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매거진에 디자인의 신선함을 담아 : 디자인 매거진 CA #242

글 입력 2019.02.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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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동경심을 갖는 일은 나에게 빈번하다. 여러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대부분 동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은 내가 재능 없는 분야에서 뛰어남을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욕심이 많았던 나였지만 재능 없음에 몇 번이나 좌절해야 했었기에 그런 것일까. 특히 미술, 디자인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반짝여 보인다. 전시회를 자주 다니면서 감탄사를 내뱉는 일을 즐기는 이유도 이런 심정에서 피어난 것이겠다.


2년이라는 기간동안 광고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디자인부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가 잦았다. 그 중 한 친구가 브랜딩에 대해 일하고 싶은 의지와 로고 디자인에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었던 것을 떠올렸다. 디자인 매거진 CA를 접하게 된 계기도 그 때 친구의 열정이 느껴져 흥미로웠던 로고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함에서 출발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결과물들에 감탄하고 있을 나 자신의 모습 또한 물론 그 계기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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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님들 덕분에 디자인, 영상 등 제작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왔다.


기획과 제작 파트의 순환 구조와 야간 업무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해 듣다 보면 일의 강도나 압박감이 고스란이 느껴지는 듯 했다. 특히 광고 업계의 경우에는 광고주의 입김이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기에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어려워 그것 또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한다. 프리랜서의 워라밸 붕괴 현상은 이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당연한 현상이 되어 버렸다.


사회는 점차 정신질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신 질환에 대해 다룬 부분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사람마다 겪는 상황과 환경은 다르기에 정신 질환에 대해 획일화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숨기지 않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아도 된다는 조언 정도는 충분히 업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울함에 괴로움을 느끼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는 동질감과 위로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충분했다. 자신만의 세계와 작업 스타일이 뚜렷한 디자이너들이기에 더욱 필요한 컨텐츠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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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쉬이 탄생하지 않는다. 모바일 기기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로 가득한 현대에는 더욱이나 말이다. 이제 단순히 지면, 제품 패키지에만 포함되는 것이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로고를 탄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고의 모든 부분들은 세심히 브랜드를 표현하는 데 쓰이기 때문에 복잡함이 아마 배로 느껴질 것이라는 예상은 들어 맞았다.


참 모순스럽게도 최근 디자인 계에서는 심플함이 유행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은 때라 그런 건가. 심플함을 경계하면서도 추구해야 한다는 섹션은 나에게 꽤나 인상적이었다. 심플함이 유행하는 것은 알았으나 로고까지 영향을 주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심플함’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제한된 것이 꽤 많다. 선이나 색상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통해 다채로운 로고들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브랜드에게 소중한 보물과도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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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의 인터뷰가 곳곳에 들어가 있는데, 내용은 다소 파격적이다. 보통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희망을 심어주는 말을 하는데 역시 보통 잡지가 아니었다.



"그의 여정을 들어보자.

단, 격려가 될 만한 얘기는 기대하지 말고"


- 유고 시미즈 인터뷰 中



요즘 말로 이것을 힙하다고 하던가. 이런 멘트들은 꽤나 당돌하게 느껴져 재미를 심어줬다. 누군가의 일생으로부터 위로를 얻는 것이 아닌, 그저 그들의 생각과 경험들을 따라가보는 것이 더욱 흥미로웠다. 누구나 주어지는 기회는 다르고 걸어가는 방향이 다를 텐데, 오히려 위로 받는 것이 나 자신을 발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위로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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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디자인 매거진은 처음이었기에 첫 만남은 다소 어색했다. 글자 크기, 두께, 페이지를 구성한 방식 등이 내가 평소 접했던 매거진과는 조금 차이를 보였기에 신기함이 앞섰다. 게다가 글씨 색이 빨간 색인 섹션 등 가독성에 의문을 던질 만한 부분들이 꽤나 많아 당혹스러움을 느꼈지만, 책장을 넘기며 흥미롭게 읽던 도중 이렇게 매거진을 구성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상식을 깨부수는 책이었다. 편견, 일반적이고 평범한 생각에 갇혀있어서는 안 되는 디자인 업계처럼 말이다. 디자인에 획일화된 것은 없다는 것을 잡지 자체에서 깨닫게 해주는 듯 했다. 일반 매거진과 차이점은 느껴져도 읽는 데 어려움은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매거진 디자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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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도 우리와 함께 새해를 맞았다. 표지에 그려진 황금색의 돼지가 황금돼지해의 시작을 알렸다. 처음 맞이한 디자인 매거진이었지만, 우리가 평소 접하는 브랜드들과 브랜드 제품들에 대해 소개하고 신인 작가들까지 소개해주는 글 등 풍부한 읽을 거리로 식견이 넓어짐을 자연스레 느꼈다. 이번 만남을 통해 2019년도의 CA를 기대해보고자 한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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