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열정을 확인하는 시간. 뮤지컬 '6시 퇴근'

열정을 확인하는 시간.
글 입력 2019.01.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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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내 안의 열정을 확인하는 시간

뮤지컬 <6시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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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



사실 나는 공연을 보기 전에 사전에 정보를 많이 알아본 편이 아니다. 그저 제목, 출연진,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다시 말하자면, Just a Feeling! 처음 봤을 때 끌림이 느껴진다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후로는 사람들의 후기, 반응들을 대략적으로만 체크하고 보러 간다. 그래서 줄거리로 정확히 인지하지 않은 채로 보는 경우가 많다.


앞을 장황하게 얘기했지만,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거였다. 이 뮤지컬은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우선 흥미를 끌었던 공연이라는 것. 네온 느낌이 나는 포스터와 ‘숨겨둔 내 안의 열정을 확인하는 시간’이라는 문구에서 풍겨지는 왠지 모를 강렬함은 나를 이끌기 충분했다. 그 강렬한 느낌을 계속 간직한 채로 나는 공연을 보러 갔다. (물론, 공연 보기 전 프리뷰를 쓰면서 시놉시스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 외의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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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스토리



공연은 기대했던 것을 충족시켜줄 만큼 만족스러웠다. 거기에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스토리가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봤던 연극, 뮤지컬 중에서 간혹 극적 효과를 위해서 갑작스러운 죽음, 불필요한 러브 스토리 등 억지스러운 설정을 집어넣는 경우가 있었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못해 극의 흐름을 방해하여 집중을 떨어뜨리고 당혹감을 준 적이 종종 있어 그런 부분을 경계하는 편인데, 다행히도 이 공연에서는 느껴지지 않아 기분 좋게 볼 수 있었다.


때문에 이 <6시 퇴근>은 적재적소에 적당한 이야기로 각자의 사정을 드러냈다는 점이 나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이야기는 흘러가는 스토리 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사정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가 있었다. 가장의 무게를 견뎌내는 기러기 아빠, 홀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엄마, 미래가 불안정한 비정규직, 사회 초년생 인턴 등. 일을 하고 있는 부모님 세대부터 이제 사회로 나가야 하는 내 또래의 사람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풀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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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독성 강한 음악



뮤지컬이라는 특성에 맞게 역시 공연 중간에는 여러 노래들이 등장했다. CM송 ‘가을달 빵’부터 ‘6시 퇴근’, ‘나의 이름’, ‘신데렐라 맨’등 다양한 넘버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넘버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노래는 ‘신데렐라 맨’이었다. 다른 어떤 노래들보다 귀에 맴돌았다. 조금 듣다 보면 “오오오~ 나는 신데렐라 맨. 12시가 넘어도 집에 가지 않아~”를 나도 모르게 같이 흥얼거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넘버를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니었는지, 커튼콜 때 ‘신데렐라 맨’을 앵콜 요청하는 관객이 있어서 (즉석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즉석에서 공연했다.


‘신데렐라 맨’ 외에도 ‘6시 퇴근’도 꽤 기억에 남았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포인트 안무 덕분에 임팩트가 컸다. “6시 퇴근!”하는 부분에서 양쪽 검지만 세우고 6시를 표현하는 안무가 있었는데, 간단하면서 따라 하고 싶어지게 만들어 친구와 공연 중 그리고 커튼콜 때도 슬쩍 포인트 안무를 따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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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 있는 캐릭터와 배우

내가 봤던 날은 비정규직 사원 장보고 역엔 ‘주종혁’, 여행작가를 꿈꾸던 사원 최다연 역엔 ‘랑연’, 완벽주의자 대리 윤지석 역엔 ‘박웅’, 인턴 고은호 역엔 ‘이민재’, 쌍둥이 아빠 대리 안성준 역엔 ‘최호승’, 싱글 워킹맘 주임 서영미 역엔 ‘안지현’, 기러기 아빠 과장 노주연 역엔 ‘이민재’ 배우님이 캐스팅되어 공연을 꾸몄었다.

다른 연기자분들이 하는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봤던 날 공연의 캐스팅만큼은 정말 찰떡처럼 어울렸다고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가 가지는 특성을 배우님 개개인마다 잘 살려서 표현했다고 느껴졌다. 덕분에 캐릭터가 더 생동감 있게 그려졌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했던 것 같다. 특히, 싱글 워킹만 주임 역에 ‘안지현’배우님은 밴드에서 탬버린을 담당하여 흥을 돋우는 역할을 맡았는데 망가지지 않고 열연을 아끼지 않으며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흥이 나서 더욱 즐겁게 공연을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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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가 가미된 공연


스토리가 결합되어 있는 공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넘버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극을 전개하는 동안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되고 있다 생각될 만큼 소통이 좋았으며, 관객의 참여가 극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 더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공연 특성상 그날의 관객 분위기에 따라 공연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봤던 날은 전체적으로 호응이 좋아 더욱 즐겁고 편한 분위기에서 볼 수 있었다. (공연 초반 완벽주의자 대리 역의 '박웅' 배우님이 진지하게 답해야 하는 부분에서 웃음이 터지는 소소한 실수가 있어서 더욱 분위기가 풀어졌던 것 같기도 하다. - 웃음을 참는 모습에 관객이 웃고 또 배우님은 웃음이 터지는 반복이 있었다.)

이 공연에서 절대 빼먹을 수 없는 매력은 역시 커튼콜이라고 생각한다. 커튼콜 때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즐기고 하는 주변 관객들의 모습과 그 분위기에 어울려 함께 놀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 단순히 뮤지컬을 보러 온 것이 아닌 공연장에 놀러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즐거웠었다. 잠시 동안이지만 열심히 즐기고 나온 덕분에 공연에 대한 생각이 더욱 기분 좋게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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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


공연을 보는 동안 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던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대학교를 다닐 당시 학술제에 제출했던 ‘시간을 달리는 회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그것이었다. (우리 과는 학술제가 '영상제'였기 때문에 영상을 제출했어야 했다.) 당시 제출했던 영상 스토리는 <6시 퇴근>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6시 퇴근>은 과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기억 속에 사라져 가는 ‘가을달 빵’을 성공적으로 홍보해야만 하는 홍보 2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당시 우리 영상의 스토리는 추억의 물건인 ‘다마고치와 원기소’를 성공적으로 광고해야 하는 광고대행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물건을 성공적으로 홍보해내야 하는 그 점이 그 영상을 계속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던 영상이라 어떤 부분을 보완했으면 더욱 괜찮은 결과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공연을 보면서도, 공연 후에도 계속 생각났었다.

그리고 이 공연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던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익숙한 출연진 덕분이었다. 주인공 ‘장보고’역으로 출연하신 ‘주종혁’ 배우님은 그룹 ‘파란’ 라이언으로 활동하셨던 분으로 내 나이 또래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인기 있던 분이었다. 예전에 유명 프로그램을 통해 봤던 분이 눈앞에서 공연하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신기하고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쌍둥이 아빠 역에 ‘최호승’배우님과 인턴 고은호 역에 ‘이민재’ 배우님은 예전 ‘오디션’이라는 뮤지컬 공연에서 본 적이 있어 괜히 반가운 느낌까지 들었었다.

깔끔한 스토리, 매력적인 배우들과 캐릭터, 중독성 있는 노래까지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공연을 보고 나서 또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안 하는 편인데, 이 공연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었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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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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