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직장인들의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 뮤지컬 <6시 퇴근>

글 입력 2019.01.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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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애환과 꿈을 담은 뮤지컬 <6시 퇴근>



뮤지컬 <6시 퇴근>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던 소심남, 비정규직 사원인 장보고. 여행 작가를 꿈꾸며 일도 사랑도 똑부러지게 하는 사원 최다연. 냉소적인 성격, 이성적인 완벽주의자 윤지석 대리.


밝고 사랑스러운 막내, 인턴 고은호. 락밴드의 꿈을 마음속에 간직한 딸 쌍둥이 아빠 안성준 대리. 중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 워킹맘 서영미 주임. 회사생활20년차 외로운 기러기아빠 과장 노주연.



우리 주변에서 언젠가 본 듯한 이들은 모두 홍보 2팀의 사원들로서, 회사의 잊혀진 브랜드 '가을달빵'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회사는 그들의 전쟁터이다. 직장 생활 속에서 각자의 잃고 싶지 않은 사랑과 꿈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나'를 점점 포기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나는 <6시 퇴근>이 '직장인'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란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하나 둘 포기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 중에서 '나'를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 만큼 슬프고 안타까운 것이 있을까? 현실에, 그리고 그를 이룬 수많은 타인에게 '나'를 맞추느라 잊고 살았던 진짜 '나'. 홍보 2팀 사원들의 모습을 보니, 어딘지 낯설지 않은 애환이 느껴졌다. 다른 갈등구조보다 드라마틱하진 않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진솔한 애환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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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꿈



홍보 2팀은 '가을달빵' 프로모션 전략의 일환으로 '6시퇴근'이라는 직장인 밴드를 결성해 조금씩 잊고 살던 '꿈'과 '나'에 대해 꺼내보게 된다. 회사의 업무로 시작되었던 밴드 활동이 어느새 작은 일탈처럼 느껴지고, '나'를 찾는 여행이 되었다. 이런 과정은 왠지 모르게 그 어떤 판타지 소설보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뱀파이어가 나오고, 마법사가 나오는 그 어떤 영화보다 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내 이 또한 '현실'에 맞추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밴드 활동을 통해 그들이 보여준 얼핏 보면 평범하지만 소중한 꿈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그 무엇보다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를 깨닫고는 이 공연에서만큼은 이러한 '현실'을 잊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각자의 '나'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밴드 '6시 퇴근'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 되어 있었다.


'6시 퇴근'이라는 모든 직장인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꿈처럼, 우리 모두 이러한 꿈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대단한 꿈이 아니어도 내가 진정으로 바라고 꿈꾼다면 그것은 그 무엇보다도 빛나고 소중한 꿈이다. 현실을 살아가며 이를 모두 이룰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를 잊지 않고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빛날 날이 올것이라 믿는다.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말이다. 뮤지컬 <6시 퇴근>과 함께 이렇게 평범하지만 특별한 우리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꿈에 대해 다시 느끼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P.S. 나의 꿈 또한 언젠간 빛날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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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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