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피카소와 큐비즘 展> : 큐비즘이 궁금하다면

글 입력 2019.02.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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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5.jpg
 


피카소와 브라크를 시작으로 20세기 초에 시작된 예술운동인 큐비즘은 세계 1차 대전을 기점으로 사그라들었다. 혁신적인 사조였지만, 비교적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전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재능 있는 화가들은 큐비즘의 여러 갈래를 만들어나가면서 큐비즘을 발전시켰고, 큐비즘은 이후에 표현주의, 미래주의 등 20세기 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보이는 것을 그리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큐비즘.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작가들이 사물과 풍경들을 바라보는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감하게 그려진 듯하면서도 철저히 계산되어 그려진 작품들이었다.


이 전시를 통해 정말 많은 큐비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사조를 만들어낸 피카소가 대표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피카소와 브라크가 제시한 정통 큐비즘을 따르지 않았던 '섹시옹 도르' 화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었다. 어쨌든 그들도 큐비즘의 한 분파였기 때문에 부적합한 것은 아니었지만, 피카소를 기대하고 갔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는 전시였다.


그렇지만 피카소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큐비즘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해주기 위한 노력이 보이는 전시였다. 아프리카 원시미술에서 볼 수 있는 큐비즘의 기원으로 시작해서 큐비즘의 발전 과정, 그리고 큐비즘의 완성과 종말로 이어지는 전시 구성은 큐비즘을 이해하는 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06_로베르 들로네_에펠탑.jpg

로베르 들로네, 에펠탑, 1926

170 x 104cm, 캔버스에 유화

© Musé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작가들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큐비즘에 대한 생각이 상이했기 때문에 비슷한 듯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의 그림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수채화를 사용한 밝고 투명한 색감을 가진 로베르 들로네의 작품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일단 수채화로 그려진 큐비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 접했기 때문에 가장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알던 큐비즘 작품들은 선과 단순한 명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색감도 그만큼 단순하고 선명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었는데 들로네의 작품은 부드럽고 맑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화가가 한 명 늘어났다.

이 외외에도 원통, 원뿔 등의 도형들을 활용해서 그림을 그린 페르낭 레제의 작품도, 후안 그리스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작품도 피카소와 브라크 정도밖에 몰랐던 나에게는 모두 흥미로웠다. 평소에 입체파 작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피카소와 큐비즘 展>에 전시된 90점의 작품들은 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피카소의 작품이 적어서 실망했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좋은 작가들을 이제라도 발견하게 되어 기쁜 전시였다. 발견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껏 알지 못했던 큐비즘의 새로운 방향성을 알게 해준 전시였다.


피카소와큐비즘_포스터.jpg
 

전시의 제목에 있는 피카소라는 이름, 포스터에 있는 피카소의 작품─이 작품이 진품으로 걸려있지 않았던 것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때문에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들이 걸려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전시이긴 했다. 물론 큐비즘의 시초인 피카소를 빼놓고 큐비즘 전시를 올리는 것은 핵심을 지우는 일과 같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인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카소를 제하더라도 이번 전시는 큐비즘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큐비즘의 세세한 역사들부터 다양한 작품들까지 관람할 수 있는 알찬 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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