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을 좇는다는 것, <6시 퇴근> [공연]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철없는 삶을 살자.
글 입력 2019.02.03 13:4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81030_2018_6clock_poster_526x736mm.jpg


제과회사 애프터눈 홍보 2팀은 팀 해체 한 달을 앞두고 주어진 마지막 미션, 가을달빵의 마케팅으로 직장인 밴드를 시작한다.


홍보 2팀의 팀원은 아재 개그를 달고 사는 기러기 아빠 과장 노주연, 당찬 워킹맘 주임 서영미, 싱어송라이터를 꿈꿨던 비정규직 사원 장보고, 여행작가를 꿈꾸는 사원 최다연,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대리 윤지석, 딸바보 분위기메이커 대리 안성준,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운 인턴 고은호로 이루어져 있다.


멤버들은 직접 보컬, 베이스, 기타, 드럼, 키보드, 탬버린에 안무까지 도맡고, 퇴근 후에도 남아 합을 맞추고 직접 SNS에 홍보를 하며 밴드 ‘6시 퇴근’을 성공시킨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직장 생활에 찌들어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한다.


모든 캐릭터가 짠하고 공감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갔던 캐릭터는 사원 장보고였다. 그는 과장님이 이름을 가지고 재미없는 아재개그를 해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도 겉으로 내색 못 한 채 그저 속만 애태우는 소심남이다.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꿨지만, 현실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 제과회사의 비정규직 사원이다. 그런 그가, 6시 퇴근의 보컬을 맡으면서 저 멀리 묻어두었던 자기 꿈을 다시 좇기 시작한다.



6시퇴근.jpg
 


익숙한 스토리, 예상했던 결말이다. 현실 벽에 부딪혀 꿈을 내려놓았던 주인공이 결국 마음이 시키는 대로 다시 꿈을 좇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부른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아닌 우리에겐 아직 엔딩이 없지만, 누구나 해피엔딩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꿈과 현실, 그 둘 사이에서 꿈을 선택하는 게 해피엔딩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보고처럼 하던 일을 내려놓고 꿈을 선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공연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그저 내 꿈만 따라가기에는 가족이라는 무게, 높고 가파른 성공의 문턱 등이 우리 앞을 현실의 벽이라는 이름으로 자꾸만 가로막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혹은 최소 서른이 되기 전에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우리를 불안감 속에 내몰고, 당장 먹고 살 능력이 없는데 꿈을 좇는 건 그저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철없는 것이라고 치부하게 만든다. 일단 돈을 벌어야 하니까 회사에 들어가고,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포기할 수 없어 예전에 꾸었던 꿈은 묻어둔 채 나이를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나는 누구보다 명확하게 꿈을 좇는 사람이었는데,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엔 나도 모르게 현실 앞에서 일반적인 행태를 따라가고 있었다. 일단 불안하니까 아무 곳에나 이력서를 내고, 편치 않은 마음에 우울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내 갈 길을 가기로 확연히 마음먹은 지금, 물론 여전히 그런 불안감은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지만, 나는 계속 마음을 다잡고 꿈을 따라갈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해피엔딩을 만들 것이다. 한번 사는 인생, 무엇을 선택하는 게 해피엔딩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 멀리 돌아가지 말자.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철없는 삶을 살자. 그게 내가 꿈꾸는 삶이라면.






6시 퇴근
-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뮤지컬 -


일자 : 2018.11.06 ~ 2019.03.03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2월 4일(월) 2시, 6시
2월 5일(화) 공연 없음
2월 6일(수) 3시

장소 : 드림아트센터 2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제작
고스트컴퍼니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10분





김지은.jpg
 

[김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