작아서 읽기가 힘든 지경이었다. 매 페이지마다 색을 다르게 배색한 것도 각자의 색다른 개성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던 듯 보이지만 다소 난잡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명확하게 다가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디자이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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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도 역시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11년간 기업 홍보 일을 하다 30대 중반에 예술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유코 시미즈’의 인터뷰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삶 속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을 보고 있자면 멋지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Q. 상업 아티스트가 되려면 자신의 작품에 너무 애착을 갖지 말라고 했지요?

네, 맞아요. 광고나 잡지 일러스트레이션, 책 표지 같은 상업적인 일은 비교적 수명이 짧은 편이죠. 신문의 경우엔 겨우 하루 정도이거나 독자가 기사를 다 읽을 때까지 뿐이에요. 사실 전 이렇게 짧은 게 좋아요. 너무 애착을 갖게 되거나 쓸데없는 자부심 같은 게 안 생기니까요. 하지만, 애착 없음과 관심 없음은 전혀 다른 것이죠. 전 여전히 관심은 가져요.


미술에 대해 요상하게 고지식한 태도를 갖고 있던 나는 상업과 예술이 결합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물론 지금이야 ‘터무니 없이 의도나 의미가 없는 상업적인 예술’에 대해서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던 중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작품에 대해 ‘관심은 있으나 애착은 없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예술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인 생각을 고쳐먹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름다운, 실용적인, 편리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들도 모두 디자인이고, 예술이지 않은가. 물론 이러한 철학적인 기준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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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CA #242에는 로고 디자인의 트렌드와 디자이너들의 정신건강,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과 다양한 프로젝트, 여러 예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매달 CA를 읽어오니 디자인이란 일상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적인 가치든 실용성이든 어떤 목적을 갖고 의도되어 만들어지는 것들은 모두 ‘디자인’이 아닌가. 이러한 분야에 대한 개념을 계속해서 재정립해나가고 그 트렌드를 읽어나가는 것은 풍족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부족한 전공지식 덕에 가끔은 책 속의 내용들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러한 이야기들은 ‘영감’이 되곤 한다. 우리의 삶을 둘러싼 채 살아 숨 쉬는 ‘디자인’에 대한 의미와 형태를 다시금 곱씹어보며 이번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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