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피카소는 왜 피카소일까, 피카소와 큐비즘

글 입력 2019.02.09 13:1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피카소와큐비즘_포스터.jpg





피카소와 큐비즘
-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


일자 : 2018.12.28 ~ 2019.03.31

시간
11:00~19:00 (18:20 입장마감)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12월 31일, 1월 28일
2월 25일, 3월 25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

주최
서울센터뮤지엄, 뉴스웍스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캡처1.JPG

캡처4.JPG
한가람미술관 가는 길



Picasso & Cubism

매번 유익한 전시회가 즐거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회를 찾아갔다. 파리시립미술관에서 대여해 온 작품들에는 당대를 대표하던 다양한 작가들의 정신이 함께하고 있었다. 다만 대형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 5관을 제외하고는 사진촬영은 금지라 그림 하나하나를 마음 속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일요일 낮에 찾아가서인지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고 여기저기 도슨트를 따라다니고 있는 초등학생 친구들도 보였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평일에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매표소 옆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빌릴 수 있다.

​처음 들어서자 나타나는 그림들은 큐비즘이 본격적으로 유행이 되기 이전에 유행하던 화풍을 보여준다. 기존에 사물을 그대로 그려내는 전통적인 화법에서 어떤 식으로 '큐비즘'의 세계로 들어서는지 자연스러운 이해가 가능하도록 말이다. 점묘화로 유명한 세잔이 원래는 큐비즘을 이끌어내던 화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많지 않은 사람 중 한명이 될 수 있는 기회다. 한 시대를 이끄는 화풍이 달라진다고 해서 헤겔의 변증법을 뛰어넘는, 무에서 유가 나오는 창조가 아니다. 그 이전에 존재하던 시대의 유산들을 어떻게 흡수하고 재적용할 것인가에 따라 트렌드는 돌고 도는 것이다.

큐비즘 또한 그 이전에 야수파와 인상파가 있었다. 인상주의자들이 처음 정물화의 색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면, 그 위에 야수파들이 자연적 색채를 뛰어넘은 색감의 자유를 보여주며 거친 그림들을 완성해나갔다. 그리고 후기 인상주의자들 중 한명이었던 세잔은 '구, 원추, 원기둥'과 같은 기본적인 조형물들을 통해 입체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시했던 것이다.


캡처3.JPG
5관의 엄청난 대형화들



이전 세대의 영향력

​상기의 이유 때문이라도 이번 전시는 피카소와 큐비즘이 나타나게 된 전반적인 배경을 설명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 대상을 자세히 그리기 위해서 그 대상 자체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등장하게 된 배경 즉 기초를 탄탄이 할때 더욱 파고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관에서는 피카소에게 영향을 미쳤던 세잔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의 그림들은 서서히 물체 간의 윤곽을 흐릿하게 하며 경계선을 지우고 있다. 흡사 <업사이드 다운>이라는 영화를 보았다면 더욱 이해가 간편하다. 꿈의 세계에 들어갔던 조이와 친구들이 처음에는 윤곽선이 흐려지다가 점점 도형화되는 그 과정이 잠시 스쳐지나간다. 단순화되고 있는 과정의 초입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듯하다.

그리고 서서히 발걸음을 옴기다 보면, 앙드레 드랭과 같은 화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정말 도형화 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림 속 여인들은 목각인형이라고 보일 정도로 단순화되어있으며 색감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꼭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만한 형체이다. 점점 미니멀해지고 있는 과정에서 어떻게 피카소가 나타나게 되었는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캡캡.JPG
상세한 설명



순수추상 그리고 비구성회화

세잔 이외에도 브라크나 레제 그리고 들로네를 이어가면서 점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회화는 도형과 색감으로 이루어진 순수추상의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 드디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5관에 들어서자 이전에 보던 그림들과는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된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화가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그 그림 또한 이제는 관람자가 더이상 추측할 수 없으며 작가가 이름붙이기에 따라 '그것이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이래서 예술이 어렵다고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이래서 앞에서 그렇게 많은 설명을 해왔던 것이구나 하고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이 큰 작품들을 보면서 어떠한 배경에서 작가들이 이런 그림을 추구하게 되었는지, 문화와 사회 그리고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큐비즘은 1차 세계대전이 종결될 때까지 유행했던 화풍이며 모더니즘 속에서 인간이 갈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어떤 색감을 썼느냐에 따라서 그림의 분위기가 좌우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작가의 정신세계가 어떠한 분위기로 가득차있었는지 그 분위기는 어떠한 연유로 형성되었는지 개개인에 대해서 더욱 궁금해지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래서 미술심리치료가 존재하나 라는 생각할 정도로. 이 전시를 기획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 피카소와 큐비즘을 대중에게 선물하고 설명하고 싶었는지 흐름을 알 수 있는 마지막 관이라고 할 수 있다. 상세한 설명이 함께하는 이 전시를 통해 단순히 '이 그림이 어떻게 해서 이 제목이지?' 라는 물음에서 빠져나와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와 작가가 의도한 메세지를 파악하는 눈을 키우게 되기를 바란다.
 

[고다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