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읽기와 쓰기 그리고 인생을 위한 에세이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도서]

글 입력 2019.02.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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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은 세계적인 중국작가 ‘위화’가 세계를 돌며 강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다양한 주제 아래에서 위화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그가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성장을 담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형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통찰을 담고 있어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전달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매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부분들을 말하고자 한다.




쓰기는 항상 읽기와 소통해야 한다




저는 줄곧 훌륭한 작가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독자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읽으면 훌륭한 문학적 취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지요. (27p)



글쓰기에 있어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 바로 독서다. 독서와 글쓰기를 별개의 영역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와 글쓰기는 상호작용하며 한사람의 글은 그 사람이 읽어 온 작품을 토대로 탄생된다. 위화는 이를 다름 아닌 자신의 글쓰기 경험과 성장을 토대로 전해준다.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루쉰 <광인일기>, 헤밍웨이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즈의 무희>, 카프카 <시골의사>라고 한다. 루쉰과 헤밍웨이는 작가의 정신을 고무시켰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카프카는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디테일한 묘사를 모방하는 데에서 글쓰기가 시작되었고, 카프카로 하여금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뿐만 인가? 독서는 장애물이 글쓰기를 가로막을 때마다 해결을 제시해줬다고 한다. 위화에게는 대화문과 심리묘사가 장애물이었는데, 대화문은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통해서, 심리묘사는 윌리엄 포크너의 <와시>를 읽고 길을 찾았다고 한다.



가장 훌륭한 독서는 마음을 비운 독서, 꾸밈없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않는 독서입니다. (159p)



마음을 비우는 것은 아무런 선입견도 갖지 않은 채 독서에 임하는 자세이다. 지나치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독서를 하면 작품에 대한 판단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작품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은 마음을 비운 독서 후의 일이다. 이러한 개방적 태도는 스스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문학작품을 대할 때는 1차적으로 모든 윤리적, 정치적 판단을 뒤로 하고 봐야한다.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작품에 개입되는 순간, 그 작품은 멋대로 읽히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작품의 흐름을 놓치거나 편협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위화는 마음을 비운 독서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낯선 책을 만날 때 곤혹감이 아닌 새로움을 가져다주며, 이러한 태도는 독서를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풍부하게 해준다고 한다.


위화와 같은 세계적인 작가가 어떻게 글을 쓰는지 궁금했다.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의 글쓰기와 결부된 모든 경험과 발전의 토대에는 독서가 있었다. 글쓰기를 하다 장애물이 생길 때 독서로 해법을 찾았고, 독서를 통한 깨달음으로 글을 성장시키고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와 같은 대작을 탄생시킨 것이다. 글쓰기에는 독서가 중요하다. 단순하지만 철저하게 간과했던 사실이었다.


최근 들어 글쓰기가 힘겨워지고 특히 습작에 있어서는 더 그랬는데, 그 원인이 독서부족임을 깨달았다. 위화가 그랬듯 독서를 할수록 문학적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는데,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어느새 그를 모방하게 되어 나의 글쓰기 스타일도 좋아하는 작가와 비슷해진다. 나의 경우는 ‘한강’이 그러했다. 한강의 작품이 좋아서 그의 문장을 옮겨적고 그의 문체를 따라했다. 그러나 독서를 멈추고 한 작가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데에서 멈추니 나만의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그저 따라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또한 툭하면 어휘와 묘사에 막혀 글이 정체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도 독서를 멀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읽기와 쓰기’ 이는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예술과 인생을 대하는 자세




삶이란 그토록 강대합니다.
삶은 항상
슬픔 가운데
기쁨을 편집해 넣지요


(272p)



위화는 모든 사람이 현실세계 외에 수많은 감정, 욕망, 상상이 들어있는 허구의 세계를 하나씩 가지고 있고, 무언가가 그것을 불러서 깨워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바로 영화와 문학, 음악, 미술 등 모든 형식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예술을 통해 억압되어있던 감정과 욕망, 상상이 깨어나 세상으로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을 준다.


현실과 허구가 상호작용하면서 인지의 폭을 넓히고 세상을 풍부하게 해준다. 더하여 위화는 예술이 이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무언가 거창하게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다름 아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고 삶의 강대함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고통스럽고 힘겨운 삶 가운데에서도 아름다움을, 기쁨을 넣었기에 삶 그 자체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 안타까운 삶, 가치 없는 삶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생각들은 그가 문화대혁명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그가 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인생을 통해서 작가로서 또 사람으로서 어떤 위치에 서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인생을 배울 수 있었다.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_표1.jpg
 




[김량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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